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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Sep 23. 2019

멘토, 애써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멘토 발견이 불가능하며 의미 없음을 깨닫기 위한 9가지 질문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만의 길을 가라' 한다. 말은 쉽다. 요즘처럼 '미래를 예상'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로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자기 확신은 두렵다. 그래서, 의지할 사람을 찾는다. 나에게 적합한 길을 알려 줄 수 있거나, 최소한 어디로 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 말이다. 우리는 이들을 '멘토(Mentor)'라고 한다. 우리는 멘토를 찾아다니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왜? 영원한 멘토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멘토'로부터 원하는 답을 구할 수 있을까

혹은, '멘토 다운 멘토'를 발견할 수 있을까


위와 같은 생각으로부터 멘토 찾기는 시작된다. 스스로를 기꺼이 멘티(Mentee)라고 낮춰 부르면서, 그들의 도움을 얻기 위해, 아기새 마냥 입을 벌리고, 일용할 양식을 기다린다. 그렇게 입맛에 맞는 멘토를 찾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한다. 그 멘토 또한 완벽하지 못한 사람이고, 그저 잠시나마 나보다 나아 보였을 뿐이다.


멘토를 찾는 이들의 심정은 공감된다. 실수도 실패도 거의 하지 않고, 가급적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만이 보다 성공한 인생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모두들 생각하니 말이다. 그래서 나보다 그 길을 먼저 간 이들의 경로 및 방법을 참고하며, 심지어 따라 하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래서, 멘티가 멘토에게 기대하는 것은 뻔하다. 그들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고, 나아가 일종의 '가르침'을 얻고자 한다. 그 사람, 말, 행동 등으로부터 당면한 과제 또는 앞으로 닥칠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대부분 단순 바램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말해주고 싶다. 멘티를 자처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 좇아 다니는 이들에게 말이다. 내가 바라는 멘토는 세상에 없다. 설사, 그 멘토를 찾았다고 해도, 그것은 나의 일시적 착각일 뿐이다. 이 말에 대해 부정한다면, 적어도 아래 질문에 대해 논리적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⑴ 나에게는 '멘토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이 있는가?

⑵ 멘토가 있어야 할 만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스스로 극복할 자신이 없는가?

⑶ 내 질문을 받아줄 '분야별 전문가'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는가?

⑷ 멘토와 멘티의 관계가 형성되기 위해, 상호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⑸ 멘토를 '내 문제를 마치 자신의 문제처럼 여겨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⑹ 멘토-멘티의 관계는 영원할 수 있다고 보는가?

⑺ 멘토의 멘토를 만나보거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가?

⑻ 멘토에게 현실적 조언 이외에 기대하는 다른 것은 없는가?  

⑼ 혹시 지금 멘토라고 생각한 이도, 나를 멘티라고 생각할까? (혹시 나만....?!)  


아마도 멘토를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그리고 멘토와 멘티의 관계의 멀고, 가까움에 따라 각기 다르게 답변이 나타날 것이다. 다만, 그 답을 나의 멘토에게도 공유했을 때, 과연 그도 고객을 끄덕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멘토와 멘티의 관계 설정을 위한 질문 9

단순히 '가르침'을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서야 한다.


위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멘토와 멘티의 정의'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멘토-멘티의 관계는 보통 '사제 지간' 정도로 인식되어 있다. 무언가를 가르쳐 주는 사람과 이를 배우는 사람이 만나서 나름의 관계를 만들고 이어가면, 이를 멘토와 멘티라고 이름 붙인다.


Mentor : [그리스 신화] 멘토르: Odysseus의 충실한 조언자.

Mentee : 도움받는 사람, 멘티


이는, 잘못 알려진 개념이다. 사전적 정의와 같이 '충실한 조언자' 위치라고 한다면, 단순히 어떤 가르침을 주는 이들을 멘토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둘 사이의 관계가 형성된 이들, 그들 중에 더 많은 경험과 학식을 겸비한 이가 꾸준히 옆에서 자신의 제자(또는 멘티)라고 부르는 이의 안위를 걱정하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멘토와 멘티 사이에 주고받을 수 있는 것들

정리하면, 멘토와 멘티는 '평생을 두고 서로를 보살피고 책임지고, 책임져주는 관계'이다. 결국, 둘 사이의 관계는 쌍방으로 관계가 성립되고, 오래도록 함께 하지 않고 일시적이라면 멘토-멘티라고 볼 수 없다. 과연, 이러한 조건을 충족할만한 누군가를 갖고 있는 이가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생각하는 것보다 많지 않을 것이다.




위 정의를 기준으로 각각의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⑴ 나에게는 '멘토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이 있는가?

Yes or No라고 답할 수 있는 질문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나에게 멘토가 되어줄 사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나 보다 어떤 면이 더 나은 모습이어야 하며, 그중에 특히 원하는 부분이 무엇이고, 이를 알기 위해 최소한 어떤 접촉이 있어야 하는지 등등 생각할 것들이 많다.


**마치 시간이 지나면서, 원하는 이상형이 바뀌는 것처럼 멘토의 상(象)도 바뀐다. 그때마다 멘토로 삼고 있는 이의 모습에서 기대 혹은 실망 중에 어디가 많을지 알 수 없다.  




⑵ 멘토가 있어야 할 만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스스로 극복할 자신이 없는가?

아무리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세상이라고 해도, 그동안 삶을 선택해 온 자신만의 원칙(Principle)이 있을 것이다. 그 원칙이 무너지지 않는 한, 그 범위 안에서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원칙은 멘토가 만들어주지 못한다. 그것 조차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조언자'로서 멘토의 역할은 크고 작은 '영향'을 줄 뿐, 모든 선택의 책임은 스스로에게 있다. 결국 그의 말을 듣고, 따르고 하는 결정은 본인이 해야 하는 것이다. 멘토가 내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게 아니다.  




⑶ 내 질문을 받아줄 '분야별 전문가'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는가?

대부분 특정 물음에 이은 답변, 이것이 멘토와 멘티 간의 대화이다. 쉽게 말해, 굳이 멘토-멘티가 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굳이 평생을 책임질 정도로 특정 '숙원 사업'이 있지 않는 이상 의미는 없다. 설령 만족할 수 없다면, 다른 계통의 전문가를 통해 다른 이야기를 들으면 된다.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고 누구는 멘토이고 아니고를 구분 한다면, 이미 누군가를 멘토 삼으려는 마음 자체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저 내 고충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⑷ 멘토와 멘티의 관계가 형성되기 위해, 상호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멘토와 멘티는 어디까지나 쌍방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관계이다. 멘토는 멘티를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멘티가 원하는 무언가를 위해 기꺼이 도움이 되고자 해야 한다. 반대로 멘티는 멘토에게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멘토의 조언을 받아들여 스스로를 갈고닦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멘티가 멘토를, 멘토가 멘티를 상호 간의 선택한다. 관계의 중심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끊어진다면 이미 멘토-멘티의 사이가 아니다. 수년 만에 연락해서, 무언가를 물어보고 답하는 사이가 과연 멘토-멘티인가 말이다.




⑸ 멘토를 '내 문제를 마치 자신의 문제처럼 여겨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기대 수준이 너무 높다. 멘토도 사람이고, 자신의 삶이 있다. 어디까지나 조언자로서 가야 할 길에 대해 미리 걷거나 그와 관련된 다른 측면의 경험을 쌓고 있는 것뿐이다. 그것만으로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야 한다고 하면, 다소 가혹하다고 볼 수 있다.


**회사에 누군가 입사하면, 멘토-멘티의 관계를 임의로 설정해준다. 그리고 1년 동안 관련 프로그램을 운용하는데, 거의 의미가 없다. 적어도 멘토-멘티는 서로 기꺼이 그 관계를 받아들이는 이들끼리 맺는 것이고, 적어도 둘 사이의 연차 및 나이가 10년 넘게는 차이가 나야 가능하다. (대부분 대리-사원 수준이다.)




⑹ 멘토-멘티의 관계는 영원할 수 있다고 보는가?

어느 순간 멘티가 멘토보다 더 큰 성장을 경험할 수도 있다. 그 변화를 겪은 멘티가 멘토를 자신의 변화된 위치와 예전 중에 어떤 관점으로 보는가에 따라 지속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세상 일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믿고 시작해서는 안된다. 그건 과욕이다. 멘토와 멘티는 마치 회사와 직원과 같이 '상생의 관계'가 되지 않으면 지속 불가하다. 




⑺ 멘토의 멘토를 만나보거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가?

멘토-멘티 관계에서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다. 멘토도 누군가의 멘티일 수 있다. 그분이 모시던 멘토가 누구이고, 그 사람도 기꺼이 나의 멘토가 될 것인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 나의 멘토로부터 멘토를 소개받는다고 하면 어느 정도는 '인정'받았다는 이야기다.


**멘토의 완전무결함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다. 그도 불완전한 사람이다. 따라서, 내가 멘토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만큼 의미 없는 것은 없다.




⑻ 멘토에게 현실적 조언 이외에 기대하는 다른 것은 없는가?  

그래서, 딱 이만큼만 기대해야 한다. 다른 기대, 예를 들어 솔선수범 등의 모습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의 조언에는 작위적인 '나라면...' 보다, '멘토가 멘티의 입장이라면...' 등의 객관화된 입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약 멘토가 있다면, 분야별 멘토가 있는 것이 좋다. 내가 바라는 모든 면을 한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만큼 무리한 일은 없다. 꿈꾸는 이상형을 만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다.




⑼ 혹시 지금 멘토라고 생각한 이도, 나를 멘티라고 생각할까? (혹시 나만....?!)

가장 중요한 쌍방의 문제이다. 대부분 멘티들이 멘토를 자신만의 멘토라고 착각한다. 그리고 간혹 그를 우상화시키기도 하는데, 그럴 바에는 차라리 '종교에 심취'하는 것이 더 낫다. 참고로 멘토는 영웅이나 위인 같은 것이 아니다.


**멘토에게 인정받는 멘티가 되기 위한 노력은 의미 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나를 되돌아보는 것이 더 낫다.




누군가의 멘토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다

멘토 찾기만큼 소모적인 일은 없다.

나의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사람은 오직 나 하나뿐이다.



내가 멘토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멘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또 다른 멘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 모두가 자신보다 경험도 나이도 어린 멘티에게 영향을 줬어도, 멘토와 같은 삶을 살고 있지는 않다. 대부분 각자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어려운 순간에 도움을 얻기 위해 최소의 의미로 존재할 뿐이다. 딱 그만큼이다.


그들도 딱히 '답'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저 자신이 경험한 바에 의해 몇몇의 조언 정도만 가능할 뿐이다.  


따라서, 멘토를 찾고, 그에 대한 큰 기대를 걸고 '특정 깨우침'을 얻기 위해 따라 다니는 것만큼 비효율적인 일은 없다. 그 과정에서 그 사람(멘토)에 대한 실망과 함께 스스로에 대한 실망을 할 테니 말이다.

오히려 그 시간에 나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내가 원하는 것, 그것을 타인에게 발견하고, 이를 어떻게 쟁취했을지, 그 과정을 거꾸로 설계해보고, 스스로 해보다가, 안되면 그때 그 장본인에게 질문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려는 과정에서 멘토-멘티의 역할이 정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멘토가 되기 위하여 스스로를 단련하려는 노력이 백배 낫다. 또한, 그 고민을 일부 나눠줄 친구 및 동료를 많이 갖는 것이 더 값진 경험이 될지 모른다. 그리고 그 남는 시간에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이 값어치 있다.


왜 있지도 않고, 쉽게 나타나지도 않는 유니콘 같은 멘토를 찾아, 그들의 진심 어린(?) 조언을 얻기 위해, 이리 기웃거리기만 하는가 말이다. 잠시나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의존적 태도만큼 우매한 모습은 없다.



p.s 그래서 이직스쿨은 누군가의 '멘토'가 되기보다는 길을 잃은 사람을 위한 일시적 길잡이로서 인식되기를 바란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문제 해결의 논리적ㆍ합리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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