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이푸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3가지 순간
나는 여행에 있어서는 확실히 '보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옷차림이라던지, 준비물이라던지 등의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보수적인 부분은 '여행 장소'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다. 나는 새로운 여행지보다는 이미 방문했는데 만족스러웠던 곳을 여러 번 다시 찾는 경향이 있다. 여행을 갔던 장소가 한 번 마음에 들면, 다음에 시간이 될 때 꼭 방문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나라로 좁혀봤을 때, 보수적이었던 내가 선택한 곳은 속초, 강릉, 그리고 제주도였다. 모두 내가 성인이 된 이후로 너무 마음에 들어 여러 번 찾은 곳이자, 혼자서도 방문했던 곳이었다.
이처럼 한 번 꽂히면 반드시 다시 가려고 하는 나의 보수적인 여행 습관은 인도의 '우다이푸르'라는 도시에서 나타났다. 우다이푸르는 인도 서부 라자스탄 주에 위치한 도시로, 과거 메와르(Mewar)라고 하는 왕국의 수도이기도 했다. 지금은 메와르 왕국의 성이었던 '시티 팰리스'가 남아 있으며, 피촐라 호수를 중심으로 주변부에 호텔 등의 관광 요소가 넓게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피촐라 호수의 중심에는 인도의 유명한 고급 호텔 중 하나인 '레이크 팰리스'가 위치하고 있다. 이처럼, 과거 수도로서의 영광을 뽐냈던 이 도시는 이제 관광 명소가 돼 있다.
'호수의 도시', 우다이푸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3가지 순간이 있다. 하나는 당연히 우다이푸르의 '피촐라 호수'이다. 모든 호수가 그렇겠지만, 파도가 치는 바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요한 느낌이 강하다. 고요한 분위기 외에 피촐라 호수가 특별한 이유는 호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레스토랑과 카페 때문이다. 루프탑에서는 웅장한 호수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으며, 호수 바로 앞에 있는 곳에서는 잔잔한 호수의 풍경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다. 커피 한 잔을 시켜 아무 생각 없이 호수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머릿속을 지배하는 온갖 잡생각을 떨쳐낼 수 있다. 나도 모르게 호수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돼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게 된다.
다음은 '전망대'다. 이 전망대는 '까르니마타 로프웨이'라고 하는 곳인데, 케이블카를 통해 올라가면 우다이푸르 도시의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보는 우다이푸르의 전경은 정말 황홀하다.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서는 중심부에서 좀 더 걸어야 하는데, 이렇게 걸으면서 보는 골목 또한 정말 예쁘다. 물론 힘들다면 릭샤를 탈 수 있겠지만, 시간이 여유롭다면 직접 케이블카를 타는 곳까지 걸어 올라가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이 도시의 야경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장관이다. 만약 우다이푸르에 가게 된다면, 꼭 야경은 호수 근처에서 보기를 추천한다. 두 번째로 우다이푸르에 갔을 때, 호수 근처에 있는 '암브라이(Ambrai)' 레스토랑을 간 적이 있다. 가격대가 좀 있는 고급 레스토랑이지만, 나는 무조건 레스토랑에서 야경을 보겠다는 생각에 혼자 안으로 들어갔다. 해가 지기 직전에 레스토랑에 입장한 나는 가장 좋은 뷰가 보이는 자리를 골랐고, 홀로 호수의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며 사색에 빠질 수 있었다.
복잡한 인도에서 마음고생이 많았다면, 혹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항상 긴장하던 상태였다면, 내가 추천하는 최적의 여행지는 바로 '우다이푸르'다. 이 도시는 절대로 빡빡하게 계획을 세우고 바쁘게 돌아다니는 곳이 아니다. 대신, 이 도시를 여행한다면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걷기를 바란다. 다른 도시에서는 보지 못했던 골목길의 풍경을 감상해도 좋고,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져도 좋다. 인도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편안한 이 곳, 우다이푸르를 인도 필수 여행지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