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보다는 육아를

서초동->논산

by 귀촌 아빠

15년 차 직장인의 쉼표, 논산에서의 시골 일기를 시작하며


믿음직하고 언제나 자랑스러운 동료들이 치열하게 일하는 곳, 서초동. 사랑스러운 아내와 토끼 같은 딸이 평화롭게 숨 쉬는 곳, 논산.

주중은 서초에서, 주말은 논산에서. 서울과 논산을 오가며 두 개의 삶을 산 지도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간다. 회사가 서울로 통합된 올해부터 시작된 주말 부부의 생활이었다.


누군가는 주말 부부가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 얻을 수 있는 기회"라며 부러움 섞인 농담을 건네곤 한다. 하지만 그 ‘자유’라는 이름의 기회는 나에게 오히려 거칠고 버거운 파도처럼 다가왔다. 퇴근 후 텅 빈 방에 들어서는 적막함보다, 사랑하는 가족의 온기가 그리운 밤이 더 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15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던 도시의 직장인 생활에 잠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기로.


아내의 무한한 지지와 응원 덕분에 감히 용기 낼 수 있었던 1년. 회사에서의 '퇴근' 대신 육아로의 '출근'을 택한 이 시간을 나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만들어보려 한다. 무엇보다 가족에게 부재했던 가장이 아닌, '아빠'라는 이름의 가치를 온전히 전해주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울 강남의 시계와는 다르게, 이곳 논산의 시간은 어떤 속도로 흘러갈까? 느리게, 때로는 벅차게 흘러갈 그 낯선 속도감이 주는 혼자만의 기대와 흥분으로 가슴이 뛴다.


자, 이제 육아 휴직 기간 동안의 버킷리스트 첫 번째를 시작하려 한다. 거창한 기록은 아니어도 좋다. 매일은 장담할 수 없지만, 소소한 시골 생활과 육아의 단상을 꾸준히 남기는 것.


15년 차 직장인, 잠시 쉬어 갑니다. 오늘부터 논산에서의 시골 일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