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년 동안 100여 명에게 같은 질문으로 얻어낸 결론
이직스쿨을 찾는 이들은 어딘가 모르게 주눅 들어 있고, 어렵지 않게 했던 일임에도, 무엇으로, 어떻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를 잃어버린 이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이를 분야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자존감 부족'이 원인이었다. 그리고 그 부족이 실력과 경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사전적 정의]
자신감(Confidence) : 어떤 일을 스스로의 능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
자존감(Self-esteem & Self-motivated) :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자신감은 "무언가를 할 수 있다 혹은 없다"를 결정하는 마음이다. 당연히 해왔던 혹은 해본 일이라고 하면,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 여기에 일반적인 조건이 붙는다. '잘'이라는 수식어로 표현되는, 사람마다 각자 다르게 평가하는 그 애매모호한 기준 말이다.
A. 실력 대비 자신감이 높은 경우(근자감), 평가하는 이가 당하는 이보다 실력이 높을 때 보통 이런 평가를 내린다. '부풀려졌다고' 말이다. 이럴 때는 대부분 비난과 조롱을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평가하는 이의 기대 수준을 높이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B. 실력 대비 자신감이 낮은 경우, 평가하는 이에게 겸손하다는 평가를 듣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실력만큼 일을 해도 욕먹지 않는다. 그들의 기대 수준 자체가 높지 않으니, 오히려 기대에 부응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A 보다는 B가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A와 B의 실력을 놓고 볼 때, B 보다 A가 본래 실력이 좋다 볼 수 있다면, 우리의 평가는 합당하다고 볼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나쁜 평가'를 듣지 않기 위해 B와 같은 태도를 요구받거나 혹은 유지할 것을 강요받는다. 심지어 B의 태도를 보이는 이를 더욱 실력이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우리의 이런 착각은 직장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된다. 다소 불필요한(?) 겸손이 때로는 없어서는 안 될 예의라고 생각하여, 그러한 태도를 갖추지 않은 이들을 지적하기도 하고, 심지어 그들을 조직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타입에 따른 조화'를 걱정하는 데에서 나타난 반응일 것이다. 소위 '물을 흐리는 것' 말이다.
그만큼 보는 사람이 어떤 관점에서 보는가에 따라 다르다. 진짜 실력을 판가름할 만한 객관적 기준(학생 때 시험을 통해 순위를 가르는 방법)이 없는 직장인에게 과연 '자신감'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네 직장인은 끊임없이 '질문'을 받는다. "잘할 수 있습니까? 혹은 잘하나요?" 하면서 실력에 따른 자신감을 테스트받는다. 이때 어떻게 답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럴 때에는 거꾸로 질문을 해보자. "얼마나 해야 잘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라고 말이다.
물론 이 질문도 '스스로 모자라지 않고, 당당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할 수 있는 반응. 보통은 자존감이 단단한 이들로부터 나올 수 있는 역질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실력과 자존감이 더욱 관계가 짙다. 실력의 절대적 평균값을 결정하는 것이 곧 '자존감'이다.
동시에, 자존감은 '나 다움'을 이야기한다. 자신을 존중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를 동기 부여하는 것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절대 타인과 같을 수 없고, 온전히 나로서 존중받을 만한 가치를 갖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타인의 평가는 참고일 뿐이고,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온전히 나 또는 함께 하는 이들과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 그 자체를 말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아이언맨이 피터(스파이더맨)에게 준 슈트를 빼앗으며 나눈 대화에서 피터가 아이언맨처럼 되고 싶다고 하니, 아이언맨은 "자신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랬다고, 그리고 슈트 없이 아무것도 아니면 슈트를 더더욱 가지면 안 된다."라고 하였다. 이것이 '자존감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 중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누군가를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모습을 통해 자존감을 나타내고, 그 위에 자신감과 실력을 쌓고, 여기에 겸손을 살짝 얹어, 자신이 실력 발휘할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 등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경력이 곧 실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력만큼의 경험을 쌓았고, 쌓은 만큼 다양하면서 수준 높은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나름의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거친 베테랑의 피, 땀, 눈물까지 더하면, 저평가하기 쉽지 않다.
우리가 상상하는 경력자의 상태는 위 그래프에서 '실력 A or B'와 같은 모습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떤 것이든 경력에 상응하는 실력을 모두에게 인정받고, 이를 적정해 보이는 '자존감 또는 자신감'이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조직 생활 속에 자존감은 점차 바닥을 향해 간다. 누군가의 지시와 명령 없이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으며, 늘 조직에서 말하는 루틴에 맞춰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원하는 만큼의 실력이 쌓일 리 없다. 설사, 실력 B를 갖고 있다고 해도, 충분한 '자존감'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서 '실력 A'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
낮아진 자존감이 아무리 실력을 떠받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자존감이 바닥을 기는 상황에서는 좀처럼 실력 또는 실력을 쌓을만한 기회를 스스로 찾거나, 실력을 입증할 기회를 애써 잡으려고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무기력해진다. 변화가 싫고, 그 변화로 인해 내 실력이 드러날까 봐 두렵기까지 하다.
스스로 저평가한 자존감 대비 실력은 좀처럼 오를 생각을 하지 않으니, 그냥 경력만 쌓는 꼴이 된다. 당연히 원하는 수준의 실력을 쌓을 만한 기회도 점차 축소되고, 조직에서도 업계에서도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기 어려운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자존감이 실력에 미치는 영향은 무서울 정도로 크다.
따라서, 자존감을 올려서 실력을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떠받쳐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 그래프상 실력 A와 B가 편차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흘러간 시간이 1년이라고 하면 대비한 효과(output)는 크지 않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면 쌓을수록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격차에 따라 회복 불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위험할 수 있다.
경력은 정직하다. 다만, 그 경력 대비 실력이 자존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하는 것이다. 같은 경력이라고 할지라도 어떤 마음 가짐 또는 상태에서 경험하는 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또한, 조직이 제공한 것과, 본인 스스로 만든 것, 이 둘을 어느 수준 및 단계에서 적절히 조합할 수 있는 가에 따라 또 다르다.
따라서, 이에 대한 Min-Max 구간을 보다 높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높은 자존감을 유지하는 것이 곧 경력에 버금 거거나, 상회하는 실력을 얻거나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실력 대비 '자존감'이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후, 1:1 코칭을 하게 되면 꼭 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 그가 가진 욕심, 욕구, 욕망을 깊이 있게 알기 위한 질문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간의 경험에 의해 주어진 사안에 대한 '취사선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그 본능을 표출하는 것이 '취향'이다. 취향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언가를 입고, 먹고, 소유 및 소비하는 모든 것이 우리의 취향을 대변한다. 그리고, 취향은 수면 아래, 심연(深淵) - 욕망(Desier)으로 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이는 바라는 이상형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내가 가진 욕구 및 욕망이 반영된 어떤 소유 및 소비가 곧 나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이 꼭 아이템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 또는 의사가 반영된) 행동도 이런 측면에서 해석 가능하다. 일에 있어, 어디에 더 많은 집중과 몰입을 보이는 가, 혹은 더 많은 에너지와 노력을 하는가에 따라 각기 다른 해석이 뒤따른다.
따라서, 위 그래프를 기준으로
취향 및 욕망 발견을 위한 질문을 해야 한다
당신이 좋아하는ㆍ관심 있는ㆍ잘 알거나 할 수 있는 것은 각각 무엇입니까?
그중에 좋아 보이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좋아하는 것 중에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를 어떤 기준으로 나누었고, 다른 것에도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준입니까?
적용 가능한 영역과 그렇지 못한 영역이 있다면,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세 부류의 공통점과 차이점의 분석을 통해 어떤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까?
공통점이 자신의 개성 또는 장점이라고 볼 수는 없나요? 있다면 왜 그렇게 되었다(경험)고 생각합니까?
공통점 중에 혹시 단점은 없습니까? 그렇다면 그것을 단점으로 꼽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현재와 내가 바라는 이상형과 어떤 부분에서 얼마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나마 내가 가진 영역 중에 어떤 부분이 이상형에 가깝게 왔다고 생각하십니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이를 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이상형에 가까워지기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을 했으며, 이때 성공과 실패는 무엇이었습니까?
기타 등등
최초 만들어진 각 영역(Like/Interest/Doing Well/Rold Model)의 데이터를 어떤 기준으로 그룹화하는가에 따라,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추가 질문을 '원하는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묻고, 또 묻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욕구 및 욕망을 합리적으로 추론하기 위한 추가 질문으로 갖고 있는 진짜 생각을 끄집어내야 한다.
위와 같은 질문을 하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자존감 하락의 원인'을 찾아 제거하기도 하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여러 활동을 기획하기도 한다. 물론 연습이 뒤따라야 하지만, 생각을 고치면, 그 생각이 고쳐졌음을 습관 또는 매크로(자동화)에 의해 확인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궁극적으로는 위 질문을 통해 진정으로 바라는 '인생의 목적'(지향점)이 무엇인지, 이를 정의할 수 없다면 어떤 이미지(몇몇의 단서)로 떠오르는지 등등 자신에게 확신을 불러일으켜주는 힌트를 얻고 이를 자존감 높이는데 활용해야 한다. 누군가를 막연하게 좇기보다는 나 다움(욕구 및 욕망)으로 부터 무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에 확신을 갖고, 이를 꾸준하게 연습하는 것이다.
그 연습은 자신의 욕구 및 욕망을 채우는 것,
그것이 현재 걷는 커리어를 기준으로
'꾸준히' 할 수 있는 크고 작은 활동이면 충분하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그런 측면의 자기 수련 활동이다. 누구 보다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대신에 '글을 쓰는 행위'는 싫다. 글을 전부 쓰고 나서, 퇴고하기 위해 글을 재차 읽을 때 기분이 좋다. 이를 좇아 계속 반복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그것이 행복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 훌륭한 마케터가 되고 싶어, 훌륭해 보이는 마케터를 찾아다니며, 그들과 직간접적 관계를 맺고, 그들의 노하우를 접하고, 그 노하우를 얻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고, 그 과정을 직접 해보고, 나에게 맞고 맞지 않는 것을 골라내어 체득하였다.
이렇게 닮고 싶은 다양한 이들의 대상, 방법 등을 계속 바꿔가며 시도하다 보면, 원하는 나름의 누군가가 되어있을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물론 어떤 사람이 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자존감은 올라가고, 그에 걸맞은 실력도 입증하며 쌓고 있다고 느낀다.
그만큼, 하락한 자존감을 정상의 궤도로 올리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실력도 올라간다. 그것도 일시적인 것이 아닌, 영속적으로 말이다. 자존감이 실력을 떠받치고, 실력이 향상할 수 있는 가능성 및 이에 대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도 제공한다.
건강한 자존감이 곧 원하는 일로 성장할 기회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 그것이 진짜 ‘커리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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