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my Angel
누구나 발표를 들어본 경험은 많을 것입니다. 학창시절 발표 수업부터 팀 프로젝트 발표, 회의 보고까지,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발표를 하거나, 발표를 듣습니다. 발표를 듣는 동안 머릿속에는 여러 생각이 떠오릅니다. '저 아이디어는 괜찮은데?'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 하지만 이런 생각들은 대부분 공유되지 않습니다. 타인의 발표가 막연하게 '남의 이야기'로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타인의 발표가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면 어떨까요? 조금 더 나아가, 내 시드머니를 투자해야 하는 대상이라면요? 그렇다면 우리는 발표를 더 집중해서 듣고, 떠오른 생각들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소통했을 것입니다.
오늘 소개할 ‘Be my Angel’은 참여자 모두가 엔젤 투자자이자 스타트업이 되어 서로에게 투자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경기도가 운영하는 경기청년 갭이어 프로그램의 중간공유회에 도입되었습니다. 진로 탐색 프로젝트를 일방향적으로 발표하던 익숙한 형식을, 투자와 비평이 오가는 참여형 무대로 바꿔놓았습니다.
타인의 발표가 내가 투자해야 할 대상이 되는 순간, 우리는 더 집중하게 되고, 더 비판적으로 사고하게 되며, 더 구체적으로 피드백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이 경쟁을 넘어 상호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앱에 접속하면, 각 플레이어는 5,000만 원의 시드머니를 받게 됩니다. 이 가상의 투자금은 다른 팀의 발표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중간공유회가 시작되면 팀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얻은 성과, 또는 고민 등을 자유롭게 발표합니다. 청중들은 엔젤 투자자로서 발표를 경청하고, 각 프로젝트의 가치를 평가하며, 자신의 투자금을 어디에 얼마나 배분할지 고민합니다.
발표가 끝나면 투자자들은 이 프로젝트에 투자를 할지 여부를 결정한 후, 투자를 할 경우 투자금을 배분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와 함께 팀 발표에 대한 칭찬이나 아이디어를 함께 남긴다는 점입니다. 프로젝트의 어떤 점이 좋아 투자를 했는지, 어떤 점을 보완했으면 더 많은 금액을 투자했을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피드백이 쌓입니다. 모든 발표와 투자가 완료되면, 가장 많은 투자금을 받은 팀 순서대로 상품이 주어집니다.
‘Be my Angel’의 묘미는 모든 참여자가 이중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데 있습니다. 투자자로서는 한정된 자금을 어디에 배분할지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하고, 스타트업으로서는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프로젝트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과, 타인의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기준을 동시에 키워갑니다.
그렇다면, 참가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우선, 가상 투자를 통해 공정하게 서로의 프로젝트를 평가할 수 있었고 자신의 프로젝트의 시장성을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게임에서 받은 코멘트들이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반응들도 있었습니다. 아주 간단한 게임을 통해 뻔한 공유회 활동이 진심어린 응원, 발전을 위한 피드백 등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의 페인트칠 일화를 아시나요? 톰 소여가 울타리에 페인트칠을 하는 벌칙에 ‘예술 작업’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친구들이 줄을 서서 페인트칠을 하겠다고 한 것처럼, 이번에 소개드린 Be my Angel은 발표자와 청중의 역할에 각각 ’사업가’와 ‘투자자’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개개인의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로 바꾸었습니다.
플레이어에게 흥미로운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 게이미피케이션의 가장 중요한 개념인데요. Be My Angel은 정체성 부여를 통해 활동의 의미를 바꾸어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아티클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https://brunch.co.kr/@vistavielab/15
여러분의 일상에도 답답하거나 따분한 일이 있나요?
그렇다면, 게이미피케이션의 원리를 통해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