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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Mar 11. 2021

회사가 망했어요

그렇다고 내가 망한 것은 아닙니다. '다음'을 준비해야죠.

아래 대화는 '자신이 다니던 회사가 망해버린' 이와 상담에서 나눈 대화를 압축하여 전합니다.

Q. 제가 다니던 회사는 나름 업계에서 건실한 편에 속했습니다. 지난 00년 동안 꾸준하게 성장했고, 덩달아 저도 성장하는 듯한 느낌에 최대한 회사가 가자는 데로 따라갔고,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악화되더니 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제가 모시던 대표님이 폐업을 선언하시더군요.

A. 괜찮으세요? 열심히 일했던 회사인데, 정도 많이 들었을 거고, 같이 일했던 사람들과의 이별도 참 안타깝네요. 퇴직금은 받을 수 있나요? 혹시 밀린 월급은... 그마저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면 정말 최악인데요.


Q. 다행히도 대표님이 그런 부분에서는 깔끔하신 편이라 그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멀쩡히 잘 다니던 회사가 사라진다고 하니 그게 참 허무하고 허탈합니다. 물론 다른 회사에 다시 가야겠지만, 그래도 아쉽다는 생각 때문에 당분간 마음 추스리기 위해서 조금 쉬려고 합니다. 그 정도는 괜찮죠...?

A. 네 조금 쉬는 정도야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대신에, 쉴 때 쉬더라도 내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 내가 다녔던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해서 어떤 류의 가치를 만들어 냈고', 혹여 그것들이 혹시 시장과 고객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정도의 수준이었는지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또한, 회사가 망한 원인도 함께 생각해봐야겠죠. 마치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했던 것처럼 일종의 '오답 노트'를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그 오답노트 속에는 '다음에 더 나아진 자신을 만들거나, 더욱 나도 시장과 고객도 바라는 내가 만들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한 다양한 '접근'이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학교와 달리 직장과 비즈니스는 정답이 없으니까요. 가장 합리적 접근에 따른 방법과 과정, 그리고 결과까지 '말이 되게, 누구나 이해되도록' 만들어야죠.





사람이 회사(조직)를 만드는 이유는

신(GOD)에 가까워지기 위한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래서 회사를 시작할 때는

'망할 때'를 생각하고 시작하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

생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비즈니스 목적의 대전제를

리더 자신이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용기 있게 증명하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직장인은 다르다.

그들은 '직장(職場)'을 다니는 것뿐이다.

리더의 용기에 감화되어 충성을 다하는게 아니라,

리더가 되기 위한 전철을 밟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여러 경험을 쌓으며 돈을 버는 것이다.  

직장인의 목적은 리더의 목적과 같을 수 없다.

따라서, 리더가 하던 회사가 망했다고,

나도 같이 망한 게 아니라,

누군가 망하는 경험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귀중한 경험을 한 것이다.




회사와 나를

동일시하기보다는

커리어에 몰입하세요.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이들 중, 일을 열심히 그리고 잘하려는 사람들이 가지는 일과 직장에 대한 태도는 '헌신적'입니다. 이들은 최대한 노력을 해서 더 좋은 결과를 얻고자 합니다. 그 결과가 내가 다니는 회사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며, 스스로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을 기대합니다.


그 기대와 믿음은 점차 거대해지다 못해 과도해집니다.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회사와 관련한 이런저런 경험이 쌓이면서 '회사 속 나와 회사 바깥의 또 다른 나'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결국 이 둘을 '하나'로 인식하기에 이릅니다. "내가 회사이고, 회사가 나라고..."


사실 이런 부분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다들 '회사는 회사, 나는 나'라고 하니까, 이런 분위기에 자신만 아니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자신만 과도하게 충성하는 듯 보이면 뭔가 멋이 없는 것처럼 느낍니다. 또한, 특별히 어떤 직책을 맡고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나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감정적 몰입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루에 적어도 1/3 정도를 회사에서 지내고 있고, 늘 보게 되는, 심지어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낼지도 모르는 이들과 조금 더 '가깝다고 생각'을 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일정 수준 이상의 구성원 간의 유대감 혹은 공감대'없이는 한 조직으로 볼 수 없다는 연구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회사에 대한 몰입 또는 과도한 충성'은 적절한 접근이 아닙니다. 그 보다는 '일 또는 내 커리어에 대한 현명한 몰입'이 적절한 태도입니다. 예를 들어, '열심히 하는 이유'는 회사를 잘되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잘되기 위함이어야 합니다.


내가 잘해야, 남도 잘할 수 있게 도울 수 있고, 결국에는 우리 회사가 잘 되는데 여러모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가진 힘을 '남을 돕거나, 회사를 키우는데 보태는 것', 대신에 회사가 제공한 '한정된 자리(책임과 역할)'에서 최대화해보는 것입니다. 그게 회사를 위한 길이고, 미래의 나를 위한 투자가 됩니다.


따라서, 회사와는 '일로 만난 사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것이 '만남과 헤어짐의 기준'이 됩니다. 회사가 더 이상 내가 원하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에 놓인다면 계속해서 함께 할 수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내가 주어진 책임을 적절히 수행하는 것과 관계없이 회사는 나와 다른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 침몰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최대한 막기 위해 노력은 하겠지만, 이를 혼자만의 힘으로 영화나 드라마처럼 역전의 기회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게 직장인이 가진 직장 속의 한계입니다.


따라서, 그 한계치를 점차 갱신하며 자신의 커리어의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직장 내에서 도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할 만큼 했다 또는 해보고 싶을 만큼 다 했다'라고 하면, 회사의 존재 유무와 관계없이 내 성장을 위해 이전과는 다른 선택(이직, 창업)을 해볼 수 있는 상황과 조건이 된 것입니다. 새로운 도전을 여러 현실들을 고려하여 그때를 놓치지 않고 여러 방향과 단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시도해봐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존폐가 아닙니다. 그 존립과 내 존재와는 큰 관련이 없습니다. 망한 회사를 다녔다고 해서 내 커리어도 같이 망한 것은 아닙니다. (내가 회사를 망하게 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따라서, 그 보다는 '현실적 다음 선택'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아, 대신에 눈 앞의 선택이 아니라 그 너머의 선택(방향)에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 속의 시간도 늘 '미래'를 향해 흐르고 있고, 그만큼의 기대가 미래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지기를 원한다면 말이죠.




[할 수 있는 현실적 조치]

"우리 회사는 왜 망했을까?"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그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보는 것(객관화)입니다.


탐색의 관점 및 기준은 회사 내의 우리가 가진 일하는 문화, 시스템, 각자에게 배분된 책임에 비례한 목적과 목표 등의 균형과 이에 대한 상호 교환의 방식과 방법 등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부의 활동'이 얼마나 '고객 지향적 모습'을 띄고 있었고(고객의 여러 채널 속 반응을 통해), 이들을 리더가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조율해왔는지'가 중요합니다.


또한, 회사를 만들고 키우는 과정에서 시장(고객)과 어떤 상호작용을 해왔으며, 이를 ⌈비용 대비 가격 또는 가격 대비 가치⌋중에 어떤 부분에 더욱 중점을 두고 전략을 펼쳐왔으며, 이때 그 전략에 대한 시장과 고객의 반응은 우리의 매출과 이익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에 대하여 따져봐야 합니다.


아직 충분한 경험이 없다면, '명확한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럼, 아는 만큼 정리해보고, 그게 과연 올바른 분석 내용인지를 주변과 나눠보시기 바랍니다. 단,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탓'하는 내용만이 나온다면 여전히 '감정적 몰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내 커리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고, '했던 업무'를 통해 답변해보는 것입니다.

"나는 회사가 맡긴 포지션상에서 무엇을 통해 나와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려 했는가?"


여기서 핵심은 '주체적 또는 자발적으로 했던 일'과 '조직의 요구에 했던 일'로 나눠서 보는 것입니다. 각각 어떤 일들이 여기에 해당되고, 이것이 내/외부에 어떤 영향과 가치를 제공하려고 했던 일인지 그 연결고리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때 이러한 일이 '새로운 연결 또는 기존 연결의 성장 및 극대화'의 성과지향적인 일이었는지, 혹은 '기존의 연결 등을 유지보수'하는 일이었는지를 따져봅니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나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된 이들과의 함께 했던 일(업무)을 할 때, 과정상 어떤 변수가 존재했고, 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처리 방식의 일관된 접근 및 나만의 특수한 방법론은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보고 '일정한 기준'하에 정리(기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은 후에 '자신이 했던 일을 설명(Showing) 하기 위함도',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 일을 만들고 관리'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또한, 과거에 했던 방식을 그대로 또는 일부 바꿔서 인용할 수 있는 좋은 기억이 아니라, 지적 자산(Intellectual Property)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더 이상 '감각만 동원'해서 일하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흥했든 망했든 귀중한 경험을 가치 있게 재사용하기 위해

(업무 관련) 사실과 생각을 기록 및 정리하는 평소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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