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생각:인생은 한방일까?

과정없는 결과는 아름답지 않다

by 유동재

아니다. 연속된 과정의 누적일 뿐이다. 과정이 아름다워야 결과가 빛난다. 뭐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식의 한탕주의가 대한민국에 만연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려는 성과제일주의식 경제적 마인드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보다 낫게 만들지 못한다.


학창 시절, 학교 모범생은 성적이 좋은 아이였다. 시험 잘 보니까 모범생이 된 것이었다. 시험을 잘 봐서 일단 모범생이 되면, 만사 오케이였다. 아무리 심한 장난을 쳐도 이들에 대한 처분은 늘 관대했다.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도 마찬가지다. 학교 모범생은 사회 우등생처럼 취급되었다. "시험을 잘 보니까 혹은 성적이 좋으니, 앞으로 의대가서 의사 되고, 법대가서 판검사 돼야지"라는 말을 흔히 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왜 시험을 잘 보면 사람을 고치는 의사가 되어야 하는가? 병자나 환자를 치료해주고 싶은 착한 아이가 의사가 되는 게 맞지 않을까? 또한 왜 시험을 잘 보면 판검사 혹은 변호사가 되어야 하는가? 억울한 사람을 돕고 싶은 아이가 판검사 혹은 변호가 되는 게 더 합당하지 않겠나? 시험을 잘 보면, 그냥 시험보는 기술을 전달하는 학원강사가 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입시위주 교육열풍은 학생을 시험괴물로 만들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시험요령 위주로 가르치도록 떠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무늬만 학생이고 무늬만 지식인으로 전락하고 만다.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자란 학생들이. 사회 엘리트가 되어 권력을 손에 쥐었을 때, 성과를 내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망나니식 업무처리에 익숙해 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사회적 부정부패와 비리를 양산하고 합법을 가장한 실질적 불법 혹은 불법은 아니지만 누가 봐도 공정하지 못한 온갖 부정부패 카르텔을 형성해 냄새나는 구린 놈들끼리 서로 밀어주고 땡겨주고 다 해쳐먹게 되는 것이다.


출생 한방으로 손에 틀어 쮠 금권(재벌 후손)과 시험 한방으로 손에 거머 쮠 권력(판검사), 이들이 주물럭 거리는 대한민국. 개인의 일신영달과 사리사욕으로 공무를 담당하고, 공적 업무을 핑계로 국고를 축내고 개인 사금고를 채우는 탐관오리들은 스스로 제어하거나 정화할 줄 모른다. 마치 중이 제 머리를 깍지 못하는 것과 같다. 스스로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쓸어버릴 수 없기에, 타인의 도움이 반드시 요한다. 지식망나니는 국민에 의해 퇴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주권자는 국민이기 때문이다.


바꾸고 바꿔야만 한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권력은 나뉘고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정해서 사전에 부정부패 카르텔의 전횡을 막아야 한다. 0.7 샤프심 신승을 거둔 윤석열은 "당선 후 선거는 다 잊었다"라는 망발을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 선거 내내 자신의 무식함과 준비 없음을 가감 없이 보여줬음에도, 국민의힘에 의한 비호감 프레임과 검언유착에 따른 정보왜곡과 선동질에 후보는 묻히고, 정당만 부각되었다. 후보의 정책과 능력검증은 철저히 외면되었고, 오로지 날조된 도덕성만 침소봉대시킨 결과, 20대 대통령 선거는 묻지마 투표가 되었다. 맘에 드는 후보에 투표가 아니라, 상대 당선을 막는 역투표가 실시되었고, 그 결과 어부지리로 윤석열이 당선되었다.


윤석열의 벼락출세와 벼락당선은 그의 사법고시 9수와도 맞물린다. 말도 안 되는 부동시 판정을 이유로 군복무가 면제되었고, 10년 간 수험공부 끝에 사시 한방으로 아무것도 없던 그가 이제 대한민국 최대 권력자로서 모든 것을 갖게 되었다. 마치 인생이 한 방인 것 처럼.


대선 기간 내내, 윤석열 후보는 없었다. 오직 30대 당대표 이준석의 오락게임 정치와 80대 총괄 선대위원장 김종인의 연기 정치가 존재했을 뿐이다. 좋빠가(좋아 빠르게 가!)를 외치며, 현장 거리연설에서 뜬금없는 어퍼컷을 날리는 것이 전부였던 윤석열은 0.7 샤프심 신승으로 선거에서 이겼다.


당선 이후, 그가 한 일은 국민의 60% 이상, 인수위와 국민의 힘조차 반대하는 오직 용산 집무실 이전이었다. 아무런 협의나 논의가 없이, 명쾌한 사유를 밝히지 않고 누구도 원하가나 요구한 적 없는 청와대를 국민들께 돌려준다는 황당하고 뜬금없는 윤석열의 독단적이고 권위적인 결정이었다.


그러나, 아마도 이런 참극은 윤석열이가 검찰총장 재직 시, 그가 보였던 안하무인식의 행태에서 이미 예견할 수 있었다. 박상기 법무장관에게 사전보고 없이, 군사 작전하듯 조국가족을 수사없이 기소를 감행했고, 특히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안하무인식으로 답변했었다.


윤석열은 당선인 신분이고, 약 한 달 후 대통령을 취임한다. 유감스럽지만, 지금 윤석열의 전횡과 독단을 막을 권력은 대한민국의 주권자, 국민뿐이다.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개처럼 벌어도 정승처럼 쓴다" 된다는 말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개처럼 벌면, 정승이 아닌 결국 개처럼 쓰게 된다. "


과정이 투명하고 아름다워야 제 결과가 빛나고 값어치가 있다. 과정의 공정성을 무시한 채, 오로지 시험 한방으로 소년 급제가 용인되는 5급 사무관시험(고시제도)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특히 윤석열의 당선과 함께 조만간 목도될 검찰공화국 시대을 맞이하며, "5년짜리 권력이 뭐가 대단하다고 겁 없이 검찰개혁을 하려 하는지?(by 윤석열)", "일개 법무부 장관(추미애)이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한다(by한동훈)"를 운운했던 검찰 엘리트주의자들로 똘똘 뭉친 검찰수뇌부에 대한 제어와 통제가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검거수사권 조정을 통한 검찰의 수사권박탈(검수완박)과 검찰 기소독점주의의 폐단을 막을 국민참여기소제를 도입이 국회 입법을 통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인생이 결코 한방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는 한방이 통한다는 이 불편한 현실에 마음이 답답하고 아프다. 사후 약 처방이지만, 180석 민주당의 파이팅을 두려운 마음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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