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의 재발견
지독한 더위, 끝이 보이지 않는 여름을 설명하는 수식어가 있죠. 가령 ‘지독한’, ‘기승을 부리는’, ‘살인적인 폭염‘ 과 같은 수식어 말입니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계절처럼,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던 때가 더러 있었죠. 여름을 설명하는 요지부동한 수식어들이 마치 제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비록 상황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상황을 바라보는 태도나 관점은 달라질 수 있다는 걸요.
여름이 주는 유익을 한번 생각해 봅니다. 과즙이 가득한 제철 과일을 맘껏 즐길 수 있는 것. 초록의 녹음과 생기로 가득 찬 거리. 그로인해 어딘가 활력 있어 보이는 거리 속 행인들. 타는듯한 더위 속에서도 냉수 한 잔이면 살 것 같다, 싶기도 하죠. 더위가 주는 유익은 어쩌면 일상 속 쉽게 지나쳤던 감사의 재발견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지부동한 날씨를 설명하는 수식어처럼, 각자의 상황을 대변하는 고정적인 수식어 하나쯤은 있을 겁니다. 어쩌면 사소한 관점의 차이가 나를 둘러싼 수식어를 점차 바꿔 나갈 수도 있는 거죠. 이 계절은 지나갈 것이고, 무더위가 지나면 불어오는 바람에도 감사할 날이 오겠죠. 그때가 돼서야, 새로운 수식어를 맞이할 준비에 꽤나 분주하실 지도 모릅니다.
가을의 수식어: ‘한층 풀이 꺾인’, ’마침내‘, ‘선선한’, ‘가을바람이’, ‘도래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