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그런 상황, 겪어보지 않으셨나요? 직장에서 사고가 터졌을 때 부장, 차장은 내가 시킨 일이 아니라며 발뺌하고, 학교 조 모임에서 만들어진 형편없는 결과물에 ‘좋네요’라고 말하는 조장?
이번 주에 그런 힘든 일을 겪으셨다면, 좀 더 이 드라마에 몰입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벽 1시, 프리피야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때아닌 굉음과 함께 잠에서 깬 뒤 화염을 목격합니다. 실무자들은 발전소에 폭발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경악하죠. 그리고 급히 보고합니다. 노심은 폭발해 흔적조차 없고, 무시무시한 방사능이 나오고 있다고요.
그러나 책임자는 모든 걸 부정합니다. 휴대용 측정계가 나타낼 수 있는 방사능 최대치인 '3.6 뢴트겐'을 굳게 믿으며, 윗사람들을 안심시킵니다. 별일 아니라고. 부하직원을 보내 확인하겠다고. 발전소장, 공산당 간부들 또한 말합니다.
"굳이 상부에 알려야 하나? 대충 둘러대지 뭐."
이들이 우물쭈물하는 동안, 사람들은 하나둘 방사능에 피폭되어 갑니다. 불을 끄는 소방관, 발전소의 부하직원,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주변 마을 사람들까지...
원자력연구소 부소장인 발레리 레가소프는 우연히 브리핑에 참여했다가,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새로운 책임자와 현장에 도착한 그는, 더 이상 늦지 않도록 사람들을 대피시키며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죠.
그러나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현장으로 가야 할 기계는 방사능을 견디지 못하고 멈춰버립니다. 이제 방법은 단 하나뿐, 사람을 투입하는 것뿐입니다. 군인, 광부, 예비군 등 평범한 시민들이 투입됩니다. 미래에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방사능을 내뿜는 죽음의 발전소를 향해서요.
실제 사건을 드라마화한 작품들은 대개 결말보다는 과정을 그려내는데 더 큰 노력을 기울입니다. <체르노빌>도 그렇습니다. 다소 건조하게 전개되지만 슬픔은 여전히 크게 느껴집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벌어진 일이 아닌, 30년 전 누군가가 겪어야 했을 비극이니까요.
자신의 잘못을 덮기에만 급급한 상급자들의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고, 잘못 없는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는 걸 보며 가슴이 답답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실 겁니다. 멍한 감정과 함께요.
마지막 발레리의 내레이션에, 우리는 답할 수 있을까요?
"한때 나는 진실의 대가가 두려웠으나, 이제는 묻는다. 그렇다면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거짓의 대가를 치러야만 했던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 <체르노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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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Tips
방사능에 피폭된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밥 먹으며 보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마지막 화까지 보신 뒤, 첫 화를 한 번 더 보시길 추천드려요.
왓챠플레이를 통해서만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