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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저너리 Apr 14. 2018

[에세이 03] 스타트업 주니어가 쓰는 솔직한 이야기

스타트업에서 깨달은 이야기, 그리고 조금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안녕하세요, 비저너리의 크루 클레어입니다.

 먼저 에세이를 쓴 크루분들이 연타석 홈런을 치고 들어간 느낌이라 굉장히 부담스럽지만, 타석에 들어왔으니 최선을 다해 스윙하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겠습니다!


 주제에 대해 고민하다가, 제가 생생하게 겪은 일들을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경험한 스타트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주니어 입장에서 쓰는 글이라 깊이가 얕을 수 있지만, 이렇게 생각하고 느낀 사람도 있구나 하며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스타트업 세계로의 입문 


 저는 공부를 하다가 취업으로 바꾼 케이스라 나의 업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볼 일이 없었어요. 때문에 취업을 결정했을 땐, 대부분의 취준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죠. 내가 좋아하는(관심 있는)것이 무엇일까 떠올려보니 '사람들을 도와주고 가르쳐주는 일을 좋아하고 IT에 관심이 있다' 였어요. 그래서 업종을 선택한다면 교육이나 IT계열, 직무는 경영지원 파트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당시 무조건 스타트업에 가겠다고 생각을 한 건 아니었지만, 스타트업의 명확하고 빠른 구인 방식을 선호했고, 일 자체에 집중할 수 있으며, 일을 할 때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겠다는 부분이 매력적이라 느껴져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교육 분야 스타트업의 특공대를 찾는다는 글을 읽게 되었죠.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지닌 회사고,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았고, 회사가 원하는 바와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 있게(?) 지원서를 보냈어요. 이후 과제와 몇 번의 면접을 통해 회사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입사 후 그 자신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삽질의 나날을 보냈죠. 스타트업의 업무 방식과 속도에 관해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예상과 많이 다르더라고요. 적응의 시간이 조금은 있을 줄 알았는데,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어서 3일 만에 실전에 투입되었어요. 데드라인은 다가오는데 자료의 완성도가 부족해 잠을 줄이며 끊임없이 수정해야 했고, 결과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혼나기도 했어요.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면 마음껏 물어볼 수 있는 사수가 있던 시간이 길지 않았고, 경험 부족으로 인해 스스로를 충분히 어필하지 못했고, 커뮤니케이션을 잘 못했던 부분도 있었고... 돌아보니 실수로 가득한 시간이었네요. 하지만 열심히 넘어지고 삽질한 덕분에 중요한 것들을 많이 깨닫게 되었어요. 

 


스타트업에서 깨닫게 된 것들


1) 가치 공유의 힘 : 사람들을 이어주는 끈이자 일의 원동력


 회사에 합류하게 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중 하나는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세상을 좋은 곳으로 바꾸겠다’는 가치에 공감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그런 발자취를 남겨왔던 회사였고 앞으로의 성장도 기대되는 곳이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합류했죠. 


 저 외에도 회사의 가치에 공감해 입사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고, 덕분에 회사 사람들과 있다 보면 계속 일 이야기와 회사의 방향성에 대한 대화가 끊이지 않았어요. 일 이야기 그만하자고 해놓고, 조금 후에 다시 일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 종종 벌어졌어요. 그래서였을까요? 사람들과 꽤 진한 동지애(전우애-_-)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물론, 입사 후 깨닫게 되는 현실과 이상의 차이에 힘든 일도 적지 않았고 실망감을 느낀 부분도 있습니다. 사업 자체가 늘 불확실성을 갖고 있기에 우려스러운 상황들도 존재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방향을 보고 나아갈 수 있다는 건  어렵더라도 일을 지속하게끔 하는 원동력이 됨을 알 수 있었죠.



2) 자율 :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고 경험해 볼 기회


 부서의 일이 정형화되지 않아서 스타트업의 장점 중 하나인 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것을 권장하는 편이었는데, 덕분에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실천하고 고민했던 일이 무엇이었을까 떠올려보니 ‘사람’과 관련된 일이었어요.


 입사 후 다양한 부서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려고 했어요.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고, 삶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다른 직무를 이해하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에요. 부서 특성상 많은 사람을 알면 좋기도 했고요. 개개인의 역사와 일 그리고 회사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레 들어보면서 떠올렸던 생각은 아래와 같은 것이었죠.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나부터 실천해보고,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훌륭한 사람들이 참 많구나. 이 사람들의 능력치를 더욱 잘 발휘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주관 부서 소속도 아니었고 당장 제 의견이 반영될 여건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상황과 상관없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노력을 해보고, 더 나은 방법은 없을지 고민해보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제가 당시 설정했고 지금도 갖고 있는 방향성의 키워드는 사람(조직), 발전(성장), 지원(도움) 이랍니다 :)



3) 다양한 관점 : 직급과 관계없이 일을 바라보는 시선


 특수 부서에 있었기에 경영진과 가까이 있으면서 다양한 기회(= 많은 업무ㅠㅠㅠ)를 받은 편이에요. 회사 전체 사업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했고, 경영진 미팅에 참석하여 회사가 실행할 프로젝트에 대해 먼저 들어보고 의견을 내기도 했답니다. 덕분에 일을 할 때 경영진/구성원이라는 두 가지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죠.


예를 들자면 이런 것들이에요.


나에게 주어진 일만 하는 게 아니라, 회사의 방향성 속에서 내 일을 고민하고,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미팅에 참석하면서 경영진의 고견을 듣고(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며 놀란 순간도 많았거든요) 의미 있는 의견을 내기 위해 고민해보면서 경영진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


 스타트업을 일반화하기에 규모도 성격도 모두 다르지만,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다 보면 경영진과 대화해 볼 기회가 분명히 있을 거예요. 이를 활용하셔서 많이 배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현실 : 스타트업이기에 감내해야 할 것

  흔히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스타트업 생활이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는 걸 다시금 말씀드리고 싶어서...☆


 - 업무량 : 인생과 일이 합병될 가능성 다분합니다.

 삶의 균형보다는 '발전', '동반성장'에 가중치를 크게 두시는 분이 오면 좋을 거예요.

 - 불안정 : 스타트업은 멈추는 순간 죽는다고 누군가에게 들었는데, 공감하는 말이에요.

 - 불확실 : 업무에 대한 고민이 여러모로 많아질 거예요.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와 같은 생각들? 

하지만 일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거니까, 혼란이 있을 수 있어요. 대안이라면, 회사 내·외적으로 함께 하소연도 하고 고민을 헤쳐나가 볼 네트워크를 만들어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거 아닐까요? 

 - 실망감 : 기대와 달리 분명히 나를 실망시키는 때가 있을 거예요.

 그건 내 조직만의 문제라기보다 모든 조직에서 마주하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직에 몸 담은 동안은 나의 일에 최선을 다해보며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지내면 좋을 것 같아요.


위계질서 : 책임과 의견 수용은 다르다

 저도 처음에 헷갈렸고 입사하신 주니어분들 또한 헷갈렸던 부분인데, "회사가 수평적인 줄 알았더니 아니더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위계질서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직급에 관계없이 의미 있는 의견이면 수용하겠다는 거지, 결정권까지 주겠다는 건 아니거든요. 스타트업도 회사이기에 책임이 존재하고, 결국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일찍이 알고 계신 분이라면 다행이지만,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적어봅니다.


말과 생각의 중요성 :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드는 것은 나의 몫

 사내 강연 중에 아직도 기억나는 내용이 있어요. 회사의 위치나 상황과 관계없이 '스스로가 회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말이었죠.

 '이 회사 별로다'라고 여기는 순간 정말 별로인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되는 거고, '이 회사 장점이 많은 곳이다'라고 여기며 다니는 사람은 정말 좋은 회사에 다니게 될 거라는 말을 했었는데, 말과 생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어요. 같은 상황이라도 말과 생각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정말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한 번씩 스스로를 점검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기록해 봤어요!



 그간 느낀 점과 꼭 말하고 싶었던 내용을 적어보았습니다. 돌아보면 잘 하지 못했던 부분이 참 많은데, 시행착오와 실패(?) 덕분에 일을 할 때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려는 자세가 생겼고, 스타트업과 스타트업에 몸 담은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많이 자랐고, 일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어요. 스타트업에서 일해보았기 때문에 몸소 경험하며 많은 것들을 배우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부딪치고 배우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저도 갈 길이 먼 입장이지만, 모쪼록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해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을 스타트업의 주니어들을 응원합니다!

오늘도 열심히 나의 우주를 찾고자 고민하는 많은 청춘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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