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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Feb 17. 2024

읽는 게 어렵지만, 가장 귀합니다

우리는 좀처럼 읽기 어려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좀처럼 우리는 읽지 않습니다 

아니, 읽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눈을 통해' 봅니다. 

정확히는 눈으로, 연결된 시신경으로, 이를 해석하는 뇌의 어떤 부위에 의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는 행위 자체는 매우 자연스러운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지나가는 멋진 남자, 예쁜 여자를 보는 것은 절대 말릴 수 없는 본능으로부터 나온 행위입니다. 정확히는 (어떤 의도를 가진) 행위라기보다는,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반응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눈을 통해 보고, 보이는 대로 믿습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곧 진실이고,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상하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이기기는 어렵습니다. 대신에, 보이는 것(눈에 잘 띄는 것)으로 인해 내가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귀찮고 번거롭습니다. 게다가 보이는 것을 주워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바르게 보는 법'에 대해 고민하지 않습니다. 


본다는 것은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앞에 가는 사람이 미끄러지면 그쪽으로 시선이 쏠립니다. 내가 쳐다봤기 때문에 넘어졌을까요? 아니요. 그냥 넘어졌기 때문에, 시선을 빼앗겼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정말 봐야(챙겨야) 할 것을 놓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본 것이 무엇이고, 그로 인해 들었던 생각은 거의 없습니다. 단지, 내가 본 것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 그 이상을 뛰어넘지 못하거나, 그 이상으로 나아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보는 것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계속 보기만 하다가, 

'읽는 법'을 잃어버릴지 모릅니다 

읽는 것을 AI에게 맡길 수 있다고요? 


정말 볼 게 많은 세상입니다. 

이 글을 무엇으로 보고 있을까요? 아마도 스마트폰일 겁니다. 그럼, 스마트폰으로 브런치만을 보지 않죠. 다른 더욱 자극적인, 도파민이 뿜뿜 나오는 것들을 더 많이 볼 것입니다. 유튜, 여러 종류의 OTT, 게임 등 종류와 장르가 스마트폰 내에서 세어본다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많을 겁니다. 그 많은 것을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있고, 그만큼 또 많이 봅니다. 


그러다 보니, (올바르게) 읽는 법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전환합니다. 

심하면 잊어버리는 수준이 아니라, 잃어버립니다. 그런 능력이 예전에 있었나 싶을 정도로 퇴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억하기 어렵거나, 귀찮거나 하는 것들은 모두 스마트폰에 저장합니다. 저만해도 제가 사용하는 여러 지도앱에 1,000개 이상의 맛집과 가볼 만한 곳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더 늘어나게 되면, 북마크 한 것에서 검색하지 못하면, 기억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지도앱 서비스 관계자 분들, 개인이 북마크 했던 것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세요.) 그럼에도 계속해서 저장하고 분류하고 관리 중에 있습니다. 


위의 예시는 일상에서 얼마든지 일부 대체해도 괜찮습니다. 
개인 생활에 지장은 없습니다. 다만, 일을 하는 현장에서는 괜찮을까요? 내가 하는 일을 위해서 누군가 쓴 각종 문서와 글, 뉴스와 아티클, 분야에 따라서는 논문과 복잡한 보고서 등을 보고, 읽고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필수적 이해, 공감 숙지해야 하는 것이 점차 늘어날 텐데 괜찮을까요? 


혹자는 그 모든 것이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편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도 앞으로도 AI는 '반응형'이 주류를 이룰 것입니다. 사용자(사람)가 하는 반응에 따라, 어떤 반응을 할지가 결정됩니다. AI가 날 대신하여 보고, 읽게 할 수는 있지만, 그걸 분석,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 직무에 필요한 어떤 가치를 만드는 일을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더욱 AI가 발달을 한다고 해도 '완전한 대체'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AI에게 적절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나도 뭘 알아야 물어볼 수 있습니다. 반응형 AI에 의해 최고의 학습 방법 중에 하나인 문답법을 언제 어디서든지 쓸 수 있게 되었지만, 정작 (뭘 몰라서) 질문 하나 제대로 못한다고 하면 원하는 것을 AI로부터 얻지 못할 겁니다. AI가 알고 있는 것을 나도 어설프게나마 알 수 있어야만, 이를 알기 위해 최소한의 것들을 읽고 있어야만 좋은 도구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읽는다는 것은 무언가를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단순히 보는 것과는 구분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보지 말고, 이제 읽어보세요. 

봐야 할 것과, 읽어야 할 것을 구분하고

그에 맞춰 적절한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보세요. 


순간적으로 몇몇의 시각적 자극을 주는 것에 현혹되는 것은 불가항력입니다. 

특히, 유튜브, 틱톡 등 SNS에 등장하는 숏폼 콘텐츠가 대표적입니다. 보지 않을 수 없고, 계속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너무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보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여러 가지를 생각하며 '읽을 수 있다'면, 그로 인해 생각하지 않았던 여러 생각을 떠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내 글을 쓰거나, 내 콘텐츠를 만든다고 하면... 그건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쓰기 위해) 읽는 것'입니다. 


보다 vs 읽는다

보는 것은 매우 직관적, 감각적입니다. 눈으로 보이는 것을 별생각 없이 보는 것이고, 보이기 때문에 보는 것뿐입니다. 그 이상도 아닙니다. 하지만, 읽는 것은 이성적, 합리적입니다. 왜냐하면, '읽다'라는 행위에 읽는 사람의 어떤  다음 행동을 예고하는 그 의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의도가 무엇이든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보기보다는, 해석을 동반합니다. 그렇게 해석된 것을 의도에 맞게 또는 여러 방면에 사용합니다. 일종에 데이터를 정보로 가공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할까요. 


저는 형태에 관계없이 콘텐츠를 볼 때면, 만든 사람이 가졌던 생각과 마음을 읽는 것에 집중합니다. 

어떤 의도를 갖고 콘텐츠를 만들었고, 그걸 어떤 표현 방법을 통해 담아내려고 했고, 혹시 보이는 것(읽히는 것)에 또 다른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보이지 않는 것(미처 담지 못한 것)은 무엇이 있을지 찾으면서 봅니다. 그럼, 훨씬 더 많은 것을 읽고,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그 해석(분석)력을 바탕으로 분야에 관계없이 분야에 따른 상상력(앞으로 일어날 만한 일)을 발휘하게 되고, 그것으로 사고력이 점차 성장하는 것을 경험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를 제가 쓰는 글과 콘텐츠에 반영합니다. 



그동안 경험했던 분야 혹은 내 전문 분야라면, 

읽었던 것을 통해 남들이 쉽게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사업을 볼 때 사업이 목표로 하는 시장과 고객, 그 시장과 고객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채널, 그 채널 속 여러 종류의 메시지, 이것이 반영된 재무제표 및 손익 계산서 등을 함께 견주어 보고 읽습니다. 이를 통해, 해당 사업의 수익성 또는 성장 전망 등에 대해 '기준을 갖고' 판단(앞으로 성장할 것인가, 말 것인가)을 내릴 수 있습니다. 물론, 그 판단이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습니다. 다만, 이전의 맞았던 혹은 맞지 않았던 판단의 신빙성(논리)을 더하기 위해, 판단의 과정과 참고했던 것들, 그로 인하여 내린 결론 등을 차분히 복기합니다. 만들어진 데이터를 읽고, 이를 다시 정리하여 어떤 판단을 내렸다면, 그 판단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보고, 맞고 틀린 것과 관계없이 결과를 만든 핵심 요인을 찾아 재확인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이건 '보는 것'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오로지 읽어야 합니다. 누군가 만든 것을 읽고, 그걸 바탕으로 정리한 내 생각을 읽고(읽기 위해서는 써야 합니다), 이를 나중에 결과를 더해 다시 읽고 최종 결론에 이르는 것입니다. 


경험이 없던 분야는 그 안에 있는 구조, 관계, 흐름(추이), 맥락 등을 통해 '원리'를 파악하려고 합니다.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기본 원리는 Input - Output입니다. 무엇이 들어가고, 무엇이 나왔는지,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나왔는지, 과정 속에 어떤 단계가 있는지, 혹시 각 단계별로 어떤 특징이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알지 못하는 물리적, 화학적 결합 등은 없는지 등을 살핍니다. 이는 본격적으로 읽기 전, 구조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Outline을 알아야만, 가장 이해하기 쉬운 관점을 찾게 되고, 그로부터 '어디서부터 읽어가야 할지를'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 의견을 묻고, 그 사람의 말을 '읽으려고' 애씁니다. 단, 원리를 알기 위한 의도에서 하는 것입니다.  


(보고 지나치지 마시고) 

무엇이든 '읽고 싶은 것'은 한번 읽어보세요. 

읽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위함이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의도하는 바를 얻기 위한 준비 단계입니다. 혹시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나도 모르게 그냥 지나치듯이 읽게 되면, 생각보다 많은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읽는다고는 하지만, 대충 보고 넘어가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읽을 때는 읽는 것에, 그 읽는 것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에, 보이는 그대로 읽기보다는 그 너머의 만든 사람의 의도도 함께 생각하면서 보시기 바랍니다. 한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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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이직스쿨 김영학 대표. 16년차 전략 컨설턴트.

2016년부터 7년이 넘는 동안 1,500여 명의 직장인을 만나 커리어 코칭을 했고, 함께한 사람들이 스타트업 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로 취업하는 것을 도왔다. 또한 수년간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전략 기반의 비즈니스 컨설팅을 했으며, 현재는 스타트업 전문 비즈니스 코치로도 활동 중이다. 또한, 직장생활과 커리어에 인사이트를 주는 글을 꾸준히 쓰고 있으며 〈이코노믹리뷰〉에 ‘직장에서 생존’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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