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merzeit, Summer Time
독일에서 생활하다 보면, 1년에 두 번 시간의 기준이 바뀌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3월 마지막 일요일, 시계는 새벽 2시에서 곧바로 3시로 넘어간다. 이때부터 독일은 서머타임(CEST, UTC+2)에 들어간다.
이제 한국과의 시차가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독일이 겨울시간(CET, UTC+1) 일 때는 한국보다 8시간 느리지만, 서머타임이 시작되면 그 차이는 7시간으로 줄어든다. 숫자로 보면 1시간 차이지만, 일정 관리에서는 이 변화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한국 기준 오전 9시에 시작하는 업무는 겨울에는 독일 새벽 1시, 서머타임에는 새벽 2시에 해당한다. 업무 시작 시간에는 협업이 더 어렵긴 하지만 한국 점심시간 이후인 1시부터 협업 시작을 한다고 한다면, 독일은 새벽 6시이기 때문에 그때부터 퇴근 전까지 대체로 1시간 정도 더 여유 시간이 생긴다. 어차피 새벽에는 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오전 6시부터 11시까지 한국 시간에 맞춰 일을 하는 것이 더 낫다. 그래서 독일에 있는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협업이 필요한 경우 서머타임 기간이 업무적으로는 조금 더 오전 시간을 활용할 수가 있어서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해가 늦게 지기 시작하면서, 같은 시각이라도 체감되는 하루의 길이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여름이 다가올수록 저녁 8시에도 밝은 환경이 유지되기 때문에, 퇴근 이후 활동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대신 초기에는 기상 시간이 상대적으로 앞당겨진 효과가 있어, 며칠간은 수면 리듬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부활절 휴가 기간이 2주로 길고, 부활절 휴가와 서머타임 조정기간이 겹쳐 있어서 늦잠을 자면서 시차를 조절할 수 있기에 큰 부담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한편, 대부분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는 자동으로 시간이 변경되지만, 벽시계나 일부 업무용 장비, 오븐에 있는 시계, 자동차 시계 등은 수동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항공편, 예약 일정, 국제회의는 항상 ‘현지 시간 기준’으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처음 독일에 왔을 때는 한국에는 없는 이 서머타임 적용이 신기했는데, 이제는 매년 두 번씩 적응이 되어서 인지 자연스럽게 스케줄 조정, 시계 조정, 시차 적응이 이루어지고 있는 걸 보면 내가 독일에 이제 꽤 오래 살았나 보다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