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짓제주 Nov 23. 2018

자연이 키우는 제주아이

제주에서 아이 키우기

제주 이주를 계획하다

박수기정노을
떠나요 둘이서 모든 걸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빛 아래

라는 가사처럼 막연히 제주의 삶을 꿈만 꾸었다.

남편과 둘이 제주 여행을 하고 돌아온 후엔 제주 앓이가 더욱 커졌고

결혼 4년 동안 난임 부부였던 우리는 정말 모든 걸 훌훌 버리고 아는 이 하나 없는 제주에서의 삶을 계획하게 되었다.

반 백 살쯤은 넘어 귀촌을 꿈꾸었던 부부 계획이 10년쯤 앞당겨진 듯하다.



제주 이주 실행하기

같은 대한민국이라지만 아무래도 물 건너 해외라면 해외 이주이다 보니 제주 탐색기간을 조금 가져본다는 차원에서  먼저 한달살이부터 시작했다.

한달살이를 하며 제주 한 바퀴를 쭈욱 둘러보며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지역을 선별하기 시작했다. 제주를 동서남북으로 나누어 지역별 분위기와 특색을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동네를 드디어 발견하게 되었다.  제주 특성상 전세는 가뭄에 씨가 말랐고 당시 한참 제주 이주의 붐이 일기 시작했던 때라 년세 집을 알아보기도 하늘에 별따기만큼 힘들었다. 어디 집이 빈다는 소리를 듣고 부리나케 달려가 종일 밭 일나 간 할머니를 만나 가깟으로 집을 구했다.



시행착오를 겪다

급 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맞다.

급하게 구한 년세 집은 평생 도시의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에게 인생의 찬 맛을 안겨줬다.

겨울비가 유난히 많이 쏟아지던 이사 첫날.... 이삿짐을 넣어야 하는 시점에 비가 새다니...

너무 황당하고 당황스러웠던 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단열이라고는 하나도 안되어 있는 시골집이었던 것을 몰랐다. 제주는 분명 따뜻한 남쪽 나라라는데... 나는 태어나 처음 그렇게 추운 겨울을 지나 본적이 없는 듯하다. 아무리 보일러를 돌리고 돌려도 한겨울 실내온도는 17도이다. 뒤늦게 단열재를 시켜 부랴부랴 셀프 단열을 하고 밤중엔 혹한기용 침낭에 들어가야 잠을 이룰 수 있었던 겨울... 정말 생애 첫 혹한기 훈련을 받은 것 같았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우리처럼 이런 미련한 겨울나기를 하시지 않기를 바라본다.



제주 기운을 받은 아이가 찾아오다.

제주 이주 후 걸어 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집 앞 올레길도 걷고 주변 관광지도 둘러보고 잠시 틈 날 땐 텃밭도 일구고 도시와는 달리 밤낮으로 몸을 움직이니 그토록 기다리던 아이가 생겼다.

역시 몸도 마음도 여유를 갖고 느긋하게 살다 보니 변화를 눈치챘나 보다.

모두들 태교 여행으로 많이 찾는 제주에서 아이를 품고 늘 아름답고 좋은 자연 속에서 절로 태교가 되었다.

그렇게 제주의 기운을 받고 태어난 아이가 벌써 내년이면 여섯 살.. 

첫아이 밑으로 쌍둥이 동생들까지 태어나 둘이 시작한 제주 살이가 다섯이 되었다.


제주 집을 짓다

아이가 생기고 보니 조금은 더 쾌적한 공간에서 아이를 양육하고 싶은 욕심이 커진다.

우리 부부는 처음 제주 살이를 계획하던 시점에 집을 지을 요량으로 작은 토지를 이미 구입 해 두었던 터라 그곳에 조그만 한 집을 짓기 시작했다.

제주에서 집을 짓는 것은 제약이 많은 듯하다.

육지보다 조금 더 비싼 건축비는 물론 제대로 된 시공을 해 줄 수 있는 시공사 찾기부터 알아봐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겨울 세찬 바람을 막아 줄 단열이 잘 되고 해가 잘 드는 집!

여름 습도 조절이 용이한 집!

제주에서 사계절을 몇 번이고 지내고 나니 어떤 집을 지어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잡을 수 있었다

제주살이 시작 4년 만에 제주에 내 집이 생겼다.



제주에서 아이 키우기

많은 사람들이 제주 이주를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이를 좀 더 깨끗한 자연 속에서 키우기 위함인 듯하다.

우리 부부 역시 그런 이유 때문에 제주에서 삶을 계속 이어 가고 있다.

도시만큼의 인프라가 없어 가끔은 무료하다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지루하고 심심함 또한 느긋하게 즐기게 되는 제주의 삶에 이제 아이와 함께 하다 보니

봄여름 가을 겨울 정말 돌아볼 곳도 할 것도 너무 많은 곳이 바로 제주이다.

바다가 지척인 이곳에선 언제든지 바다로 나가 넓은 수평선을  마주 보며 고운 모래로 모래놀이도 하고 가까운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후한 제주의 인심으로 수확이 끝난 밭에서는 도시에서 돈 주고 해야 하는 감자 캐기 마늘 캐기 양파 캐기 같은 체험 학습을 공짜로 하며 양껏 수확물을 가지고 올 수도 있다.

바다와 오름 숲이 어우러진 제주의 자연이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워 내고 있다는 걸 매 순간 느낄 수 있다. 

먼 훗날 아이가 당연히 받아들여야 했던 제주의 삶을 후회하지 않도록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고 자란 것들이 값진 경험과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엄마 아빠는 제주에서 아이 키우기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제주이기에 충분하니까~!



제주에서 자라는 라솔도 자매의 지난봄여름 가을 겨울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라솔도맘

제주이주 7년차 세 딸을 키우는 주부입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V0Ar6jpvS0kyCXmjIERoKQ

https://www.instagram.com/geumhwasuk










제주 스토리 고팡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제주의 숨겨진 콘텐츠를 기획, 관광객 및 도민들에게 심도 있는 콘텐츠를 풀어 설명해줄 제주를 가장 잘 아는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합니다. 고팡은 제주어로 창고를 말합니다.
제주도 공식 관광 포털 비짓제주(www.visitjeju.net)


작가의 이전글 백약이 오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