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게임학습콘텐츠의 설계 원리
좋은 게임학습콘텐츠를 만드는 네 번째 원리인 '감각적 만족감'을 소개드리겠습니다.
게임학습콘텐츠를 도입하는 가장 원초적인 목적은 '학습자의 몰입을 이끌기 위함'일 것입니다.
학습자 동기가 강력한 입시 교육, 자격증 교육 같은 현장을 떠올려 봅시다. 대부분의 학습자는 해당 교육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기가 분하고 강력하기 때문에, 콘텐츠 전달 효율이 높은 강의식 교육을 적용하는 것이 더욱 적합합니다.
한편, 학습자 동기를 형성해 주는 것이 중요한 교육현장도 있죠. 아동들의 기초 교육, 기업의 핵심가치교육, 마인드셋 교육 등 학습자의 동기가 불분명하지만 꼭 필요한 교육현장에선 게임학습콘텐츠를 적용했을 때 높은 효과성을 보이겠죠.
이처럼, 게임학습콘텐츠는 학습동기가 불분명한 학습자의 몰입을 지원하는 도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게임, 해보고 싶다'라는 감정을 언제 느낄까요? 제가 게임학습콘텐츠를 만들 때의 생각은 '정교한 규칙과 매커니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10년 가까이 실무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아름다운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만듦새'였습니다.
물론, 정교한 규칙과 매커니즘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규칙과 매커니즘은 게임박스를 열고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요소라면, 디자인과 만듦새는 게임을 구입하거나, 박스를 여는 시점부터 느낄 수 있는 선수감정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유인하는 것 외에도 제가 앞서 언급한 게임학습콘텐츠 원리 1) 플레이어 정체성 형성에도 게임 컴포넌트의 만듦새는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부루마불 게임에서, 진짜 돈처럼 깔끔하게 코팅 재단이 되어있는 게임 지폐를 세는 경험과 찢어지고 너덜거리는 싸구려 지폐를 세는 경험은 부동산 자본가라는 정체성을 만드는 데에 질적 차이가 존재하겠죠.
게임 개발자 입장에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면, 우리의 게임이 감각적 만족을 제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고, 얼마나 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을 겁니다.
한편, 제가 아름다운, 디자인 이런 표현을 자제하고, '감각적 만족' 같이 익숙지 않은 표현을 쓰는 이유는, 전자의 표현은 보통 시각적인 만족감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편 모든 게임은 눈으로만 보는 일이 없고, 모든 감각을 활용하기 때문에, 보여지는 것 외에 만져지는 것, 들리는 것, 많진 않겠만 때론 냄새와 맛까지도 함께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제가 나름대로 쌓아온 노하우는 이렇습니다.
1. 감각적으로 탁월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을 만나면, 항상 스크랩한다.
2. 디자인 결과물을 검토할 땐, 모니터로만 보지 말고, 꼭 인쇄하고 만져본다.
3. 인쇄소에 맡길 일이 있으면, 꼭 직접 가서 다양한 샘플의 종이, 색감, 촉감을 충분히 검토하고 맡긴다.
4. 결과물을 점검할 땐 최대한 플레이하는 맥락에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는다.
이상으로 감각적 만족에 대해 마치겠습니다. 다음은 마지막인 진행 현장과 맥락을 검토하는 방법을 소개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