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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Dec 28. 2021

일을 잘 시킬 줄 아세요?

내가 나에게 일을 잘 시켜야만, 일을 잘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일을 잘하는 것에만 신경 쓰지, 일이 잘 되는 것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왜 그런지는 이해된다. 대부분 자신의 발 밑에 이루어지는 상황만 책임지면 되니까. 여기서 발 밑은 딱 내가 해야 할 일(역할)을 중심으로 볼 때이다. 그런데, 점차 경력이 쌓이고 뜻하지 않게 직책자가 되는 순간 당황한다. 나를 포함 타인에게 어떻게 일을 시킬 줄 모르고, 단순히 '일을 분배하면 된다'라고 생각한다. 거기서부터 조직의 무능력은 시작된다.




우리는 일을 시키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일을 잘 시키세요?" 

조직에서 누군가에게 일을 시킬만한 권한을 지닌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자신의 일을 하기'에 바쁘고, 그걸 하루 종일 붙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권한을 가지기까지는 짧게는 수년이 걸리기 일쑤다. 거기에 그 과정에서도 자신에게 일을 시키는 이가 '잘 시키는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기도 어렵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에게 일을 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시기에도 그 권한을 잘 행사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


원인을 '학교 공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학교에서는 알아야 되는 것을 알려준다. 최소한의 정상적 사회생활에 필요한 상식과 교양 그 이상의 전문성의 기초 영역(대학과정)에 까지 말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문제를 내는 권한'은 공부를 하는 '나에게' 없다. 나에게 공부를 시키는 '선생님을 포함한 다수의 어른들'이 쥐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들에게 잘 보여야 더 높거나 좋은 점수를 받는 것(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에 중독된다.

우리는 학교에서부터 이미 정의된 문제를 푸는 것부터 배운다. 모두가 알아야 한다는 제반 지식이 있고, 그걸 머릿속에 담아 일종의 '퀴즈(Quiz)'를 푸는 것이다. 모두가 그 퀴즈를 더욱 잘 풀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무드가 형성된 곳이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지금의) 학교'이다.

그리고, 학생 때 만들어진 문제 해결의 메커니즘(주어진 문제를 제한 시간 내에 풀어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은 직장 생활로 이어진다. 직장에서도 스스로 문제를 찾기보다는, 우선 '문제가 된다는 부분(맡은 바 책임 영역)을 부여받아 그 부분을 열심히 닦고 기름칠하기 바쁘다. 어떻게 해서든 문제를 풀어야 하는 최소 및 최대의 기간에 상급자가 기대하는 성과 또는 실적을 만들어야 한다. 모두가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믿고 있다.


직장에 국한된 문제만을 풀 줄 아는 사람이 된다

최소한 조직이 만들고자 하는 가치, 함께 일하는 이들, 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지 철저히 '경험에 의해 파악'하고, 게다가 오래도록 같거나 유사한 일을 하면서 우리 조직의 일하는 방식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만큼은' 문제를 잘 푸는 멋진 사람이 된다. 문제는 그게 타 조직에서 통하지 않거나, 조직의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따라 '유한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점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때는 이미 늦었거나, 많이 뒤처져있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다.


시야를 넓혀 더 많은 경험을 하면,

기존의 틀을 깨거나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혹자는 그 직장을 '산업, 시장, 고객의 관점'에서 기르면 충분하다고도 한다. 이 부분에 대해 동의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해당 직장에서나 통용되는 방법론(Methodology)'이 아니라, 조금 더 범용적인 원리를 익혔을 때 해당된다. 게다가 더 넓은 시야를 갖기 위해서는 '일을 시작할 때부터, 업무보다는 우리 사업에 대한 포괄적 이해를 동반한 교육과 훈련(OJT)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직 속 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사치에 가까운 활동이다. 대다수가 당장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을 뽑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가로이 책상머리에 앉아 OJT를 받으며 무럭무럭 자랄 때까지 기다려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일을 시키는 법을 익히기 위한 사고 훈련이 필요하다

앞서 "우리는 (늦지 않게 스스로가)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무의식의 압박'을 자신에게 주고 있다"라고 했다. 따라서, 이 영역 속 자리 잡은 무의식부터 제거 및 교체해야 한다. 게다가 "업무상 모든 일을 나 스스로 할 수 없고, 딱 해결 직전(리더의 의사결정)까지만 데려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 또 명심하는 것이다. 그걸로 내가 해야 하는 일을 나만 하면 끝이 아니라, 함께 하여 일이 되게 만드는 것을 우선시하는 접근을 하는 것이다. 설령 나에게 나 혼자서 해야 하는 업무가 주어졌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내가 하든 누군가와 함께 하든 ‘일을 시키는 건 같은 원리’이기 때문에, 그 원리를 내가 일하는 영역에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하우만 갖추어도 최소한 누군가의 걸림돌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 관련 총책임은 온전히 리더에게 있다. 

따라서, 내 (유한) 책임의 한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타인과 업무상 역할을 위주로 단순한 나누기보다는 '타인을 포함시켜 업무를 한다'라고 생각하며 일을 하게 되면 보다 효과적으로 일을 분배하고 합치는 작업을 해낼 수 있다. 업무 현장 속 순발력 있는 대처가 곧 훈련이자 실전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나에게 일을 시킨다는 개념을 담은 의식적 대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일을 시키는 법의 시작은

'나'부터이다.


일을 나누는 것부터가 일의 시작이 아니다.

일이 오가는 업무 현장을 외부 전문가의 입장에서 들여다보면, "일을 잘 시키지 못해 발생하는 현장 속 비효율"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1) 굳이 하지 않아도 되거나, (2) 리더의 요구에 맞춘 속도와 리듬에 지배되거나, (3) 방법론 적으로 혼자 하면 안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떠안으며 하려' 하거나, (4) 함께 해도 전체 일을 먼저 나눠주기보다는 내 것을 먼저 덜어놓고 나머지를 주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렇게 일을 하는 건 조직의 리더뿐이다. 따라서, 리더가 아니라면, 이런 접근은 때로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위의 4가지 경우의 공통점은 "일이 되는 것보다, 내가 그 일을 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그리고, 그 일을 하는데 필요한 방법이나 과정도 나에게 맞춰져 있다. 철저히 나 중심으로 맞춰져 돌아가야 일이 잘되는 것처럼 착각한다.


또한, (수동적으로) 누군가 시킨 일을 하는 것도 비슷하다. 그 일을 하면서도 '일을 시킨 이의 의중, 그 일의 목적과 목표, 그 일을 해결하는 데까지 필요한 재원 조달, 타인의 참여, 진행사항을 공유하는 법 등'을 꼼꼼히 챙기지 않는다. 기존의 유사한 패턴과 과정을 고려하여 '적당히' 맞추려고만 한다.


문제는 '나 중심의 해석과 적용'에 있다. 

완벽해야만 하는 나(개인) 중심의 주도적 해석도, 기존의 방식에 최적화하여 효율화했다는 것도 모두 '자의적 해석'에 비롯된다. 거기에 타인의 인정이 더해지면 기고만장해진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검열과 검증 등이 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객관적 잣대는 쉽게 생기지 않는다. 자신을 믿되, 자신의 일(과정과 결과)을 의심하고, 조금 더 나은 방법과 과정을 탐색하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어야 한다.


타인에게 묻거나 확인하는 대화 연습이 뒤따라야 한다. 

너무 일일이 물어봐도 문제지만, 너무 묻지 않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논의(상의와 협의)하는 법을 익히거나, 모든 업무에 '논의 과정'을 넣어 연결된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타인과 대화하는 법을 익힐 수 있게 된다. 단순히 Small Talk가 아닌, 업무상 꼭 나누어야 하는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나아가 공동의 책임 영역의 효율적 분배 등도 만들어 볼 수 있다.


내가 나서서 해결해야 진짜 일을 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공을 가져가는 것도 좋지만, '일을 그르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할당량'을 부여받으며, '무한 책임(Responsibility)의 무거운 마음'을 다스리는 법부터 배우기 때문에, 이를 감당하기 위한 고군분투에 익숙해진다. 그걸 실제 책임지는 자신의 모습이 때론 영웅(Hero) 같아 대견하기도 하다. 문제는 그 마음은 영원할 수 없다. 따라서, 적절한 마음 수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 조직 적응에 실패한다. 그런데, 그 실패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면서부터 무한정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혼자가 아닌, 함께 일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해야 한다.

영웅심리 기반의 인정(마음)이 영원할 수 없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시스템'을 다듬어야 한다.

(1) 나 또는 우리의 업무상 목표를 확인(문제를 검증하고 정의 내리는 과정)한다.  

(2) 정의된  문제를 풀기 위한 최적의 경로(과정)를 설정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방법론을 탐색한다.

(3) 설정된 경로의 공동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의사결정 과정을 이끌거나 동참하며, 최적의 Solutions 확보에 이바지한다.

(4) 실행(문제 해결) 과정에서 상호 간의 합을 맞춰가며 여러 변수 등에 대응하며 최초로 세운 목적과 목표에 대한 유연한 접근을 놓지 않는다.

(5) 업무 완수 이후에는 거쳐간 단계별 (예측 밖의 여러) 이슈에 대한 올바른 대응법에 대한 피드백을 한 이후에, 다음의 (유사) 업무에 차용할 것과 다음에 이어질 업무 등을 기획한다.

위 시스템은 절대 혼자서만 잘하거나 돋보이기 위하여 만들어져는 안된다. 오로지 우리가 잘 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그 잘되어가는 과정을 모두가 공유하여 성과는 조직이 가져가고, 과정상 얻어지는 성취는 개인이 충분히 가져가서 '동기부여'하기 위함이다. 게다가 자신이 포함된 조직 내 업무상 책임 영역을 매회 (재)확인하며, 조직 내 차지하고 있는 비중(조직 내부의 퍼스널 브랜딩의 꽃을 피우는 작업)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다.


결국, 답은 내 생각에 달려 있다.

"얼마나 일을 잘하고 싶은가?"가 아니라, "얼마나 우리의 일이 잘 되기를 바라는가?"에 달려있다. 이 마음은 조직에 속하여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선한 마음'이다. 그 선한 마음을 기반으로 타인과의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조심스럽지만 적극적인 모습(태도)을 보이는 것이다.




문제를 내는 이와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자


입장을 잠시 바꿔보자.

우리는 나 또는 타인에게 문제를 내기보다는, 그 답을 맞혀야 하는 입장에 서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 맞히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학교의 패턴이 직장까지 이어져, 그 문제의 적기의 해결이 곧 '일을 잘한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일이 되는 것이다.


문제 푸는 것을 잠시 멈추고,

출제자에게 질문을 던지자

현실적으로 '문제를 푸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문제의 답을 맞히는 것에 익숙해진 상황에 있다. 그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출제자의 변화를 계속 기다리거나,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출제자에게 거꾸로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이 일은 왜(Why) 해야 하나요?

이 일을 언제까지(When) 하면 될까요?

이 일의 결과로 기대하는 바(What)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 일을 진행하면서 꼭 공동으로 확인(How to, Process)해봐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이 일을 하며, 꼭 염두해야 하거나,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이 일에 특별히 함께 참여해야 하는 사람이나, 필요한 재원이 있을까요?

위의 질문을 통해 일의 목적과 목표를 확인하고, 동시에 일을 해가며 주의해야 하는 부분에 대하여 재차 확인이 가능하다. 게다가 누군가 이러한 방식과 방향(Methodology)으로 하다 보면, 우리만의 일하는 문화(Orgs Culture)가 될 수도 있다.

내가 문제를 내고,

그 문제를 풀어도 원리는 같다.

문제를 푸는 쪽에서 내는 쪽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하는 일을 보다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위와 같은 생각의 전환과 실제 일을 하는 방식의 변화는 꼭 필요하다. 단, 타인에게 다짜고짜 질문을 던지기 어렵다면, 보다 부드럽게 전달하여 오해하지 않는 표현 방식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이 필요하다. 내가 나에게 일을 시키는 것도, 남에게 일을 시키는 것도 모두가 '(합리적 수준과 내용의) 대화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핵심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어떤 책임(고민)을 함께 짊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공유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일을 함께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 생각에 이견이 없다면 내가 나에게 또는 서로가 서로에게 일을 잘 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생각보다 조직 내에서 '대화 다운 대화'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로 인해 일이 잘 되지 않거나 어딘가 막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그 느낌의 해소를 위해서라도 진솔한 대화를 이끌어 '일을 잘 시키는 법'을 익혀야 한다. 그 시작은 '적절한 질문'이고, 그걸로 대화는 뭔가 비효율적으로 주변을 맴도는 것 같아도, 서로를 이해하거나 진심을 전하여 일이 잘 되도록 하는 힘을 가질 수 있다.


단, 조직 내의 대화는 Business Communication이며, 철저히 조직의 목적과 목표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조직이 정한 방법과 패턴 등이 수면 위에 모두가 인식하도록 존재해야만 한다. 따라서, 상호 간의 호칭부터 대화의 방법까지도 합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합의하는 과정도 충분한 논의(상의-협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리고 결정된 내용은 조직이 정한 상식선의 합의가 현장 속에서 잘 지켜져야만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깨지지 않을 수 있으며, 이 부분의 과정과 결과를 끊임없이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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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이직스쿨 김영학 대표. 15년차 전략 컨설턴트.

6년이 넘는 동안 1,500여 명의 직장인을 만나 커리어 코칭을 했고, 함께한 사람들이 스타트업 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로 취업하는 것을 도왔다. 또한 수년간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전략 기반의 비즈니스 컨설팅을 했으며, 현재는 스타트업 전문 비즈니스 코치로도 활동 중이다. 또한, 직장생활과 커리어에 인사이트를 주는 글을 꾸준히 쓰고 있으며 〈이코노믹리뷰〉에 ‘직장에서 생존’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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