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없는 것은 버려라
변화의 책장, 첫 번째는 한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마크 맨슨의 <신경 끄기의 기술>이다.
변화를 위한 독서를 연구하기 시작할 때 나의 가장 큰 화두는 이것이었다. "왜 똑같은 환경에서 누군가는 변하고 누군가는 멈춰있는가?" 물론 사람이 변화하는 요소는 셀 수 없다. 그러나 내가 느끼기에 한 번 변화해본 사람은 성장을 계속하는 것 같다. 마치 '감'을 잡은 것처럼, 어떠한 환경에서도 인사이트를 얻는다.
저자인 마크 맨슨도 이러한 통찰을 얻은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은 그의 인생 경험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그가 하고 싶은 말은 사실 단순하다.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정한다고 할 때 하는 행동은 이렇다.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가슴 뛰는 내 '꿈'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목표로 사람들은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기분 좋은 꿈을 현실로 거머쥘 때까지 겪어야 할 수많은 고난과 역경은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뭔가를 실천할 때 맞닥뜨리는 것은 전부 그런 일들 뿐인데도 말이다.
역설적이게도, 결국 인간이 정말로 행동에 옮기는 목표란 제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제일 싫은 것마저 감수하게 하는 무엇이다. 내가 미래에 무엇을 받을지보다 무엇을 바칠지부터 생각하는 태도가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한 사람에게는 많은 가치들이 존재한다. 각각의 가치가 갖는 중요성과 순위에 따라 그가 하게 될 행동이 결정된다. 문제는 이런 가치들 중에 끌어안고 있어봤자 하등 쓸모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쓸모 없는 가치란 무엇일까? 바로 가치의 판단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들이다.
"남들은 다 ~~한데, 나는 아니니까 내가 틀렸어"
외부의 무언가를 잣대 삼아 나를 판단하면 감정부터 행동까지 스스로의 모든 자율성을 버리는 꼴이 된다.
그래서 좋은 가치의 조건 중 하나로 통제 가능함이 들어간다. 그리고 통제 가능한 그 결과가 현실적이고 사회에 이로울 것, 도덕책같은 말이지만 생각해볼 수록 맞는 조언이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일을 하는 것은 끔찍하게 어렵다. 어떤 결과가 일어날 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우리를 얼어붙게 만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망하면 오롯이 내 책임이고, 나 자존심은 박살이 나야 하는데 어떻게 선뜻 미지의 영역에 발을 딛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두려움을 걷어낼 수 있을까. 조금은 어이 없지만 두려움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해보는 것'밖에 없다.
그렇다고 마냥 참고 일단 해보라는 무식한 조언은 아니다. 저자는 두려움과 위기를 정면으로 직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뭔가 진행된다고 말한다. 두려움을 직시한다는 것은, 그것을 둘러싼 왜곡된 감정을 털어낸다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살피고 실제 위기 요소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나면 생각지 못한 돌파구가 보이기 시작하고, 실천으로 옮기면 옮길 수록 불확실했던 요소들은 분명해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