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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Feb 09. 2022

777 뒤에 들어갑니다 난류를 조심하세요.

동쪽에서 Straight In으로 들어오는 항공기들로 인해 생각보다 길게 다운 윈드가 늘어지더니 급기야 20마일을 넘겨서야 베이스 턴 지시가 나왔다.

몇 시간 전에 플로리다나 앨라배마에서 출발한 리즈널 에어 소형 항공기들이다.

“Caution Wake Turbulence You are following Heavy Boeing Triple Seven!”

내 뒤를 따르는 CRJ에게  관제사가 난류 경고를 주는 사이 난 비행 가방에서 검은색 챙이 달린 노쓰 페이스 모자를 꺼내 썼다.

저녁 4시를 넘긴 시각으로 두바이를 출발한 지 16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전방 기는 약 5마일 앞에 TCAS로 확인이 되는데 아직까진 속도를 급격히 줄이진 않은 것 같았다.

“Clear to Intercept Localizer Runway 26 Left, Airport is your Two O’clock Report Insight!”

주변시로 부기장이 내쪽을 돌아보는 것이 보인다.

그 뜻은 말은 안 했지만

“어쩔까요? 보인다고 할까요?”

쓰러스트 레버에 올려두었던 오른손을 잠시 들어 올려 활주로 쪽은 보지도 않은 채 엄지 손가락만 쭉 치켜올린다.

사실 20 마일이 넘게 떨어져 게다가 선회 중이어서 내다볼 필요도 없었다. 너무 멀다.

지금 기장의 관심은 내 앞에 먼저 비줠접근 허가를 받은 항공기와 나 사이의 간격 분리이지 활주로를 직접 눈으로 보고 말구는 안중에 없었다.

언제 속도를 얼마나 줄여야 자연스럽게 간격 분리를 최소 3마일 정도까지만 줄일 수 있을까가 나의 관심사다.

서서히 속도를 180 나트까지 줄이려 먼저 플랩을 Five까지 내리자 역시 

“211 Reduce Speed 180!”

휴스턴 관제사와 내가 같은 생각이다. 이러면 이제 완벽해진 거다.

관제사와 조종사의 상황인식이 일치된 거다.

1000피트 정도를 지나며 CRJ 전방기가 High Speed Exit으로 활주로를 지체 없이 물 흐르듯 개방하는 것이 보인다.

“211 You are Clear to Land Runway 26L”

활주로를 개방한 후에 돌아본 파이널엔 

나를 따르던 CRJ가 멀치감치 거리를 벌린 채 조심스럽게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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