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게임학습콘텐츠의 설계 원리
게임학습콘텐츠를 만드는 세 번째 원리, '1 Game 1 Message'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제가 클라이언트와 처음 미팅할 때 꼭 묻는 질문입니다. 대부분은 처음에 이런 답을 듣습니다.
'기존 강의 방식은 지루해서요.'
'요즘 친구들은 일단은 재미있어야 집중을 해요.'
'저희가 진행하는 교육과정이 너무 어렵다 해서요. 조금 더 쉽게 하고 싶어서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동기로는 충분한 답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한번 더 물어봅니다.
'왜 학습자들이 그 과정을 지루해할까요?'
'그 과정을 재미있게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라고 계속 이유를 파고들다 보면, 진짜 문제는 강사의 능력부족, 콘텐츠 자체의 난해함보단, 핵심메시지의 부재 또는 난잡함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을 한순간에 매료시키는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의 메시지가 간결하고 명료합니다. 아래 게임들을 살펴보며, 각 게임의 핵심메시지를 떠올려보겠습니다.
이러한 메시지에 설득된 사람들이 기꺼이 게임을 구입하고, 규칙을 습득하고, 시간을 투자합니다. 교육콘텐츠의 핵심메시지를 명료하게 정의하는 일은 역설적이게도, 더 매력적인 게임학습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런 질문을 꾸준히 하면, 메시지가 간결하고 뚜렷한 게임학습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한편, 제가 1 Game, 1 Message 원칙을 제시할 때, 제시하려는 학습콘텐츠가 복잡하면 게이미피케이션이 불가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의 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입니다. 만족스럽지 않은 답인가요? 복잡한 개념에 게이미케이션이 어려운 이유와 그럼에도 게이미피케이션을 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강의는 생각보다 효율적인 콘텐츠 전달 방식입니다.
교육과정이 섬세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가정 하에 강의는 복잡한 이론이나 체계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좋은 방식입니다. 게임학습콘텐츠과 비교했을 때, 투입 시간 대비 다룰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이 훨씬 많죠. 복잡한 개념일수록 모든 내용을 게임학습콘텐츠로 만들려고 노력할수록 학습 시간이 길어지고, 난해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복잡한 개념을 분절해서 이론적 이해를 요구하는 개념은 강의로, 실천과 성찰이 필요한 개념은 게임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2) 재미있는 경험과 쉬운 경험은 다릅니다.
'쉽고 재미있게'라고 두 가지 개념을 붙여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아 오해하지만, 재미와 쉬움은 엄연히 다른 경험입니다. 게임의 매커니즘을 단순하게 설계할수록, 쉽고 간편하지만 단편적인 수준의 재미가 구현될 것이며, 매커니즘을 복잡하게 설계할수록, 고차원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반면, 게임의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입니다. (흔히 얘기하는 고인물 게임처럼 되겠죠.)
우리의 핵심 메시지가 복잡한 개념이라면,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산출되는 콘텐츠 역시 복잡한 게임일 것입니다. 이런 경우,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참가자에겐 진입장벽을 만들어 보편적인 교육참가자의 몰입을 이끌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학습콘텐츠는 교육 참가자의 세대와 성향, 게임 리터러시를 세심하게 고려해서 설계되어야 합니다.
3) 학습목표에 따라 굳이 게임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법률을 다루는 학습콘텐츠를 개발한다고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만약 학습목표가 '법률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경험하고, 법률을 보는 관점을 확장한다'라면, 각각의 관점의 요점정리된 강의를 듣는 것보단 입법가로서 법을 만들고 평가받는 경험을 게임을 플레이해 보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학습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한편, 법률가가 되기 위한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 학습목표일 경우엔, 이론 중심의 강의를 듣는 것이 훨씬 수월하겠지요!
이런 상황엔, 학습목표(또는 핵심메시지)를 제대로 검토하고 다시 정돈해 볼 필요가 있겠죠!
이상으로 좋은 게임학습콘텐츠를 만드는 세 번째 원리인 '1 Game, 1 Message'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감각적 만족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