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비행 중에
문득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본다.
잘 다려진 반듯한 조종복으로도 가릴 수 없는 푸석한 피부와 눈가에 깊게 파인 주름들이 보인다.
이번생에서 나의 생각을 담아준 인웅이가 어느새 나이가 들어간다.
머지않아 이 몸이 더 이상 기억을 담을 수 없을 만큼 약해지는 날이 오겠지.
그날 먼지처럼 흩어질 나의 에너지를 바라본다.
흩어진 나의 에너지가 널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정말 잠시라도 그럴 수만 있다면
인웅아! 난 분명 네가 많이 그리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