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안녕하세요, 비디오 쟈-키입니다.
찬바람이 불면 따뜻한 이불에서 쌀쌀함이 느껴지는 영화를 보는 재미가 있어요. 그리고 가끔은 잘 만들어진 스파이 영화도 그 중 하나가 되죠.
스파이 영화라고 하면 두 종류가 있어요. 화려한 액션으로 시선을 잡아끄는 영화와 총소리 몇 번 없이 숨죽이게 만드는 영화. 촉촉하고 짭짤한 감동란과 물기 하나 없는 완숙만큼 다르다고 할까요? 감동란에는 본 시리즈, 킹스맨 그리고 (대체 누가 보는지 계속 나오는) 007이 있죠.
하지만 오늘 같은 가을에 어울리는 건 전혀 다른 완숙 같은 영화에요. 물기 하나 없이 바싹 익힌 첩보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입니다.
이 영화는 냉전 시대 영국 스파이들의 이야기 입니다. 첩보 조직 ‘서커스’에서 작전 실패로 국장과 함께 쫓겨난 조지 스마일리는 어느 날 상부에서 새로운 임무를 받게 됩니다. ‘서커스’ 간부 중에 두더지(이중첩자)가 있는지 파악하라는 것이었죠. 사실 ‘서커스’에 두더지가 있다는 것을 쫓겨난 국장은 짐작하고 있었죠. 국장은 간부들을 ‘팅커’, ‘테일러’, ‘솔져’라는 가칭을 붙이고, 이들 중 누가 첩자인지 파악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국장은 작전 실패로 쫓겨나고 곧 죽고 맙니다.
이제 조지 스마일리는 소련의 스파이 수장 카를라가 심어둔 두더지를 찾으려 합니다. 과연 팅커, 테일러, 솔져 중 스파이는 누구일까요?
처음 영화를 보면, 본 시리즈 같은 영화와는 다르게 조용하고 느린 화면들에 당황하게 되죠. 카메라는 멀리서만 바라보고요. 하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내용은 놀라울 만큼 빠릅니다. 방대한 원작 소설을 러닝타임에 압축적으로 줄였기 때문이죠. 장면 속 작은 움직임 하나, 물건 하나가 많은 스토리를 말해주고 있어요. 그러니 화면이 느리거나, 음악이 조용하다고 놓치지 마세요. 눈 앞에서 많은 일이 펼쳐지고 있으니까요.
이 영화는 한국에서도 한 번의 붐을 일으켰는데, 화려한 출연진들 때문이었어요. 주인공 조지 스마일리는 무려 게리 올드만이고, ‘테일러’는 콜린 퍼스,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원들은 각각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톰 하디입니다. 쫓겨난 국장은 설국 열차의 ‘존 허트’구요.
뛰어난 배우들이 보여주는 표정 하나, 땀 한 방울로도 냉전 시기의 긴박한 상황을 느낄 수 있어요. 이런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도, 게리 올드만이 소련의 카를라를 만난 순간을 혼자 되새기는 연기를 본다면, 이 영화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거예요.
가을 밤처럼 음울하지만 낭만적인 첩보물,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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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Tips
◆ 신형 무기와 액션으로 촉촉하게 적신 감동란을 좋아한다면, 취향이 아닐 수 있어요.
◆ 인터넷의 모든 곳에 스포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 예상 못한 순간 잔인한 장면이 나와요. 식사할 때는 보지 않는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