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바로 나!
코로나 시절즘 mbti가 한창 유행했다.(혹시 아직까지도?)
온 세상 사람을 16가지로 나눈다는 것부터 탐탁지 않았지만, 너무 심심했기에 유행에 탑승했다.
놀랍게도 T와 F가 60:40이었던 걸 제외하면 모든 부분이 5x 대 4x이었다. 그냥 거의 모든 부분에서 중립적인 사람이라는 말이겠지. 사실 나는 대충 알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얘기하는 일들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공감되지 않지만, 소설이나 영화를 볼 때만 주야장천 눈물을 흘리는 내가 참 이상하다는 걸. 비현실적인 가정 무척 싫어하지만 혼자 공상에 빠지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벗어나지 못하고, 남들이랑 노는 거 좋아하면서 집에서 혼자 책 읽는 것도 좋아한다. 촘촘한 계획은 싫어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건 더 싫어한다. 언젠가부터 취미를 '스쿠버 다이빙과 독서'라고 이야기할 때 스스로도 참 어이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람이 이렇게 두 가지 면을 가질 수도 있나?
하지만 사람이 그럴 수 있다. 세상에 단편적인 사람은 없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속에 무궁무진한 다양함이 있을 것이다. 물론 한쪽의 성향이 두드러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연히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 나의 이런 다양함이 한 가지에 집중하기 힘들게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얕고 넓은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외국어도 조금, 운동신경도 조금, 지적 호기심도 조금, 문화예술 방면에도 조금 등등. 이런 성향과 재능(?)을 가지고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뭐 해 먹고살아야 하나 고민도 많았다.
결론은 아직 고민 중이다. 그러나 경험만능주의자이기 때문에 일단 도전해 볼 생각이다. 대체로 심하게 못하는 건 없어 무엇을 도전하든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받은 것 같다. (자랑 한 번 해봤다. 오늘 회사에서 칭찬받아서 뽕이 찼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길)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나에게 무엇이 맞고, 무엇이 왜 맞지 않는지 찾아봐야지. 일단 20대엔 그렇게 한 번 살아볼 생각이다. 종종 나보다 훨씬 잘난 사람을 보며 주늑들고, 지난 글처럼 내 못난 모습에 좌절하고, 나의 행보가 괜찮은지 전혀 판단이 서지 않아 울고 싶기도 하지만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까. 그 누구의 삶도 정답이 아니며 삶은 필연적으로 후회할 수밖에 없으니 그걸 계속 스스로에게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고, 가끔 주변도 돌아보며 그렇게 잘해보자고. 그 불안함과 어려움도 지나가고 다시 올 거라고.
정답을 찾고 싶어 책도 열심히 읽고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그런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너가 가는 그 길이 바로 정답이야!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