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동재 May 13. 2023

151. 생각: 관계의 출발은?

seeing is believing

신뢰다.


신뢰가 없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서로의 믿음이 없다면 그냥 스칠 , 결코 관계를 맺지 못한다. 그렇면, 어떻해야 상대에게 신뢰를 안겨   있을까? 백날 말로만 자신을 믿어달라고 해봤자,  부질없는 일이다. 구구절절 설명없이 자신이 실력자이고 적격임을 드러내는 종이  , 증명서(졸업증, 수료증, 합격증, 자격증) 보여주면, 간단히 끝난다. 그렇다 보여줘야 한다. 영어표현에 Seeing is believing(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있다. " 눈으로 봐야 믿는다."라는 뜻이다. 원래 사람은 자기 눈으로 보지 않으면,  믿으려 하지 않고 의심하는 편이다. 무언가를 믿으려면 반드시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증명해 보이기 전에상대방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


가령, 취업하고자 할 때, 대개는 토익성적표, 자격증,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를 제출한다. 이것은 회사의 신뢰를 얻기 위해, 자신을 보여주는 행위이다. 그래야 최소한 면접기회라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여친이나 남친을 소개받는 자리에서도, 미팅 전 사진이라도 봐야, 미팅자리에 갈지 말지 를 결정한다. 상대방에 대해 믿을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함이다. 비즈니스 거래처 미팅에서도 마찬가지다. 깔끔한 용모, 친절한 말투, 명품착용, 고급 외제차로 거래처와의 미팅준비를 마친다.  모두가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고 얻기 위한 행위들이다.  


결론적으로, 시각적으로 보여줘야 상호 믿음이 생긴다. 믿음이 생겨야 비로소 관계가 만들어진다. 연인이나 친구도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친해질 수 있다. 그래서 우정도 만들고 사랑도 키울 수 있다. 장사나 사업도 마찬가지다. 점주와 고객 혹은 회사와 거래처, 모두 관계 속에서 시작되는 비즈니스며, 이로써 경제적 자유를 추구할 수 있다. 출발부터 상대에게 자신을 먼저 보여줘, 신뢰를 구축해야, 비로소 소기의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왜 신뢰가 관계의 출발인지? 아리스토넬레스의 설득의 3대 요소,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를 알아보자.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eles는 인간을 ‘정치적 동물 zoon politikon’이라고 평했다. 인간은 개인으로서 존재하지만, 그 개인이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인간은 사회 속에 존재한다는 얘기다. 그 사회의 구성원이 되려면 타인과 대화를 해야 하고, 대화를 풀어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게 ‘설득’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설득의 중요성을 설파한 것도 그래서다.
그가 《수사학 Ars Rhetorica》에서 강조한 설득의 3대 요소는 에토스 Ethos(인품·인격), 파토스 Pathos(감성), 로고스 Logos(이성)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에토스다. 화자話者가 아무리 말을 잘한 들 화자가 전하는 메시지의 신뢰성이 떨어지면 아무도 믿지 않는다. 오히려 거부감이 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화자의 인격이고 신뢰감이다. 에토스가 ‘윤리학 ethics’의 어원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다음은 파토스다. 청중의 감정이나 욕구에 호소해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 수단이다. 먼저 청중의 심리적 상태나 욕구 등을 고려해 설득해야 한다는 얘기다. 영어로는 ‘페이소 pathos’다. 파토스가 오늘에 와서 일시적인 감정적 흥분 외에 무엇에 대한 지속적인 정열과 정념 등의 뜻도 갖게 됐지만, 문자 자체로는 ‘고통’이라는 의미이며 ‘병病’을 나타내는 ‘패스 path’의 어원이기도 하다.
에토스와 파토스를 잘 이용한 대표적 인물은 아돌프 히틀러 Adolf Hitler다. 그는 나치 정권의 선전 장관이었던 파울 괴벨스 Paul Joseph Goebbels를 등에 업고 독일인의 전폭적인 신뢰를 이끌어냈다. 괴벨스는 예술과 뉴미디어를 통해 독일 대중이 히틀러를 사랑하게 만들었고, 독일 대중이 스스로 나치가 되어 전쟁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들었다. 그는 최후까지 히틀러에게 충성했으며, 히틀러가 자살한 다음 날 총리 관저 대피호에서 부인과 함께 자살했다. 히틀러 스스로도 명연설가였다. 어떤 집회에서나 청중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했다. 본능적으로 이들의 동경과 욕구를 파악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냈다. 그 결과 청중은 광기에 가까운 충성심을 보인다. “지성은 2류, 기질은 1류”라고 평가받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Franklin Roosevelt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유 역시 친근감으로 무장한 그의 감성 능력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토스와 파토스에 이어 필요한 요소가 로고스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설득하는 방법이다. 객관에 바탕을 두고 있어야 한다. 로고스가 ‘논리학 logic’과 학문을 의미하는 ‘로지 logy’의 어원이 된 것도 그래서다. 병을 연구하는 학문인 ‘병리학 pathology’은 병을 의미하는 파토스와 학문을 의미하는 로고스가 합쳐진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로고스가 파토스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입증된 사실보다 믿고 싶어 하는 사실에 더 이끌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을 설득함에 있어 그 중요성을 에토스 60, 파토스 30, 로고스 10의 비중으로 봤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로 대표되는 에이브러햄 링컨 Abraham Lincoln의 게티즈버그 연설이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로 유명한 마틴 루서 킹 Martin Luther King Jr. 목사의 연설이 지금도 회자되는 것은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를 잘 활용해 청중의 감동을 이끌어내고 뇌리에 남게 했기 때문이다.
https://www.hanbit.co.kr/biz/channel/view.html?cms_code=CMS1682259400ㅗㅗㅗㅗ

 

한마디로, 에토스는 친해지기(신뢰), 파토스는 상대기분 살피기 그리고 로고스는 이치에 맞는 논리적 주장하기이다.

작가의 이전글 150. why:우리는 왜 이름을 안 부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