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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아빠 Feb 15. 2016

[생각][독서] #1. 바라왔던 그런 여행자(저니맨)

생에 한번 반드시 떠나야 할 여행이 있다.

 

생에 한번 반드시 떠나야 할 여행이 있다


 사진과 여행을 좋아하는 내가 늘  입버릇처럼 내뱉고 생각하는 한 가지...


" 이 나라 저 나라를 끊임없이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더불어 돈까지 벌 수 있는 길이 어디 없을까? 그렇다면 인생이 매우 즐겁고  흥미진진할 것만 같은데 "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지만 현실은 이러한 욕망을 전혀 격려해주지 못한다. 정해진 규칙과 틀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굉장히 평범한 대한민국 학생 혹은 청년 *테크트리를 탄 사람이다.  

(*테크트리 : 게임에서 어떠한 기술이나 건물에 ‘포인트’를 투자하거나 배우는 것을 나무 형태의 ‘계통도’로 나타낸 것 )

 대학을 목표로 고교 시절을 보냈으며, 좋은 학점과 각종 스펙에 목숨 걸면서 대학생활과 대학원 생활을 보냈다. 남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각종 기업들의 피 튀기는 공채 과정을 거쳐서 지금은 나름 이름만 대면 다 알 만한 대기업의 연구원이 되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여 가정도 꾸리게 되었다. 지극히 평범하고 정석적인 대한민국 젊은이의 길을 걸었다. 


현재 내 생활에 불만은 없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의 " 저니맨 " 은 이런 나의 가려운 곳을 잘 긁어 준 한편의 책이다. 1981년 생으로써 이 저자는 나와 나이차가 그리 많지 않지만 내가 은연중에 꿈꾸어 온 생활을 실행에 옮긴 사람이라 책의 내용이 더 나에게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중세시대 장인들이 세계를 떠돌며 내공을 쌓았다는 " 수련여행 " 에 영감을 받고 디자인 전공자 파비안은 약 30만 원 정도 되는 돈만 쥔 채 무작정 세계여행을 떠난다. 주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말린다. 부정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고 걱정을 하였다. 하지만 파비안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2년 2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파비안의 수련여행 10 계명은 다음과 다.


하나, 세계 5 대륙에 발자국을 찍는다.


둘,    여행지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번다.


셋,    잠잘 곳과 먹을 것 말고는 바라지 않는다.


넷,    최대한 긍정적이 되어라


다섯, 목적지는 길이 정한다.


여섯, 최소한의 도구만 갖고 떠난다.


일곱, 모든 여정은 빠짐없이 기록한다.


여덟, 한 군데에 너무 오래 머물지 않는다.


아홉, 고향(프랑크푸르트)에서 300km 이내의 지역은 여행지가 아니다.


열,    최소 1년을 넘기되 2년은 넘기지 않는다.


이러한 10 계명 아래 저자는 기나긴 여정을 시작해 나간다.  

저자설명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

p 13. "떠나 본 사람은 설령 후회를 해도 잠깐이지만, 떠나지 못한 사람은 평생 후회를 안고 산다네. 나처럼 말일세."  


- 굉장히 현실적이기로 유명하였던 파비안의 지도 교수님인 모리츠 교수의 한마디, 그 어느 학생이 이러한 말을 듣고 힘을 받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평생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떠나라. 시작부터 가슴속 와 닿는 한마디


p 72. 나는 '안전한 위험' 보다는 '불안한  기회'를 선택하고 싶다. 여행의 반대말은 정착이 아니라 위기가 되어야 한다. 


-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살면서 제일 위험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라고 본다. 변화가 없는 삶이 그렇게 지루할 수가 없다. 불안하더라도 어디론가 떠나거나 새로운 거에 부딪힐 때, 희열을 느끼는 듯하다.  


p 117. 일에서 의미와 보람을 못 느끼는 것은 일을 준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일에서 느끼는 가치와 보람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찾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선택한 일이야말로 자신의 품격을 높이는 가장 큰 수단일 것이다. 여기에는 그 어떤 핑계나 조건도 존재하지 않는다.


- 업무에 연관 지어 생각해볼 수 있겠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겠지만 실질적으로 회사를 들어가거나 나의 일을 찾았을 때, 어린 시절 꿈꿔왔던 그런 세상은 펼쳐지지 않는다. 오히려 수많은 좌절과 고민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대다수 일 것이.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모든 일에는 의미를 부여하고 찾아내기 나름인 듯하다. 절대 누군가 의미를 찾아주진 않겠다. 온전히 내 몫인 것이다.  나도 여전히 찾는 중이다.


p 178. 다른 문화를 접할 때마다 언제나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독일식 효율적  사고'였다.


-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 사람은 '한국식 사고'가 몸에 배어있으니 다른 문화를 접하였을 때, 한국문화가 일종의 Reference가 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든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절대적 명제를 꼭 명심해두어야 하겠다. 물론 절대적으로든 상대적으로 틀린 것은 있겠지만 말이다.


p. 179. 먼길을 떠나는 여행자일수록 짐이 가벼워야 한다. 여행이란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이나 신념을 공고히 다지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 새로운 관념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 물리적으로는 여행을 위한 배낭, 캐리어 등이 될 수 있겠다. 최대한 많은 것을 챙겨가기보다 최대한 많이 비어있는 채로 떠나는 것을 선호다. 짐 속에 여분은  그곳에 가서 채워 넣자라는 생각 때문이다. 마음은  더할 나위 없다. 나의 잣대는 여행의 시작과 동시에 잠시  내려놓고자 한다. 그것이 실제 여행 중 어떠한 상황에서유연하게 대처하고 현지인들을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p 183. '철저한 계획' 이란 행동을 두려워하는 자의 변명


- 철저한 계획을 세우다 시간을 허비하기가 쉬운 현재 나의 상태에 대한 직관적인 비판의 한  줄. 나 역시도 막연한 두려움을 떨치기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p 195,197. 두려움은 주저하는 자에게 기생하는 정신의 독버섯이며, 갈등을 먹고 산다. 두려움을 없애려면 갈등부터 끊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소 무모하더라도 배짱을 부려야 한다. 수련여행을 통해 꼭 깨뜨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 조건이 갖춰져야만 떠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다. 


- 바로 위의 내용과  일맥상통하겠다. 굳이 모든 것을 갖추고 준비된 상태에서만 떠날 수 있을까?  떠난 다는 것은 여러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


여행이 될 수도 있고  저자처럼 가서 일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는 이직이 될 수도 있고 업무의 전향이 될 수도 있다.


작게는 현재 업무에 대한 나의 인식 변화가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욕심을 부리고 배짱도 부려볼  알아야 하겠다.


p 213. 떠나지 않은 책 제자리에서 성공하려는 사람들은 오로지 전공 하나만을 집요하게 판다. 하지만 세상을 좀 더 넓게 껴안으려면 마음이 끌리는 모든 분야에 관심을 열어놓아야 한다. 취미와 관심사가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을 향한 더듬이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 연구원 생활을 하다 보면 딱 자기 한 분야만 파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특별히 욕심도 없고 관심사도 없다. 잘리지 않고 회사를 오래오래 정년 채울 때까지 다니는 것이 목표인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 역 사람마다 차이겠으며 물론 나중에 보면 그런 사람들이 정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소한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가 은연중에 만연해 있으니...  그러나 아직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업무 외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기웃 거려 보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아직

나름

젊으니깐


p 225. 어디에서든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바로 그런 경험들이 나를 풍요롭게 했다. 일상이 곧 모험이었고, 그 속에서 나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


- 파비안처럼 내가 다른 곳에 가서 일을 하며  그곳에 머물며 문화를 접할 기회는 아직 없었다. 다만 예전부터 외국으로 갈 기회를 많이 만들고자 했었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생각보다 외국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작게는 학교 안에서부터 시작하여 외부 프로그램 등 다양하였다. 물론 돈만 많다면 언제 어디고 내 원하는 대로 다닐 수 있겠으나 일반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으며 나 역시도 그러하였다. 풍족한 상황에서 여행을 하면 마냥 좋을 것 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대부분이 어렵게 다녔거나,

돈 없이 다녔거나,

식빵 하나 싸들고 내 발로 여기저기 혼자 다니면서 이 사람 저 사람과 어울렸을 때이다.

"그 속에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라는 파비안의 생각을 희미하게나마 느껴 볼 수 있었다.   


p 250. 성장이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히 알아가는 것


- 정확히 알기 위해서 수 많은 고민과 경험과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여전히 알기 위해 발버둥 칠  수밖에


p 266. 똑같은 풍경 앞에 서있다 할지라도 모두가 같은 것을 보지 않는다. ' 무엇을 볼 것인가'라는 프레임에 따라 각자의 눈과 마음에 들어오는 풍경도 제각각으로 변한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 바로 옆에 사람과도 보는 것이 다르다.

   보고자 하는 것이 다르다.

   틀린 것은 없다.

   다를 뿐이다.

   그 사람을 통해 나의  시야뿐 아니라

   다른 시야도       

   받아들이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p 316. 여행은 나에게 힘을 준다. 내 안에 숨어 있던 진짜 모습을 끄집어내는 힘, 그게 바로 길 떠나는 자들에게만 허용되는 마법의 비밀이다.


- 예전 부모님 세대와는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여전히 한국사회는 본인을 억누르고 내면에 담아두는 것을 현명함이라는 말로 치장하고 미덕이라 생각하는 면이 많다.


여행자가 되면 일단 내가 어디서 무엇을 했던지는 중요하지가 않으니 잠시 나를 놓을 수 있었다.

누구나가 한 번쯤은 이런 자유로움을 느껴봤을 것이라고 본다. 그것이 국내이든 국외이든 상관없이...


더불어 해외여행 중 한국인을 만나면

혹은 국내에서 여행 중

아는 사람 혹은 연관 있는 사람을 만나면

이상하게도  내려놓았던 모습이 다시 자연스뢰

스멀스멀 올라온 경험까지....




p  330~331. 우리는 사회적 보편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 쉽게 다른 사람의 행동 규칙과 삶의 설계를 따른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이 옳거나 합당하다고 여기는 것을 자식들에게 가르침으로써 그것이 기능하는 시스템을 후손들에게  물려준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른 욕구, 애정, 습관, 취향을 갖고 있다. 어째서 우리가 똑같은 규칙을 따라야 한단 말인가. 내가 보기에 그것은 말이  안 된다. 나는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스스로 찾아내고 싶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익숙하고 당연한 것들을 낯설게 보는 것에서부터 나만의 삶이 시작될 것이다.


- 격하게 공감이 간 마지막 페이지... 내가 줄 곧 생각하고 있던 부분들이 문자로 명확하게 표현이 되어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파비안의 기록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

대리 만족을 느끼게 되고,

자극을 받기도 한 것 같다.

오랜만에 몇 번이고 곱씹어 볼만한 책을 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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