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베러 1호점에서 읽은 브랜드 전략 - 마케터의 시장조사 후기
지난 평일 오후, 올리브영이 새롭게 선보인 웰니스 전문 매장 올리브베러 광화문점에 다녀왔다. 나처럼 올리브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이번 매장은 단순한 지점 확장이 아니다. 올리브영이 뷰티 H&B 스토어의 경계를 넘어 '웰니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그래서 이번 방문은 소비자로서도 마케터로서도 흥미로웠다.
오전 8시 오픈
매장 운영시간이 평일 오전 8시 오픈이다. 올리브영 일반 매장은 보통 10시에 열지만, 역삼점은 8시 반, 판교 카카오점은 8시에 오픈한다. 오피스 상권 매장만의 전략인듯하다.
광화문 디타워 주변은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아침부터 붐비는 곳이다.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올리브베러에서 프로틴바나 샐러드를 구매하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1층은 이 '아침 동선'을 위해 설계된 것처럼 보였다.
고단백 간편식, 신선식품, 프로틴 스낵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배치되어 있어 빠르게 고르고 나갈 수 있다. 마켓컬리에서 자주 사 먹었던 스윗밸런스, 샐러드판다 등의 브랜드도 보였다.
왜 광화문인가
광화문은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의 밀도가 유독 높은 상권이다. 대형 오피스가 밀집해 있고, 요가·필라테스 스튜디오도 많고, 서울 러닝 크루의 주요 거점이기도 하다. 건강에 진심인 직장인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곳이다.
'웰니스에 진심인 직장인'이라는 명확한 타깃이 집약된 곳인 것 같다. 1호점의 상징성과 타깃 적합성을 동시에 잡은 선택이라고 본다.
평일 오후인데도 혼자 꼼꼼히 상품을 살펴보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꽤 보였다. 아직 오픈 초기라 그런지, 나처럼 시장조사 삼아 온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았다.
수면 코너가 이렇게 많다고?
매장을 돌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수면 관련 카테고리의 비중이었다. 멜라토닌, 아로마, 심지어 잠옷까지!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수면 환경과 수면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Z세대는 이제 식습관, 운동, 정신 건강에 이어 '감정 관리'까지 일상적으로 챙기는 세대인데, 그 연장선에서 수면은 자기 관리와 멘탈 케어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수면 시장 규모는 현재 약 40조 원에 달한다.(출처: 캐릿, 2026.1.28) 수면 전문 브랜드 코자아가 와디즈 펀딩에서 목표 대비 20,151%를 달성한 것도 이 수요가 얼마나 실재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CJ웰케어의 건기식도 많이 보였다. 건기식 매대에서 시선이 닿는 곳에 CJ웰케어 제품이 많이 배치되어 있었다.
온라인에서만 사던 스포츠 용품도
기존 올리브영에서는 찾기 어려웠던 스포츠 용품도 눈에 띄었다. 러닝 양말, 요가 슈즈, 괄사 등 평소 온라인에서만 구매하던 제품들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었다.
체험형 매장
2층 매장 한편에는 오설록이 입점해 '티 바'를 운영하고 있다. 2층 '테이스티 아뜰리에' 공간에서는 매월 새로운 콘셉트의 시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티 바를 중심으로 다양한 커피, 차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고 모두 시향을 할 수 있었다. 하나씩 향기를 맡아보며 고를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이다.
올리브베러가 말하는 것
매장을 한 바퀴 돌고 나서 드는 생각은 이 공간이 단순히 '건강 상품 파는 곳'이 아니라는 거다. 6개 웰니스 카테고리 - 잘 먹기, 잘 채우기, 잘 움직이기, 잘 가꾸기, 잘 쉬기, 잘 케어하기 - 로 구성된 매장 구조는 '하루 루틴 전체를 여기서 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올리브영 앱 내 앱인앱 서비스도 함께 오픈했다. 섭취 목적·성분별 맞춤 추천, 루틴 알림 기능까지 제공한다. 오프라인 매장과 디지털 경험을 연결해 고객이 매장 밖에서도 이탈하지 않도록 설계한 것 같다. 올리브영 멤버십과 연동되고 바로드림 서비스도 제공해 기존 충성 고객을 자연스럽게 흡수하고자 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강남역점도 오픈 예정이다. 광화문과 강남, 두 오피스 상권에서 어떤 차이를 만들어낼지 지켜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