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같은 발표를 100번 이상 반복 했을 때 생기는 일

by 빈센트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건 비효율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과거에는 기계적인 반복을 하는 일에 큰 가치를 두지 않았다.


링글 튜터 중 '브랜드 앰배서더' 선발을 위한 info session을 재작년부터 100회 이상 진행하며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 세션에는 보통 1명, 많으면 2-3명이 참여한다. 매번 똑같은 자료와 내용을 반복한다.


처음에는 '이걸 계속 반복하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녹화 영상으로 대체해야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무언가를 수십, 수백 번 반복하다 보니 몇 가지 깨달음이 생겼다.


1️⃣ 반복은 디테일을 발견하게 만든다.


처음엔 몰랐던 Killer content나 효과적인 Selling point, 혹은 상대방이 주목하는 포인트가 반복 속에서 자연스럽게 파악이 된다. 상대방의 표정과 반응을 관찰하며


'오? 이 부분은 먹히내?'

'아! 이건 별로구나'


를 실시간으로 깨닫고 수정하며 더 좋은 피치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2️⃣ 반복은 미팅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세계 최고의 운동선수들이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공을 가지고 논다'는 느낌이 든다. 이처럼 수많은 반복 속에서 얻은 탄탄한 기본기는 예상치 못한 질문이나 대화의 흐름이 달라져도 당황하지 않는 자신감을 준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대화를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발표에 익숙해질수록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상황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이끌 수 있었다.


3️⃣ 반복은 심리적 여유를 만들어준다.


처음엔 긴장하던 내용도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하다 보면 툭 치면 바로 입에서 나올 정도로 자연스러워진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또 언제 어디서라도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는 약간의 자신감 같은게 생겼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