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닝포인트- 프롤로그

Vodka cranberry - Conan gray

by Virginia blend

2010년 2월 19일. 첫사랑이 말없이 떠났다.


그녀는 아무 이유도 남기지 않고 떠났다.

10년 간은 그 이유를 찾아 헤메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이유를 찾아도 그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자 나는 이유를 찾는 대신 목표를 만들었다. 아주 성공하면, 권력을 가지고 유명해지면 한번 쯤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멈추지 않고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녀가 나에 대해서 좋아한다고 했던 것들이 내 안에서 전부 사라져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여전히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내가 무엇을 잃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첫사랑이 왜 갑자기 떠났는지 아직도 알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그저 이건 찌질한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쩌면 이건 시간에 붙잡힌 사람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찌질해서 과거를 붙잡는게 아니라 그 이후의 삶이 왜? 라는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하지 못했을때 과거를 붙잡는다. 이제는 놓아주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때 이후로 어떤 감정은 다시는 같은 형태로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은 내 인생의 단절된 어느 지점을 이해하고 싶은 영원한 숙제와도 같다. 2010년의 나는 아직 사랑이 전부일 수 있다고 믿었고, 그 이후로 나는 많은 것들을 갖게 되었지만 그 믿음만은 다시는 갖지 못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말이 싫어서 어디가서 첫사랑을 하고 오고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이 좋아한다던 나의 바보같던 고백에도 그저 웃어줬던 그 차갑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떠났다. 매정하게 말을 해서 떠나보낼거였으면 그렇게 마음아픈 눈빛으로 쳐다보지라도 말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눈을 하고선 제발 자기를 놔달라고 한다.


그날 이후로 내 삶은 중력을 잃고 끝없는 어둠과 공허함이라는 우주에서 떠다니고 있는 것 같았다. 가끔 꿈에 나타날때면, 꿈인데도 이 사람이 이미 날 떠난 사람인걸 알고는 꿈에서도 절대 떨어지지 않게 그 사람을 손을 꼭 붙잡는다. 깨어나면 다시 또 헤어질 걸 꿈에서도 알고 있다. 꿈은 이게 꿈인지 모른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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