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게임학습콘텐츠의 설계 원리
오늘은 좋은 게임학습콘텐츠를 만드는 두 번째 원리, '끊임없는 선택지와 피드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게임학습콘텐츠 원리 1) 플레이어 정체성 만들기 감상하기
저에게 그런 경험을 선사한 게임들이 있는데요.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추억은 대학교 때 국내에선 '문명하셨습니다'란 불멸의 밈을 만들어냈고, '3대 악마의 게임', '이혼 제조기'등의 악명(?)을 떨친 '시드마이어의 문명'을 플레이했을 때였습니다.
처음 문명을 접했을 땐, 당시 대세를 이뤘던 스타크래프트, 피파 시리즈 같은 실시간 멀티플레이어 게임의 스릴감에 익숙한 저로선 '아직도 턴방식 싱글 플레이어 게임이라고?', '루즈한데.. 언제 끝나는겨...'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리고 시계를 보니 하루가 순식간에 삭제된 타임루프를 경험했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훗날 시드마이어가 인터뷰에서 밝힌 게임의 정의를 읽고 그제서야 무릎을 탁 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속적인 몰입을 이끄는 게임, 즉 재미있는 게임은 플레이어가 흥미를 느낄만한 선택지를 꾸준히 제공합니다. 그중 특히 시드마이어의 문명은 매 턴마다 지난 턴에서의 결정에 따른 새로운 선택지가 파생되는 과정이 수시간에 걸쳐 지속되며, '한턴만 더 해볼까?'라는 생각을 끊이지 않게 만듭니다.
우리는 왜 '선택의 연속'에 열광할까요? 이는 앞서 다룬 게임학습콘텐츠 원리 1) 플레이어 정체성 만들기에서 논의한 내용과 연결되는데요. 앞선 아티클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이 게임 속 주인공이 되기 때문에 강력한 몰입을 만든다고 이야기했지요?
자율적으로 선택을 하는 행위는 그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느끼게 만듭니다.
그럼,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때 흥미를 느끼나요? 재작년 부터해서 유튜브와 예능을 뜨겁게 달군 게임이 있는데요. 바로 밸런스 게임을 보면, 흥미로운 선택지의 조건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술자리 같은 데서 한 번쯤은 이런 짓궂은 질문을 들어본 적 있을 텐데요. 현실에는 있을 리 없는 선택지에 때로는 얼굴을 붉히고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까지 내가 맞다는 주장을 하곤합니다. 금세 과몰입 상태에 이른 것이죠.
이렇게 우리의 몰입을 이끄는 선택지는 항상 Trade-off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선택을 하면, 반대쪽 선택지를 포기해야 하죠. 선택지마다의 기회비용이 평형을 이룰수록, 우리는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게 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행위의 선택지를 주면 몰입이 구현될까요?
그럼 우린 왜 게임을 하고 쇼츠/릴스를 시청하는 일엔 한없이 몰입하면서 더 좋은 직장으로 취업하기 위해 늦잠 자는 시간을 포기하고 공부를 하거나, 매력적인 외모를 가꾸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끊고 운동을 하는 일에는 몰입이 어려울까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피드백'에 있습니다.
몰입도가 높은 활동일수록, 선택에 따른 피드백이 빠르고 명료하게 다가옵니다. 문명5의 경우, 특정 테크트리를 올리면 그 혜택이 즉각적으로 게임에 반영됩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영상 중 내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면 즉시 그 영상이 플레이되지요. 선택에 따른 보상이 제깍제깍 주어지는 상황, 속된 말로 도파민이 터지는 상황입니다.
한편, 먼 훗날 내가 취업을 더 잘하기 위해 공부를 하거나, 멋진 몸매를 갖기 위해 운동을 하는 일은 행위를 하는 시점과 보상이 다가오는 시점이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죠. 그렇기에 몰입을 장기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만들 게임학습콘텐츠에선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선택지와 피드백은 항상 붙어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게임학습콘텐츠가 의도한 몰입을 이끌 수 있는 선택-피드백 시스템을 갖추었는지 아래의 질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좋은 게임학습콘텐츠를 만드는 다섯 가지 원리 중 두 번째인 '지속적인 선택지와 피드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선 '1 Game 1 Message'를 다뤄볼게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