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틴 제이 Jun 29. 2024

보복 운전

회사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조종사 숙소촌에 커뮤니티 센터가 있는데 그 안에 회사 병원이 들어와 있다.

조종사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진료를 하니 편리하기가 그지없다.

오늘 아침 진료를 마치고 차를 몰아 숙소촌을 막 나섰는데

저 앞에 나란히 달리던 차량 두대가 조금 이상하다.

흰색 SUV가 앞으로 나아가자 그 옆 레인에 있던 쥐색 테슬라가 그 앞을 가로막는다. 테슬라의 왼쪽 바퀴가 차선을 넘어가는가 싶더니 두 차 모두 도로 한가운데 위태롭게 정지했다.  이어 테슬라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뭔가를 항의하는 듯싶더니 이내 다시 앞으로 진행해 나갔다.  둘 사이에 뭔가 실랑이가 있었다.

영문을 몰라 조심스럽게 속도를 줄여 SUV옆을 지나려는데 SUV 창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이어  20대로 보이는 백인 여성이 상체를 내밀고는 내게 뭔가를 말하려는 듯 손을 격렬하게 흔들었다.  

"도와주세요. 저 앞차가 제 앞을 자꾸 가로막아요!"

"그래요? 이런, 제가 가서 얘기할게요!"

보복운전인가?  순간 머릿속에는 질 나쁜 어떤 젊은 녀석의 이미지가 스쳤다.

빠르게 앞으로 달려 신호대기 중이던 테슬라 옆에 차를 멈추고   창문을 내리라는 손짓을 했다.

다짜고짜 조금은 도발적인 목소리로

"당신 저 뒤에 여자하고 무슨 문제 있어?"

그리고 그가 내게 한 말 한마디에

나는 바로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창문을 내린 그가 난처한 표정으로
.
.
.
.
.

"저 여자 ......제 와이픕니다."

작가의 이전글 추억을 소환해 준 한마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