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세이가 아니라 여행기록을 써보려고 한다. 사실 네*버 블로그에 남겨왔던 여행 포스트들을 브런치로 옮겨오려고 작가신청을 했었다. 작가신청을 넣은 글도 경주여행 글 세 편이었다.
코로나 덕분에 여행을 많이 다니지 못했지만, 그래도 국내로 여기저기 다녀왔다. 그것들을 모두 남기고 싶었다. 그런데 브런치의 성격상 단순 '기록'보다는 '에세이'가 잘 어울렸고, 그냥 아무렇게나 남기고 싶진 않았다. 그를 위한 매거진이 '온실 속 게으른 직장인의 여행'이었다. 주로 여행에서부터 확장되는 고찰들을 남겨왔다.
https://brunch.co.kr/magazine/hwachostravel
그러다보니 은근히 여행에세이는 내게 마음의 짐이 되었고 여행에 대해 끄적여둔 초고는 작가의 서랍에서 오래간 탈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언제까지고 밀릴 순 없는 노릇이니 꼭 에세이가 아니더라도 단순히 '기록'의 용도로 가볍게 남겨보려고 한다. 어차피 내 글을 열렬히 읽어마지않는 애독자가 있는 것도 아니며, 조회수가 많은 글은 어쩌다 노출된 아주 극소수의 글들 뿐이요, 독자나 출판을 위한 글보다는 그저 언젠가 과거의 나를 돌아보고 싶을 때를 대비하여 남기는 글들이니.
여행은 생각과 깨달음, 행복 혹은 절망을 가져오지만 사진만큼은 반드시, 혹은 내가 억지로라도 동반하려 애쓰는 것이기에 주로 '사진일기'와 같은 형태로, 조금은 '뻔하고 흔하게' 남기게 될 것 같다. 그로 인해 소중한 여행사진들이 하드디스크에 처박혀 먼지만 쌓이는 일이 더는 없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