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epreneurship을 올바른 이해와 조직 구성원
2000년 초반 벤처 붐, 그 버블이 꺼지고 한동안 창업 시장은 당시 버블과 함께 수면 아래로 꺼졌습니다. 그다음이 실리콘벨리로부터 불어온 IT 바람에 박근혜 정부에서 전격적으로 스타트업 붐을 조성했습니다. 그 이후에 10여 년간 여러 이야기들이 시장을 지나쳐갔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제 눈에 들어온 것은 Entrepreneurship입니다. [스타트업 바이블]이라는 책을 함께 공부하는 '작당&모의'에서 읽기 시작한 이후부터 이 말을 번역대로 '기업가 정신'이라고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이 글은 제 의구심을 풀어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아님 또 다른 의미가 있을까. 혹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는 Entrepreneurship을 왜 기업가 정신이라고 번역할까.
사실, 번역하는 이의 잘못은 아닙니다. 그리고, 번역이 잘못되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책을 읽는 과정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기업가 정신'이라는 말이 책이 지향하는 바 그리고 간혹 글 중간의 문맥상 어울리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심지어 이질적이라고 느꼈던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말이 문제가 아니고, 그 말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제 주관에 일부 편견이 끼여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심 끝에 GPT에게 물었습니다.
<영영 사전 속 Entrepreneurship>
Entrepreneur
a person who starts a business and is willing to risk loss in order to make money
→ 사업 (시작)을 통해 손실을 감수하고 라도 돈을 벌려는 사람, 그래서 창업가 혹은 기업가.
Entrepreneur+ship
사업으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행태, 방식 등(-ship 접미사)
Entrepreneurship을 '기업가 정신'이라고 번역할 때 '정신'이라는 말은 형이상학적 단어입니다. 하지만, 말이 함유한 실제 의미는 "실질적, 구체적인 활동 사항 - 손실을 고려하고서라도 돈을 벌려는 상태, 성질, 방식 등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습니다.
그럼, Entrepreneurship을 기업 보다 '창업'으로,
정신보다는 '생활양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합해 보입니다.
기업 혹은 기업가로서 어울리는 ‘좋은 정신을 가져야 한다’라는 도덕적 접근보다,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실천적 질문을 하는 이의 모습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영미권에서는 'Entrepreneurship'이라는 말을 들으면 연상하는 것이 아래와 같다고 합니다.
문제를 잡아내고 해결하려는 태도
기존 질서를 의심하는 사고방식
기회를 발견하고 실행하는 민첩함
작게 실험하고 크게 학습하는 습관
결국, 누군가 문제라고 하는 것을 끈덕지게 해결하려고 하거나,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과정을 돈을 버는 것과 연결(make money)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이때 수많은 시행착오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것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이가 보이는 모습, 상태, 생각과 태도, 행동 양식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말로는 기업가 정신이라고 쓴다고 해도,
그에 대한 해석을 보다 폭넓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창업가적 사고방식
생산적 문제 해결 태도
가치 창출형 행동 방식
기회를 실행하는 능력
따라서, 꼭 사업과 직접 연결되지 않다고 해도, 사업을 이끄는 리더뿐 아니라, 사업에 참여하는 일반 직장인에게도 강조될 수 있는 덕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꼭 창업가(기업가)가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이라 해도, 자신의 분야 및 영역 내에서 Entrepreneurship을 발휘하여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보고, 그 시도 가운데 주변으로부터 지지와 응원,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계기를 통해 Entrepreneurship을 발휘하게 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 주변에 보면, 그냥 열심히 하는 수준이 아니라,
다양한 시도를 디폴트 태도로서 갖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를 통해 자신의 방법론을 다양하고 폭넓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치며 성장하는 이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새로운 경험을 추구함으로써 방법적 완성도를 높여가고, 점차 가능성을 높여가며, 결국, 더 큰 성장과 성과를 이뤄내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모두가 창업을 해야 하거나, 자신의 기업을 일궈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Enterpreneurship을 평소에 갖추었다고 볼 수 있는 사람이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것이 적합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Entrepreneurship을 소수의 사람들의 재능의 영역 이라기보다는
하려고 하는 의지를 기반으로 훈련에 의해 가질 수 있고,
노력 여하에 따라 고도화할 수 있는 방법론 또는 시스템이라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 내 소수가 가져야 할 덕목이라기보다는
전사적으로 함께 해야 하는 시스템 또는 방법론이라는 접근이 현실적입니다.
Entrepreneurship을 '종특'의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비즈니스 필드에는 크게 두 유형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업가(또는 창업가) 그리고 직장인입니다.
둘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함께 하게 되고, 계약이라는 틀에 의해 보다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업가(창업가)는 직장인들이 자신들과 같은 사고 및 행동 양식(진취적, 적극적, 주도적, 능동적 등)을 갖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비록 남의 일이지만, 자신의 일처럼 하면서 자기 자신과 조직을 위해 일해주기를 원합니다.
반면에, 직장인은 (조직보다) 자기 이익 위주입니다.
"받는 만큼 일한다"라는 Matcher, 또는 "받는 것 이하로 일해야만 이익이다"라는 Taker 등 두 타입으로 구분됩니다. 그리고, 간혹 giver가 존재합니다. Matcher 또는 Taker와 같은 성향을 띠는 이들을 누구도 욕할 수 없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하는 것이 일이다"라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어느 직장이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창업가(또는 기업가)들의 계속된 무리한 요구에 마음의 병을 앓고 있습니다. 간혹 못 이기는 척 그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며 일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 반대급부가 더 빠르게 자라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말처럼 해주고 싶다가도, 창업가(또는 기업가)의 과도한 요구가 '선을 넘는다'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장 내에서 직장인 스스로 'Entrepreneurship'을 기를 수 없습니다.
보통의 직장 환경 및 분위기에서는 Entrepreneurship을 생각하기도 어렵습니다.
곧이곧대로 '기업가(혹은 창업가)와 대립하는 관계로 직장인을 설정하거나, 스스로 이런 의미 부여를 하거나, 주변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생각하는 버릇이 나도 모르게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매 순간 자신의 생존이 걸려있고, 심지어 생존을 넘어 성장을 요구받기 때문에 스스로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애매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에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는 꼭 '돈을 번다'라는 접근 보다
내 자리에서 발산해야 하는 가치와 의미,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업무로 지향해야 하는 목적과 목표에 대해
먼저 생각하는 연습을 스스로 하거나, 이를 우선시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Entrepreneurship을 무조건 '돈을 벌거나 이익을 낸다'라는 다소 계산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 해석하기보다는, 이익 추구라는 사업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여 해석하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그리고, 주로 맡고 있는 업무로 인해 실제 사업상(또는 고객 관련) 어떤 부분에 기여하는지를 두고, 가치 중심적으로 바라보면 직장인도 Entrepreneurship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으로 꼭 돈에 의한 혹은 돈을 위한 결정 및 행보가 아니더라도, 사업이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세상이 바라고 기대하는 가치를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큰 성장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조직을 아무리 리더라고 해도 혼자 만들지는 못합니다. 다만, 리더가 올바른 방향과 우리에게 어울리는 방법으로 사업을 이끄는지에 대해 내 위치에서 꾸준히 살피며 방향타 역할을 하고, 동시에 조직과 함께 우리 스스로를 성장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료들과 그 과정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사업상 고객이 알 정도로 일하고 있다면, "내 자리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그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의 사업상 가장 기본적 원리를 올바른 출발점에서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사업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리더도 조직원도 모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Entrepreneurship system으로 이해하고
도입 및 활용을 적극 검토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
'사업 기준으로' Entrepreneurship을
실제 행동으로 발휘하기 위한 예시는 아래와 같습니다.
직무에 관계없이 리더 포함 구성원 모두에게 요구되는 능력이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책임과 역할에 충실하여 일을 한다면 Entrepreneurship system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객을 관찰하는 능력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
작게 검증하는 능력
지표 기반으로 판단하는 능력
자원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능력
참고로, 이러한 능력들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 반복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들입니다.
모든 분야가 아니라, 내가 일하는 분야 내 제한적이라고 할지라도, 나만의 능력을 갈고닦는 과정으로 채울 수 있다면, 본인도 모르게 'Entrepreneurship에 기초하여 일하는 방법론'을 터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Entrepreneurship는 '일의 본질'을 다시 배우는 과정’ 일지 모릅니다.
많은 이들이 Entrepreneurship을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멋지게 실행하는 특별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일하는 방법을 다시 정립하고, 가치를 만드는 과정을 훈련하며 정교하게 만드는 과정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조금 더 적합한 이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창업을 하든, 조직에 속해 일하든, 결국 비즈니스(사업)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만드는 가치의 수준은 결국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며, 이를 우리가 목표한 고객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달려있다는 것을 확실히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입니다. 그런 면에서 Entrepreneurship은 이러한 방식 및 방법론을 개인 또는 조직 전체 이름에 붙인 단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Entrepreneurship이 없거나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직장을 누군가의 지시와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곳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자리에서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주체성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고로 일을 향하는 영혼은 없고, 일을 통해 얻고자 하는 이익에만 관심이 있음을 자인하는 것입니다. 아쉽지만 여기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람(노골적 Taker)을 만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다들 각자가 만든 가면을 쓰고 '(이유 없이) 열심히 해야 한다 내지는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는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Entrepreneurship으로 똘똘 뭉친 창업가 스타일의 리더 및 구성원들에게 상처를 줍니다. 그리고, 열심히 하는 척 가면을 쓴 이들은 Entrepreneur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며 서로서로 크고 작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함께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슬픈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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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스쿨 김영학 대표. 17년차 전략 컨설턴트.
6년이 넘는 동안 1,500여 명의 직장인을 만나 커리어 코칭을 했고, 함께한 사람들이 스타트업 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로 취업하는 것을 도왔다. 또한 수년간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전략 기반의 비즈니스 컨설팅을 했으며, 현재는 스타트업 전문 비즈니스 코치로도 활동 중이다. 또한, 직장생활과 커리어에 인사이트를 주는 글을 꾸준히 쓰고 있으며 〈이코노믹리뷰〉에 ‘직장에서 생존’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