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형 계단이 수직 계단 보다 좋은 이유
오래전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보컬 멘토로 출연했던 어떤 프로그램에서 참가자와 대화하는 쇼츠를
유튜브에서 보았다. 김윤아는 참가자가 항상 첫음을 놓치는 것에 대해 지적했는데 연습부족이 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참가자는 자기 나름 굉장히 연습을 많이 한다고 대답을 했다. 정확하게 몇 시간인지는
대답을 못했는데, 대략 밥먹고 일하는 시간 뻬고는 .. 이런 대답이었다. 김윤아는 그 짧은 순간에도
정확한 지적을 했는데, 만약 본인이 연습을 많이한다고 하는데도 결과물이 이렇다하면 자신의 재능에
대해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참가자는 '제 생각과 다르니까요'라는 대답을
했는데, 그렇다면 멘토가 뭐라하든 일단 내 갈 길은 가보겠다는 뜻 처럼 들렸다. 그 말을 들으니
사람은 자기 스스로 깨닫기 전까지는 배우는 것이 힘든 존재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배우는 것은 자기 내부를 열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노력과 재능, 운의 차이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며 그림을 그려보았다.
가령 재능은 자동차 바퀴의 휠 처럼 고정된 부분을 말한다. 그에 비하면 노력은 고무와 같다. 고무는 닳으면
수리를 통해 교환이 가능한 부분이다. 본인스스로 얼마나 쓰느냐도 다르다.
운은? 운은 바퀴가 어느 자동차에 달려있냐는 것이다. 바퀴는 자기가 스포츠에 들어갈 지, 20년 된 중고차에
쓰이게 될지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그 자동차의 운전수는 신 일 수도 있다.
그런데 누군가의 말 처럼 노력하면 운명이 바뀔까? 바퀴가 자꾸 굴러가다보면 네모가 되거나 별모양이
될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바퀴가 자기 스스로 둥글다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아마도
올바른 곳에 쓰이지 못할 것이다.
오늘도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객관적으로 잘 평가하고 살고 있나? 다른 사람이라고 무조건 그 사람이 나보다
편하고 좋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사는 것은 아닌가. 나는 나 자신을 저평가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가.
(가끔 생각없이 살다보며 나도 모르게 확증편향 하며 사는것을 알게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반대로 다른 사람 속도 모르면서 앞서서 판단하면서 살았던 것은 아닌가. 아이가 물 컵만 잡아도
쏟을 것 처럼 그렇게 호들갑스럽게 살아오진 않았나
글을 마무리하며 금쪽같은 내 새끼의 오박사님의 명언을 살짝 바꿔서 이런 식으로 써본다. '네가 너의 행동에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너를 완전히 바꿀 수 없어. 하지만 지금 상태보다 좀 좋아질 수는 있어. 네가 있는 그 위치를 바꿔봐 '
그래 결국 우리 인생은 수직 계단을 오르는 것보다, 나선형 계단을 오르는 것에 가깝다. 어제 배운 것에 오늘
배운 것을 보태서 한 걸음씩 나가는 것이 결국 자기를 이기는 비결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