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게임학습콘텐츠의 설계 원리
앞선 글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의 정의와 좋은 게임학습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다섯 가지 원리를 간단하게 소개드렸습니다. 지난 아티클 감상하기
이를 간단히 요약해 보자면,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 고유의 속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Process이며,
게임학습콘텐츠는 게임 고유의 속성을 활용하여 교육에서의 문제(효과적인 콘텐츠 전달, 학습자 몰입 강화 등)를 해결하는 콘텐츠입니다.
오늘은 좋은 게임학습콘텐츠를 만드는 첫 번째 원리인 '플레이어 정체성'에 대해 조금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우리는 게임, 드라마, 만화에 언제 과몰입하나요? 콘텐츠에 몰입하는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대표적인 조건은 콘텐츠 속 주인공과 나를 동일시할 때입니다.
특히 주인공을 관찰하는 입장인 영화, 드라마와 달리, 나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되기 때문에 게임은 강한 몰입을 일으키고, 때론 중독에 까지 이르곤 합니다.
이에, 플레이어를 매료시키는 게임은 분명하게 플레이어는 누구이고, 어떤 문제에 처해있고, 게임을 하는 동안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 줍니다.
한편, 플레이어의 정체성이 불분명하거나, 마땅한 명분 없이 정체성이 교체되거나 박탈되는 순간, 몰입이 깨지게 됩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내가 지금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와 같은, 속된 말로 현자타임을 경험하게 되죠.
여러분이 게임학습콘텐츠를 만드는 상황이면, 아래의 질문에 자문해 보고, 명료한 답을 내릴 수 있는지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아마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게임을 떠올려보면, 위의 답을 내리는 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한편, 복잡한 교육 콘텐츠를 게이미피케이션 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이 놓치는 질문이기에, 저희도 항상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되묻는 질문들입니다.
그럼에도, 여러 정체성이 혼재되어 있는 복잡한 상황을 게임학습콘텐츠로 연출해야 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리더와 팔로워 간의 조화로운 조직문화에 대해 고찰하는 게임을 만든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럼 저는 아래의 솔루션을 제안하곤 합니다.
플레이어마다 각각의 정체성을 나눠갖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를 4인 1조로 나누어 그중 1명은 리더 역할을, 3명은 팔로워 역할을 부여하여 문제상황을 연출해 보는 겁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을 나누어 정체성을 나눕니다. 예를 들면, 20분은 리더 입장에서 리더의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경험을 하고, 20분은 팔로워 입장에서 팔로워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두 이해관계자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합니다. 예를 들어 리더와 팔로워를 모두 관리하는 차상위 임원의 역할을 부여하고, 플레이어는 리더와 팔로워의 문제를 조감하고 조율합니다.
세 가지 방법 중 무조건 뭐가 좋다는 건 없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콘텐츠의 특성에 따라 더 적합한 방법이 있을 겁니다!
이상으로 좋은 게임학습콘텐츠를 만드는 다섯 가지 원리 중 첫 번째인 '플레이어 정체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선 '지속적인 선택지와 피드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