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에서 얻은 한 가지 깨달은 점
‘연어라는 말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작년 여름 한 문장에 이끌려 읽은 책, 바로 안도현의 <연어>입니다. 초록강과 은빛 연어가 삶의 의미에 관해 나눴던 대화 중에서, 인상 깊었던 한 대목이 있었습니다.
“그래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된다는 뜻이지.”
… “배경이란 뭐죠?”
“내가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고 있는 것. 나는 여기 있음으로 해서 너의 배경이 되는 거야.”
<안도현, 연어 중>
초록강의 말에 은빛 연어는 이렇게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면 연어 떼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인가요?” 누군가의 배경이 된다는 것. 요즘 시대엔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각종 sns에는 자신에 관한 이야기들로 넘쳐납니다. 내가 먹은 것,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 나의 취향에서 비롯된 감성들 말이죠. 나의 이야기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누군가의 배경이 된다는 대목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작년 겨울, 한라산 설산을 다녀왔습니다. 눈으로 뒤덮인 설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마주한 것 같았죠. 초록잎 사이로 살포시 내려앉은 눈, 잔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빛마저 설경이라는 배경을 이루고 있었죠.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연어 떼가 아름다운 이유는, 서로의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인 것처럼 말이죠. 끝으로 은빛 연어는 초록강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그럼 나도 누군가의 배경이 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