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봄날 연습
# 인생 봄날도 연습이 필요해요
계절의 봄날은 매년 어김없이 돌아오는데
내 인생의 봄날은 언제나 올까요?
누구나 할 것 없이 요즘 만나서 눈만 마주치면 한숨 섞인 넋두리가 터져 나옵니다.
어느 집이고, 어느 사람이고 할 것 없이 저마다의 고민이 쌓이고 쌓여서 겨울 한파를 지내고 나니 이제는 좀 봄볕에 얼음이 녹듯 살림이라도 펴지면 좋으련만 잘 풀리고 행복한 것들은 왜 이다지도 우리 몫은 아닌 건지...
왜 행복은 나만 피해갈까요?
울음보가 터지듯 내뱉고 싶은 말들이 어디 비단 나뿐일까요?
선하지 못한 이들이 호의호식하며 듣지도 보지도 못한 단위의 돈들로 세상을 어지럽히고, 안하무인의 작태가 난무하는 시절을 보내면서도 '나'만이라도 선하게 살면... '나'라도 선하게 살면... 세상 곳곳에 살고 있는 수많은 선한 '나'들이 모여 선한 '우리'가 되어줄 것이라 굳게 믿어 왔다.
남한테 나쁜 짓 한번 안 하고 착하게 살아왔어요...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운명의 신은 내가 착해 빠져서 만만한 걸까요?
10대의 제자가 대입에 낙방해서 찾아와 함께 울 때도 뭐라고 대답할 수 없는 마음을 누르느라 그저 조용히 안아주는 것 밖에 해 줄 것이 없었어요...
20대의 청춘이 찾아와 명문대를 졸업했어도 취직이 안돼서 자신이 마치 '인생 낙오자 - 루저'같다는 말에 눈물지으며 나이 든 스승은 그저 묵묵히 손을 잡아 주는 것 밖에 해 줄 것이 없어요...
아이들을 잘 키워서 다 졸업시키고 나니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마치 자신을 '집안 구석에 내팽개쳐진 안 쓰는 고가구'같다는 50대 지인의 헛헛한 눈빛을 마주 보고 있자면 어떤 말로도 섣부른 위로를 할 수 없음에 가슴이 먹먹해지고 숙연해집니다.
하지만... 당신은... 지금도 여전히 빛납니다.
자연을 돌아보면 긴긴 겨울한파 지나고 봄날 피어나는 나무들은 잎새보다 먼저 꽃봉오리가 돋아납니다.
매화꽃이 피고...
벚꽃이 피고...
진달래 개나리가 피어나고...
새하얀 목련 꽃잎들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겨우내 지치고 힘들었던 나무들도 인생반전이 필요했던 것처럼 화사한 자태로 노랗고 붉으스레 홍조 띤 새신부처럼 예쁘고 싱그러운 꽃들이 만발하게 피어납니다.
우아한 백목련의 고고한 자태로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벚꽃잎으로도...
여린 듯 투명하게 피어나는 진달래의 꽃잎처럼...
온 세상을 다 물들이며 흐드러지게 피어있지 않더라도 외롭게 한그루 활짝 핀 봄꽃을 보노라면 구부정히 길 지나는 누추한 행인의 마음까지도 위로해주듯 그 봄날 꽃빛을 뿜어내 줍니다.
그 반갑던 꽃잎이 다 지고나면 푸릇푸릇한 새싹 잎새들이 세상을 향해 기지개를 켜듯 쭉쭉 뻗고 나옵니다. 한뼘 훌쩍 자라난 나무처럼 겨우내 괴롭혔던 한파를 묵묵히 이겨내고 성장합니다.
인생 봄날도 연습이 필요해요~!
너무 추운 날들을 보내며 언제까지 이리 매섭게 추울건가 웅크리고 시렵던 날들이 날 바뀌고 달 바뀌니 조금씩 풀려갑니다.
우리에게 찾아 올 인생도 수십 번 수백 번 봄날연습을 해서라도 내게 꼭 오도록 외쳐 보는 겁니다.
내 인생 봄이로구나~!
살아갈 날들중 지금 이순간이 남은 내 삶에서 가장 젊은 순간임을 기억하세요.
지금 당장!
보석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당신의 인생 봄날을 응원합니다~~^^
God bless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