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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Jun 11. 2018

노오력 하지 마세요

sbs 스페셜 '취준 진담'을 보고서 기업과 구직자에게 드리는 이야기

언제부턴가 심심치 않게 '노오력'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정확한 뜻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 말이 '노력'과는 다른 부류로, 풍자를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어제 방영된 SBS 스페셜 '취준 진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그 풍자가 사실은 기업의 관계자와 구직자 둘 다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방송을 보는 내내 떠나지 않았고, 왜 그런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구직자 입장에서]
노력한다고 될까?
어쩌면 노오력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취준생들이 취업을 여러 차례 실패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질문 중 하나다. 과연 언제쯤 '취업'이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지금 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할까, 그래서 '노오력'이라는 말이 나왔고, 결국 노력해도 안되니까 될 대로 살던가, 아님 시작을 했으니 끝을 보자는 심경으로 계속하던지... 


사실 커리어 상의 선택 가능한 경로가 그렇게 많지 않다. 대학교를 졸업하거나, 그럴만한 나이가 되면 회사를 들어가야 하고, 그때부터는 꿈보다는 수치화 또는 명문화된 목표를 가지기를 안팎으로 압박받는다. 스스로도 왜 그런지 모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나름 잘 나갔는데 말이다. 피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피할 수 없어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들 길을 잃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에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마주하게 될 세상은 학교 안과는 사뭇 다르다.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야 함을 요구받는다. 그리고 그게 당연한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런 것들을 취하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여러 활동은 '노력에서 노오력'으로 격하되면서 점차 가치를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문제는 우리 스스로의 가치도 함께 떨어뜨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오력을 노력으로 바꾸는 힘
과연 있기나 할까

사실 있다고도 볼 수 있고,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왜?! 일반적인 '노력'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름대로는 각자 집에서 귀한 자식들이고, 따라서 밖에서도 그러한 귀한 대접을 받고 싶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의 인정을 받는 것이 몇 가지 눈에 띄는 조건들만 갖춘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부분만 서로가 충분히 공감했다면, 프로그램에서 다른 모습이 비쳤을 것이다. 우리(기업 관계자와 취준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부터 확인했다면 말이다. 

안타깝게도 이 부분(노오력 → 노력)에 대해 프로그램 속에서 답을 찾지 못했다. 의도치 않게 다큐 속에 오가다의 최승윤 대표가 눈물을 흘려 프로그램 종료 이후 동정 여론이 간 것도, 오히려 출연했던 취준생들의 취업을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도 모두 이해가 되었다. 


그저 직장을 갖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 온갖 스펙을 갖추려고 했고, 수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지만,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지 못했기에 갖게 된 자연스러운 불만이었고, 성토 자리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그걸 얼마나 영리하게 노력했는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고, 거기에 운까지 더해져야 하는 것을  취준생 그들은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리고 면접관으로 나온 이들도 취준 시절이 있었음에도 이를 빌어 그들과의 공감을 위한 노력을 보여주기보다는 되려 그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려는 모습이나 가르쳐 주려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그들이 부족하다고 느꼈기에 나타난 모습이겠지만, 연대한다는 모습보다는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하는지의 모습만 보여준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결론은 모두가 피해자였다. 대표들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지원자를 얻지 못했고, 지원자들은 정말 가고 싶은 회사를 발견하는 것 또는 발견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이 가지는 가치에 대해서도 깨닫지 못한 듯했다. 





노오력 하지 마세요
노력하세요

굳이 누가 더 노력을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노력이 그 노력의 주체자가 더욱 잘 되기만을 바라는 노력이라면 노오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왜곡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쉽지만 쉽게 할 수 없는 이른바 '역지사지'의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다. 서로 상대방이 바랄 수 있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다. 


기업도 기업만이 잘되기를 노력하는 것보다는 지원자를 포함한 직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필요한 조건만을 채워주기 우한 노오력은 의미가 없다. 최소한의 해줘야 할 것을 해준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채용에서부터 목표 및 성과를 통해 직원들의 성장과 조직의 번영을 함께 도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연히 그 진심은 결과로써 그대로 드러날 것이다. 예를 들어, 직원들의 근속연수와 함께 얼마나 양/질적으로 직원과 조직이 함께 성장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지원자도 마찬가지다. 지원 기업에 대해 대충해서 어떻게 해서든 들어가려는 모습은 최대한 비추지 않는 것이다. 그 보다는 내 회사를 뽑는다는 심정으로 면접관에게 최소한 물어볼 질문 리스트라도 가져가서 들이밀고,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들어야만 입사가 가능할 것 같다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모르면 질문할 수 없다. 그만큼 공부를 해왔기에, 질문할 수 있는 것이고, 그만큼의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노력은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 모두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고, 기꺼이 이어갈 수 있는 명분도 있어야 한다. 당연한 것이다. 무언가를 달성하면 그만이라는 심정으로 하다가 멈추면 그걸로 끝이다. 계속할 수 있어야 하고, 서로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부터 언제든 새롭게 출발할 수 있어야 한다.  


노력은 그런 것 같다. 억지스럽지 않다. 자연스러운 것이고, 당연한 것이다. 그걸 하지 않으면 오히려 내가 이상한 것이다. 그 반대의 모습이 나타날 때 '노오력'이 되는 것 같다. 기왕에 노력할 거면 가장 나 다운 모습을 통해 기업은 구직자를, 구직자는 기업을 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될까. 


P.S
이직스쿨을 만들고, '실력중심의 세상'을 부르짖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우리는 분명 함께 살고 있는데 실제 살고 있는 모습은 '나만 살 거야'라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점이 안타깝다. 기왕이면 함께 살아가야 하는데, 누군가를 짓밟고 나만 살기보다는 조금만 배려하면 될 것을...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그런 세상을 꿈꾼다. 막연할 수 있지만, 그래도 세상은 조금씩 그렇게 변해가는 것 같다. 

이직스쿨은 실력 중심의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상담과 코칭을 통해 개인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갈고닦기 위한 현실적인 노력을 제안하고, 이를 함께 밟아나갑니다. 오늘도 함께하실 분들을 기다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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