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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라는 프레임에서 빠져 나오는 연습

by 빈센트

공공장소에서 초딩들한테 "아저씨" 라는 말을 종종 듣고 있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몇 번 듣다 보니 점점 익숙해진다. 이제 나도 진짜 청년에서 중년으로 넘어가는구나, 나이가 들어간다는 사실이 체감되기 시작한다.


요즘에는 내 나이에 0.8을 곱하면 ‘요즘 나이’ 라고 한다. 기대수명도, 은퇴 시기도 달라졌다는 뜻이다. 예전보다 훨씬 오래 일하고, 오래 살아간다. 그만큼 나이의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과거의 기준으로 나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분명 존재한다.


한살 한살 나이가 들수록 체감하게 된다. 특히 한국에서는 (옛날보다는 덜하지만) 나이와 관련된 고정관념이 유독 강하기 때문이다. 20대에는 취업을 해야 하고, 30대 초반에는 결혼을 해야 하며, 30대 중후반에는 아이를 낳아야 한다. 직장 안에서도 나이에 따라 기대되는 역할과 위치가 정해져 있다.


예전보다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느낌도 점점 강해진다. 이직의 기회는 줄어들 것이고, 창업이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가능성도 자연스레 작아질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책임져야 할 것도 많아지고, 인생의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이의 무게에 짖눌려 스스로 작아지는 내 모습이 싫다. ‘이 나이에 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 ‘지금 도전하기엔 너무 늦은 건 아닐까’ 라는 의심. 그런 생각에 나 자신이 갇히는 게 싫다. 나이라는 숫자에 스스로의 가능성을 가두는 모습이 너무 싫다. 앞으로 나이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질 것이다.


애써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계속해서 스스로 되새긴다. 53세에 맥도날드를 창업한 레이 크록, 60대에 KFC를 창업한 커넬 샌더스, 그리고 40대에 셀트리온 창업하고, 지금은 65세의 나이에 또 다른 스타트업을 시작한 서정진 회장님처럼 말이다.


나이가 많아도 새로운 시작이나 도전을 할 수 있지만 몇 가지 조건이 있는 것 같다. 이는 회사에서 (잘리지 않고) 경쟁력 있는 팀원으로 끊임없이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첫째,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움을 멈추면 안된다. 뭐든지 새로운 것을 계속 배워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는 AI 시대에는 더더욱.


둘째, 체력과 건강을 잘 관리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행할 수 있는 에너지가 없으면 의미 없다. 실행할 수 없다.


셋째, 스스로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사람이 인생을 살다보면 크고 작은 도전을 해야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회사의 새로운 직무나 프로젝트일 수도 있고, 개인적인 목표나 취미와 관련된 일일 수도 있다. 만약 그것이 정말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이라면 ‘나이’ 라는 틀에 갖혀 포기하지 않기를 스스로에게 바란다. 세상이 정한 고정관념을 넘어, 스스로 세운 꿈과 가능성에 집중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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