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waste your time and money!
2016년 8월 여름휴가차, 가족과 함께 미국 LA 디즈니랜드를 방문했다. 세계적 관광명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볼거리, 먹거리 그리고 탈거리가 풍성했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가족단위로 즐기려 온 입장객들이 상당히 많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파는 점점 늘어났다. 캘리포니아의 강렬한 태양의 열기와 높은 습도에 불쾌지수가 올라갔지만, 아내와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올라오던 짜증이 이내 가라앉았다. 입장객들이 늘어날수록, 놀이기구를 타는 줄은 점점 길어졌다. 약 2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타고 싶은 걸 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무더운 날씨와 긴 줄에 다시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때, 한참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긴 줄 옆으로 갑자기 서너 명의 무리가 새치기를 하고 있었다. 순간 화가 치밀어 놀이기구 도우미들에게 항의했다. 그랬더니, 그들은 새치기를 한 게 아니라 일반표보다 비싼 패스트패스를 구입했기이 일반줄에 서지 않고 빠른 통과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해주었다.
자본주의 국가, 미국에서 돈은 모든 걸 결정한다는 현장체험을 하고 나니, 새삼 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흔히 돈 있는 사람을 부자라 한다. 부자는 돈보다 시간을 더 중하게 생각한다. 일반표를 사서 장시간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하느니, 차라리 추가돈을 내더라도 시간을 절약하는 걸 원한다.
결론적으로, 부자와 빈자의 패스트패스에 대해 입장 차이가 있다. 부자를 시간허비를 막기 위해서 이를 구매하지만, 빈자는 돈낭비를 막으려 이를 구매하지 않는다. 돈과 시간의 상관관계다. 돈을 택할지 아니면 시간을 택할지 각자의 상황과 선택에 따른다.
여기서 궁금해 낭비와 허비의 차이가 궁금해진다. 낭비는 재물을 헛되이 헤프게 쓰는 것이고, 허비는 시간을 헛되이 쓴 것이다. 재물은 노력에 의해서 얻어지는 것이고 시간은 그냥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돈이나 물건을 헛되이 쓰는 것을 낭비라 하고, 시간을 헛되이 쓰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흘려보내는 것을 허비라 한다. (돈낭비 vs 시간허비)
돈과 시간 그리고 노동과 여가, 하루 24 시간을 어떻게 채울지는 정하는 문제는 우리의 영원한 숙제인 것 같다. 낭비와 허비 둘 다 사람들이 지양해야 할 바이지만, 개인적으로 허비를 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