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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Jun 08. 2024

젊음의 거리에 공연을 하니 살맛 난다

오랜만에 젊음의 거리로 다. 길을 걷다가 골목어귀에  사람들이 많다. 골목마다 자리를 잡고 음식점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다. 낮술 하기 좋은 날씨다. 멀리서 아는 형이 지나간다. 식사하러 가는 모양이다.

젊은 연인이 지나간다. 남자는 너스레를 떨면서 말한다. "월세 60에 보증금 몇천만 원? 별거 아니야." 여자는 슬그머니 믿지 못한 표정으로 위로 쳐다보면서, "진짜?" 그 말에 왠지 웃음이 났다. 실없는 놈처럼 웃음이 났다. 떡볶이가게에 아이와 아주머니가 앉아서 간식을 먹고 있다. 맞은편 커피가게에는  젊은 사람들로 북쩍였다. 사람진짜 많다. 거리 곳곳에 연극을 보러 줄을 서있다. 맑은 하늘과 구름 사이로 공원에는 버스킹을 하는 사람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한쪽에는 시와 함께하는 연극인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 무대를 이루었고, 반대편에는 젊은 층의 밴드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신이 나서 사진을 찍는 젊은 여성, 진개를 끌고 있는 청년, 젊은 연인들이 모여 있다.

보컬 여자가 박해경에 고백이라는 노래를 부른다. 대학교에 입학해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듣던 노래였다. 급 추억이 소환된다. 사람들은 버스킹 하는 밴드 주변으로 모여든다. 흥얼거리며 노래가 절로 나온다. 몸은 좌우반동으로 움직이는데, 앞에 기웃거리던 젊은 여성 두 명은 갑자기 헤드뱅이하듯이 머리를 흔든다. 신이 났다. 덩달아 아주머니, 아저씨들도 좌우반동을 하신다. 노래가 끝났다. 박수가 절로 나온다. 이어서 윤도현 밴드 노래와 요즘 유행하는 곡부터 잔잔한 노래가 울려 퍼진다. 사람 사는 맛이 난다. 공연장에 온 것처럼 느껴진다. 보컬은 기타리스트에게 마이크를 넘기며 노래를 하라고 한다. 기타리스트 급당황했지만, 노래를 잘 못 불러도 최선을 다해 부르니, 웃음이 절로 난다. 아. 잊고 있었다.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을. 한 시간 가까이 본 것 같다. 가야 할 시간이다.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빼곡하다. 오늘 다 놀러 나온 것 같다. 연인과 가족, 싱글 모두 다 나왔다. 주말에 이곳에 와야겠다. 노래공연 보러 가끔 가야겠다. 흥이 난다. 아. 살맛 난다. 저녁시간이 되니깐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바람이 불고, 해가 저물고, 야외 테이블에 치킨에 생맥 한잔 하는 사람, 삼겹살을 구워 연기가 난다. 횟집에는 소주와 회로, 맥주집에는 이야기가 흘러 시끌시끌 거린다. 살 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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