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립학교 이중언어 교육(bilingualen Klasse)
큰 아이가 그룬트슐레 4학년을 마치고 상급학교 진학을 할 때,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에 원서를 쓴 여러 가지 이유 중에 하나는 바이링구얼 학급이 (7-11학년) 운영된다는 점이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역 근방의 바이에른주 소속 김나지움 5군데에 문의해 본 결과 바이링구얼 학급이 운영되는 학교는 이 학교뿐이었기 때문이다. 입독 초기 3년 간은 국제학교에 다니다가 공립으로 옮긴 케이스이기 때문에 영어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바이링구얼 클래스에 관심이 많았다.
이중언어반이란?
바이에른 김나지움의 이중언어 수업은 학생들이 외국어로 하나 이상의 과목을 가르치는 수업이다. 일반적으로 이중 언어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지만 프랑스어, 스페인어 또는 기타 외국어를 수업 언어로 사용하는 수업도 있다. 목표는 다른 과목의 능력을 향상하면서 학생들의 언어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다.
바이에른의 문법 학교에서 이중 언어 수업을 지원하는 학생은 일반적으로 영어 성적이 우수하고 해당 국가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야 한다. 또한 2개 국어 수업은 정규 수업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과목에서도 높은 수준의 숙련도를 갖추어야 한다.
영어로 된 역사, 프랑스어로 된 수학 등 많은 독일 학교에서 이중 언어 수업이 진행된다. 독일 몇몇 김나지움에서는 전통적인 수업과 병행하여 이중 언어 과정을 제공한다. 이중 언어 수업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초기 단계에서 제2 언어를 소개하고 언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학생들에게 더 나은 직업 전망, 더 넓은 세계관, 자존감 향상과 같은 많은 이점을 줄 수 있다.
어떤 형태의 이중 언어 교육이 있을까?
이중 언어 모듈 : 일부 학교는 이중언어 과정은 모듈로 진행되고, 학생들이 항상 독일어가 아닌 제2 언어로 진행되는 단원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규 과목 교육 내에서 언어 준비 단계 없이 모든 적합한 등급에서 수행할 수 있다. 시간별 강화는 필요하지 않지만 가능하다.
이중 언어 교육(Bili-Klassen) : 이중 언어 교육을 선택한 학생들은 종종 7학년 이후부터 이중 언어 교육을 받는다. 선택한 학교 과목은 해당 제2언어로만 진행된다. 정규 수업 시간은 학년당 주당 1~2시간씩 증가합니다. 이중 언어 클래스는 일반적으로 학교 졸업 증명서에 기록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 외 : 학생들이 두 개의 학교 졸업 증명서를 가지고 학교를 떠난다는 경우. 이것은 두 나라 간의 협정에 기초하여 이루어진다. 이러한 예로는 독일-프랑스 Abitur AbiBac 또는 AbiBachi 가 있으며 이는 독일 Abitur와 스페인 Bachillerato의 조합 등이 있다.
이중 언어 교육 - 부모가 알아야 할 사항
추가 수업 : 특히 처음에는 학습자에게 일정량의 추가 시간과 내용이 있고, 그들은 주제를 흡수하고 동시에 제2 언어를 배워야 한다.
더 긴 준비 및 후속 조치 : 처음에는 배운 내용을 더 오래 준비하고 후속 조치해야 한다. 기술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것 외에도 제2 언어로 된 단어를 종종 찾아봐야 한다. 이것은 시간이 걸리고 학습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누락된 교재 : 때때로 교사가 해당 제2 언어로 된 적절한 교재를 찾기가 어렵다. 그들은 종종 선택한 언어의 국가에서 원본 워크시트와 교과서를 사용해야 한다. 그곳에서 가르치는 것은 종종 완전히 다른 프레임워크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하기도 한다.
높은 집중력 : 이중언어 학습은 처음에는 모국어보다 훨씬 더 많은 집중력이 필요로 한다. 이것은 피로, 좌절 또는 부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 일정 수준의 언어 능력이 여기에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2개 국어 수업은 학생들에게 더 높은 요구 사항을 부여하며 더 높은 학습 부하 및 더 높은 언어 능력 요구 사항과 같은 몇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중 언어 수업에 관심이 있다면 기꺼이 도전하고 외국어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중언어반, 바이링구얼반에 지원하다
근처 바덴 뷔르템베르크 소속 김나지움들에서는 꽤 많은 학교들이 5학년 입학 초기부터 바이링구얼 프로필을 운영하고, 심지어 아비투어도 해당 과목은 영어로 볼 수 있는 옵션도 있으나 바이에른 학교는 다르다. 설사 바이링구얼 반에서 영어로 해당 과목 수업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생물, 역사, 지리 등의 과목) 상급학년에서는 다시 독일어로 아비투어 준비를 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6학년 주요 과목 성적(바이에른주 김나지움 6학년 주요 과목: Deutsch. (독일어), Mathematik. (수학), Erste Fremdsprache. (제1 외국어, 주로 영어), Zweite Fremdsprache (제2 외국어))이 우수하고 (최소 평점 2점 이상), 영어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말하기 준비되어 있고, 성적은 1점 대) 중에서 교사들이 인터뷰를 거쳐서 학생을 선발한다.
작년 10월에 바이링구얼 학급에 대한 안내를 위한 학부모 총회
올해 2월 말 6학년 반학기 성적표 배부
3월 초 바이링구얼 학급 지원서 제출
6월 중순 결과 발표
4월 중순에 학부모 상담 (Elternsprechtag)에 지금 담임교사이시자 바이링구얼 담당 선생님이시기도 한 영어 선생님께 넌지시 여쭤보았더랬다. 28명 정도 뽑는데, 50명이 훌쩍 넘는 학생들이 지원을 해서 지금 선생님들 사이에 주요 테마이고, 6학년 1학기 성적만 본다고 했던 기존의 안내와는 달리 2학기 성적도 참고해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며, 고심 가득한 표정을 보이셨다. 3월 초에 이미 지원서를 냈고, 2월 말에 반학기 성적표가 나왔기 때문에 학생 선발이 완료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4월 말이 되는 시점까지 결정이 안되었던 것. 선생님이 학부모 총회 때는 주요 과목들 평균이 2.5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지원자가 많아서 평균이 2점 이상 (즉, 1점대) 여야 가능하다고 아이들에게 안내해 주셨다.
학년 말에 아들이랑 같은 반 여자 친구가 다음학년도로 진학이 가능한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학년을 한번 더 다닌다고 알려왔다. 이유는 지금 상태로는 내년에 더 스트레스받을 수 있고, 바이링구얼 클래스에 가고 싶은데 이번에 못 가서 내년에 다시 성적 좋게 만들어서 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독일에서 유급이 한국에서 럼 큰일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분위기, 게다가 Biliklasse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것에도 또 놀랐다.
어쨌든 아들은 주요 과목들 평균이 1점대이긴 했지만 지원자가 많으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는데, 한참 시간이 지나 합격 결과가 나온 데다가, 친한 친구가 같이 합격해서 매우 기뻐했다.
이중언어반에 지원한 이유
사실 아비투어 효율성만 따지자면 굳이 바이링구얼 반에 지원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다. 그럼에도 지원을 한 이유는,
1) 남자아이들에게는 특히나 학습동기, 작은 성취감이 중요한데, 나름의 경쟁을 통해 원하는 것을 획득한 경험 자체가 긍정적 자극이 될 것이고,
2) 반이 정해지면 졸업까지 해당 반 학생들만 계속 만나야 하는 독일 학교의 특성이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해 왔기에, 다른 반에서 온 새로운 학생들을 알 수 있는 기회를 통해서 새로운 친구도 만들 수 있으며,
3) 학점 관리가 잘 되는 성실한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에 학습 분위기도 더 좋을 것 같고, (물론 기존 반이 변경되지는 않는다. 바이링구얼 수업만!)
4) 독일학교 영어 수업에서만 채워지기 힘든 영어 교육의 사교육 효과도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시간표 외에 추가 수업 시수가 있음)
7학년부터 운영되는 바이링구얼 수업에서 재미난 경험과 자신감도 더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기를 기대해 본다!
독일 김나지움에서 영어 수업
독일 그룬트슐레에서도 영어 수업이 있기는 했지만 그냥 단어 체크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김나지움의 영어 수업은 어떻게 진행이 될지 참 궁금했었다. 막상 들어와서 영어 수업을 들어보니 우리가 한국 중학교 때 영문법 배웠던 것처럼 저학년 수업은 영문법에 치중된 수업이었다. 사실 독일 국제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영문법은 전혀 다루지 않았다. 국제학교는 영어를 가르쳐주는 학교가 아니라 영어로 '공부'를 하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즉, 학교 생활을 하다 보면 영어가 자연스럽게 느는 건 당연하고 학년이 올라가면 고급 영어 단어 체크도 하고, 필기체 등을 가르쳐주기도 하지만, 영어 학습 자체가 주 목적인 학원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 개개인의 영어 수준에 따라 같은 수업을 듣더라도 받아들이는 데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독일 김나지움에서의 영어 수업은 모국어인 독일어가 아니라 외국어로서의 영어이기 때문인지, 그리고 워낙 문법에 진심인 독일인들의 교육법이 들어있어서인지 문법을 열심히 가르친다. (김나지움 저학년. 고학년은 아직 모르겠다.) 물론 문법만 기초부터 가르치는 것은 아니고, 갑자기 쓰고, 읽고, 듣고, 말하기 수업도 함께 병행이 되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 학교만 믿고 아무 준비도 안 한 학생들은 영어 수업에서 초반에는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선생님이 그러신다. 그래서 영어 향상에 관심 있는 독일 부모들은 김나지움 입학 전 후로 학교 문법 공부 외에 듣기, 말하기, 읽기 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세심하게 챙겨주는 경우도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영어 프레젠테이션과 장문의 영어 작문으로 점차 비중이 높아짐을 느낀다.
이중언어반 후기 및 경험담은 아래 포스팅에 적어두었다.
https://brunch.co.kr/@vinsmama/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