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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smi Feb 16. 2022

02.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읽어양득 변천사)

이제 어떻게 하지?

2018년 12월,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하다


첫 시즌이 마무리 되던 즈음, 당시 운영크루 3명(과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던 1명)은 이태원의 한 태국음식점에 모였다. 일단 어찌저찌 첫 진행을 마무리하기는 했는데, 끝나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계획은 사실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 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나누기 시작되었고, 중요한 아젠다 몇 가지가 던져졌다.


1. 읽어양득의 궁극적인 목표와 방향성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

2. 읽어양득 참가자들의 니즈와 원츠는 무엇일까

위의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한 고민에 더해서, 동아리나 학생회 활동 등과는 다르게, (창업만큼은 아니지만) “원래 하던 일"이 없는 상태에서 “앞으로 할 일"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3. 프로젝트를 어떻게 운영해야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즉, "어떻게 일 할 것인가" 자체에 대한 고민도 시작해야 했다. 각 질문의 답을 찾으며 프로젝트를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는


1) 참가자들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고
2) 실패하더라도 다양한 시도를 두려워 하지 않는 것 

을 나름의 원칙으로 가져가고자 했다. 그렇게 다음 해 봄 시즌2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우리는 새로운 운영크루들을 영입하고, 디자인과 홍보 컨셉을 정비하고, 운영규칙과 가이드라인을 제작하는 등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읽어양득 인스타그램, 시즌1에서 시즌2로 넘어가던 시점의 게시물들



E*5 에 한 번 지원해 보자.



2019년 3월, 창업대회에 갑자기 도전하다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즌2 참가자를 시즌1의 두 배 이상 모으는데 성공한 우리는 용감하게도(?) 과연 우리의 아이디어가 얼마나 더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에 궁금증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느 날 저녁 학교 도서관에서 과제를 하기 위해(첫 운영진 3명은 학과동기다)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마감이 3시간도 남지 않은 교내 학생창업지원프로그램(E*5 KAIST)에 지원하자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미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문서화해 둔 것이 충분해 새로 작성해야 할 것이 많지 않았던 것이 어쩌면 그 용기에 불을 지폈을지도 모르겠다.


바로 결론으로 넘어가자면, 창업지원프로그램 결과 자체는 좋지 못했다. 창업과 사이드 프로젝트 사이에 확연한 차이가 있던 것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시장에서의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우리만의 방법을 제시함과 동시에 어떻게 이윤을 추구할 것인지 그 일련의 과정 하나하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답하는 과정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입하자니 처음부터 막혔다. 철저한 기업가인 심사위원 분들의 시선으로 보기에 이 프로젝트는 부족한 점 투성이였고, "차별화된 경쟁력이 모호함", "조금 더 사업에 대한 목표가 명확해야 할 것으로 판단" 등의 기초적인 지적을 받은 우리는 최종 라운드까지 도전하는 것은 무의미, 운영에 집중하자는 판단으로 중도포기를 선언하고 E*5 여정을 마무리했다.




카이스트 창업지원프로그램 E*5에서 발표했던 PT 자료 중 일부


결과는 아쉬웠으나, 분명히 의미가 있는 도전이었다. 

첫째로, 처음으로 읽어양득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 보는 기회였다. 특히 비즈니스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많이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다. 

둘째로는, 읽어양득의 방향성과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는 기회였다. 잠재 고객에게 Deep Interview를 진행하는 과제를 수행하며 참가자들의 생각을 더 깊이 들을 수 있었고, 멘토와의 대화를 통해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더 고민할 수 있었다. 셋째로는...(소박하지만) 상금을 벌었다ㅎ...물론 운영비로 다 썼지만..



한편, 시즌2를 진행하던 중 신기한 경험도 있었다. 2019년 4월, 카이스트 학생들과 출판사 김영사의 [팩트풀니스] 책 리뷰 영상을 촬영하고 싶다는 제의를 받은 것이다. 그리하여 시즌2에 참가하고 있는 카이스트 학생 분들 중 영상에 출연하고 싶은 지원자를 모집했고, 책을 미리 읽은 후 학교 카페에서 약 1시간 여 촬영하게 되었는데, 그 영상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https://youtu.be/sl7EDOyd8sk

카이스트에서 만난 팩트풀니스


2020년 1월, 자연스러운 끝을 생각하다


2019년 봄 시즌2에 이어, 2019년 가을부터 2020년 1월까지 시즌3를 운영했다. 처음에 다짐했던 대로 발전을 위한 시도들은 게을리 하지 않았다. 프로젝트 규모와 운영조직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개별 역할 중심의 업무에서 팀 역할 중심의 업무로 운영 방식을 효율화했고, 기존 시스템 이외에 오프라인 모임 등의 새로운 이벤트들을 기획, 운영하며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프로젝트 기간은 얼마로 하면 좋을지, 참가금액 중 보증금과는 별도로 운영비를 받을지, 플랫폼으로는 카카오 아지트가 나을지 네이버 카페가 나을지 등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 하나하나를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의미를 가지도록 변형하였다. 그렇게 시즌3도, 어떻게 어떻게 흘러갔다.


읽어양득 시즌3에서 플랫폼으로 사용한 네이버 카페에 올렸던 마지막 공지


그렇지만 어쩐지, 시즌3가 끝난 후 시즌4에 대한 논의는 시작되지 못했다. 누구도 선뜻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 이제 더이상 읽어양득 안해요!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학생일 때 시작한 프로젝트니, 우리의 대학 생활이 끝남과 동시에 프로젝트도 종료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시즌마다 새로운 크루가 들어 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하면서, 느슨한 동아리처럼 운영 되던 읽어양득은, 우리가 직장에 들어가면서,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새로운 시즌 참가자를 모집하지 않게 됐다.



우리 이렇게 끝인...건가?





읽어양득이라는 독서 장려 프로젝트가 [읽자]라는 앱으로 발전하기 까지의 과정을 담으려고 합니다. 4년 전 어느 날 갑자기 시작한 프로젝트가 점차 구색을 갖춰나가 서비스로 만들어지기까지, 앱이라고는 한 번도 만들어본 적 없는 아마추어들이 어떤 고민과 문제를 맞닥뜨리고 해결하며 나아가고 있는지 그 과정을 담아보려 합니다. 우당탕탕 날 것 그대로 담겠습니다. 읽어주시고, 관심 가져주세요.


Find Us:

읽어양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ookfriendly_project/

읽어양득 홈페이지 http://bookfriendly.creatorlink.net/

읽어양득 소개 페이지 https://hankyultony.notion.site/1466cdbfd24b4860857ea4aa31472bfb

읽어양득 블로그 https://blog.naver.com/ilkja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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