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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스텐바이 티켓

by 캡틴 제이



스텐바이 티켓은 통상 출발직전이 되어서야 좌석을 내어준다.

자카르타공항에 차가 막힐걸 고려해 조금 일찍 호텔을 나섰다.

출발을 두 시간 이상 남긴 이른 시간에 체크인 데스크에 아내와 나의 여권을 들이밀었다.

안될걸 뻔히 알면서도 일단 얼굴이라도 보여야 한다. 운이 좋으면 보딩페스를 바로 받기도 한다.

여권을 받아 든 여직원이 언뜻 잘못 보면 오해할만한 차갑고 맹숭한 얼굴로

"1시간 있다가 오세요."

"흐음......"

여기서 순간 장난기가 발동했다.

계약직원이 아닌 회사지점 직원들이 마침 옆에 다가와 있었다.

"한 가지 거래를 제안하고 싶은데.."
뭔 소리인가 싶어 다가선다.

"거래요?"

내가 종종 써먹는 방법인데 결과는 신통치 않지만 나름 '효과'는 확실하다.

"지금 보딩페스를 주면 다음번에 올 때 10분 일찍 푸시백(출발) 할게요."

중년의 자카르타 지점 직원 둘이 동시에 빵 터졌다.

"ㅍㅎㅎㅎ. 기장님, 표 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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