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유전자를 깨워주는 두 권의 책

20160807

by 이기자

TBS 교통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 <달콤한 밤 김혜지입니다>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책을 소개하는 코너를 맡게 됐습니다. 매일 자정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제가 맡은 코너는 <달콤한 서재>로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방송됩니다. 수도권에서는 95.1Mhz로 들을 수 있고, TBS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2월에 회사를 그만두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책을 읽고 이런저런 글도 쓰면서 반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던 차에 좋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아무런 소속도 없는 제게 좋은 기회를 주신 제작진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달콤한 서재>에서는 매주 하나의 주제를 잡아서 두 권의 책을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7일 방송에서는 '여행'을 주제로 <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과 <나는 걷는다>를 소개했습니다. 방송이 나간 이후에 브런치를 통해서 방송 멘트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방송에서 책을 추천할 만큼 내공이 쌓인 것이 아니라 걱정도 되지만,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main.jpg

>팟캐스트 듣기<

==================================

달콤한 서재 (With 책밤지기 이종현 씨)

==================================

DJ

이번 주부터 새로운 게스트가 꾸며 주십니다. 책밤지기, 이종현 씨 나오셨습니다.

김혜지 아나운서랑 같이 하실 줄 알고 오셨을 텐데... 혜지 아나운서가 몸이 좀 안 좋아서요.

앞으로 2주간 달콤한 밤 주말 방송은 제가 맡게 됐습니다.

<달콤한 서재>를 맡게 되신 이종현 씨가 어떤 분인가?

궁금해 하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간단히 소개를 좀 부탁드릴까요?


종현

올해 초까지는 기자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기자를 쉬고 있고, 책을 읽고 여기저기에 책에 대한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DJ

자, 오늘 첫 시간인데 그럼,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종현

서울이 너무 덥습니다. 때마침 휴가철이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잖아요. 그래서 오늘만큼은 책을 읽으면서 여행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책을 준비했습니다.


DJ

그러면 여행을 다룬 책들인가요?


종현

그렇습니다. 조금은 특별한 여행을 다룬 책들인데요. 사실 서점을 가면 여행 관련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잖아요. 가이드북도 많고, 여행기도 많고. 저도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 관련 책을 많이 읽는데, 서점에서는 고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 많은 책 중에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읽었던 여행 책 중에서 굉장히 인상 깊었던 책 두 권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DJ

그럼 어떤 책부터 살펴볼까요?


종현

<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이라는 책입니다. 2014년에 출간된 책인데요.

M사에서 베를린 특파원과 국제부장을 지내고 계열사 사장까지 지낸 손관승 씨가 쓴 책이에요. 직장생활을 다 끝내고 마침내 은퇴를 하게 됐는데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200년 전에 독일의 대문호죠. 괴테가 이탈리아 여행을 떠났던 길을 그대로 똑같이 따라서 여행을 한 거예요. 독일에서 차를 렌트해서 이탈리아 나폴리까지. 총 7000킬로미터를 자동차로 여행한 건데요. 여행지의 맛집이나 볼거리를 소개하는 평범한 여행기가 아니라 200년 전 괴테가 했던 고민과 생각을 따라잡아보려는 저자의 고민과 노력이 느껴지는 독특한 여행기입니다.

괴테.jpg

DJ

괴테라고 하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파우스트 같은 작품으로 유명한 독일 작가죠?


종현

맞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게 괴테의 공무원 생활입니다. 공무원이라고 하니까 조금 이상하기도 한데요. 실제로 고위공무원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괴테의 원래 직업이 변호사거든요. 그러다가 사랑에 실패를 하고 나서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말 그대로 대박을 친 거죠. 유럽에서 일약 스타가 됐는데 그러자 바이마르 공국의 젊은 대공이었던 칼 아우구스트가 괴테를 초청해 여러 가지 공직을 맡겼습니다. 나중에는 재상까지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괴테가 10년 정도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했어요. 독특하죠. 실제로 재상 업무도 제법 잘 소화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일과 문학에 몰두하다 보니까 지친 거죠. 이른바 번아웃 증후군 같은 게 괴테를 찾아온 겁니다. 정신적으로 모든 것이 고갈됐다고 느낀 괴테가 찾은 해결책은 여행이었어요. 떠나기로 한 거죠. 괴테가 쓴 <이탈리아 기행>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2년에 걸친 이탈리아 여행기를 책으로 남긴 건데요. 그 책의 첫 부분이 인상 깊어요. 이렇게 시작합니다.

“새벽 3시, 아무도 모르게 칼스바트를 빠져나왔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이 나를 떠나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테니까.”

손관승 씨도 괴테와는 조금 다르겠지만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출발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해요. 그냥 쉬러 떠나는 것이 아니라 바닥까지 고갈된 정신적인 에너지를 찾으러 떠난 거죠. 제2의 인생을 출발하기 위해서요. 이런 여행을 독일어로 ‘젤프스트 빌둥’이라고 표현한다고 하네요. 풀이하면 치열한 자기 학습과 자기 연마의 시간을 가진 거죠.


제가 바로 그런 경우였거든요. 6년 동안 기자 생활을 열심히 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아무런 의미도 없게 느껴지고 지친 거죠. 분명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마음속으로는 불안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올해 초에 회사를 그만두고 제 안의 에너지를 다시 찾을 때까지 여행을 다니고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하루아침에 회사를 그만둔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죠. 평범한 월급쟁이가 회사를 그만두려면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한 지. 그때 회사 동기가 이 책을 읽어보라고 빌려줬어요. 책을 읽다 보니 손관승 씨와 괴테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어요. 막막할 때가 떠나야 할 때라고. 괴테가 아무도 모르게 도시를 빠져나온 새벽 3시는 애매한 시간이죠. 동트기 전이기도 하고, 어둠이 가장 깊을 때기도 하고요. 손관승 씨는 이 시간을 이렇게 표현하더라고요. 두려움과 희망이 맞서는 시간이다. 바로 그 순간에 용기가 필요한 거였죠.


DJ

재밌습니다. 여기서 잠깐, 노래 한 곡 듣고, 이야기 계속 나눌게요.

노래도 직접 골라 오셨죠? 어떤 노래 들어 볼까요?


종현

괴테가 여행을 출발한 바로 그 시간이네요. 오지은의 새벽 3시입니다.

==================================

M - 오지은 / 익숙한 새벽 3시

https://youtu.be/dm6d51OtOCc

==================================

DJ

<달콤한 서재> 책밤지기 이종현 씨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손관승 씨는 괴테가 갔던 길을 똑같이 따라 한 거죠?


종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려서 바이마르로 이동한 다음 괴테가 여행을 출발한 칼스바트로 갔고요. 칼스바트가 다른 이름으로는 카를로비 바리라고 체코와 독일 국경에 있는 도시인데요. 온천으로 유명해서 한국인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여기에서 출발해 괴테가 간 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유럽에서는 괴테 루트라고 해서 괴테가 여행한 길을 똑같이 따라가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고 해요. 손관승 씨도 그 길을 똑같이 내려간 거죠. 알프스 산맥을 넘고 베로나와 베네치아를 거쳐 키안티 가도를 달리고, 피렌체를 지나 마침내 로마에 도착합니다. 사실 괴테는 2년에 걸쳐 이탈리아를 여행했지만 상당 기간을 로마에서 보냈다고 해요. 그만큼 로마가 주는 감흥이 대단했던 거죠. 이탈리아 기행에 괴테가 남긴 글들을 보면 이런 게 잘 나타납니다.

"만월의 달빛을 가득 받으며 로마를 두루 산책하는 멋에 대해서는 그것을 직접 체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은 저녁때 팔라티노 언덕에 올라 절벽처럼 솟아오른 왕궁의 폐허 위에 섰다. 그런 광경에 대해서는 물론 어떠한 말로도 전달이 불가능하다. 대체로 로마에서는 자질구레한 것이 하나도 없다.“

특히 괴테는 시스티나 대성당을 자주 찾았다고 해요. 동료예술가들과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중에 누가 더 나은지를 놓고 토론을 벌이다, 결론이 나지 않으면 시스티나 대성당으로 뛰어갔다고 합니다. 성당 안으로 몰래 들어가서 직접 그림을 보고 논쟁을 이어가려고요. 매일 이어지던 일에 지쳐있던 괴테에게 로마 생활은 예술적 영감을 재충전할 수 있는 시기였겠죠.


DJ

듣기만 해도 부럽네요. 그런데 사실 괴테도 그렇고, 손관승 씨도 그렇고. 그렇게 긴 여행을 떠날 만한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요? 카드 청구서에 쫓기는 월급쟁이 입장에서는 부럽기만 한 것도 사실이에요.


종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이런 여행을 휴가나 휴양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새로운 출발을 위한 투자라고 보면 또 다른 거 같아요. 손관승 씨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여행 전에는 넥타이 맨 사람만 봐도 지겨웠는데 이제는 다시 일하고 싶은 의욕이 솟구친다. 아무 쉼표 없이 허겁지겁 달려만 가지 말고 재정비를 해보라는 거다. 매듭을 짓고 나이테를 만드는 게 여행이다.”

손관승 씨의 책에서 소개해드리고 싶은 문구가 있어요.

“여행은 낯선 것과의 만남에서 시작해 결국은 자기와의 만남으로 끝난다. 그것이 여행이다.”


DJ

손광승 씨의 <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이란 책이었고요.

저니의 노래 듣고 올게요.

==================================

M - journey / don’t stop believin’

https://youtu.be/1k8craCGpgs

==================================

DJ

책밤지기 이종현 씨 모시고 <달콤한 서재>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행>을 주제로 두 권의 책 살펴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고른 책은 어떤 책 인가요?


종현

이번에는 외국 작가의 책을 골라 봤습니다. 베르나르 올리비에라는 프랑스 작가가 쓴 책인데요. 책 제목이 <나는 걷는다>입니다. 제목부터가 굉장하죠. 어지간한 여행이 아니고서는 이런 제목을 붙일 수가 없을 텐데요.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여행은 나는 걷는다라고 선언해도 될 정도입니다. 무려 1만2000km를 걸어서 여행을 했거든요.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작해 중국 시안까지 예전의 실크로드를 따라서 1만2000km를 도보 여행한 겁니다. 중간에 테러리스트로 오해를 사서 터키 군인들에게 연행을 당하기도 하는데요.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절 자동차에 오르지 않고 두 발로만 여행을 한 거죠.

28000000983778.jpg

DJ

1만 2000km를 계속해서 걷는 게 가능한가요?


종현

베르나르 올리비에도 한 번에 다 걷지 않고 4년에 걸쳐서 나눠 걷습니다. 봄에서 가을까지만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간을 정해놓고 걸은 거죠. 책도 한 권이 아니라 세 권입니다. 한 권이 400쪽이 넘으니까 책 전체로 치면 1300쪽 정도나 됩니다. 책의 두께도 어마어마하죠. 그중에서도 첫 번째 책은 여행을 결심한 계기와 이스탄불 도착, 그리고 터키 영토인 아나톨리아 반도를 여행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이 또 특이한 게 여행을 다룬 책인데도 사진이 한 장도 없어요. 1300쪽에 걸쳐서 글만 빽빽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오로지 자신이 걸은 길과 만난 사람들에 대한 묘사만으로 이야기를 이어가요. 그런데도 정말 신기하게도 책을 계속해서 읽게 됩니다.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사진은 없지만,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글을 읽다 보면 마치 함께 그 길을 걷는 것 같은 환상에 빠지게 돼요. 사실 여행을 다룬 많은 책들이 그저 ‘다른’ 곳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그치거든요. 서울 말고 제주, 한국 말고 유럽. 이런 식인거죠. 그렇지만 사람 사는 모습이 어딜 가나 비슷하잖아요. 이국적인 풍경을 담은 사진에서 놀라움을 느끼다가도 금세 싫증이 나기 마련이죠. 제 친구 중에는 여행기를 읽느니 가이드북을 보는 게 더 낫다고 말하는 친구가 있는데요. 아마 여행기들이 제공하는 이야기가 가이드북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는, 그냥 다른 곳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인 것 같아요. 그런데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이야기는 그저 다른 곳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보다 본질적인 것에 닿습니다. 우리는 왜 떠나고 싶느냐는 거죠. 왜 인간은 계속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곳, 다른 곳에 대한 열망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걸까. 이런 질문에 대한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고민이 바로 이 책 <나는 걷는다>입니다.

책에 보면 이런 문구가 있어요. 끊임없이 걷는 것이 어떻게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인데요.

“홀로 외로이 걷는 여행은 자기 자신을 직면하게 만들고, 육체의 제약에서 그리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안락하게 사고하던 스스로를 해방시킨다. 순례자들은 아주 긴 도보여행을 마친 후엔 거의 예외 없이 변모된 자신의 모습을 느낀다. 이는 그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스스로를 직면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발견할 수 없었을 자신의 일부를 만났기 때문이다.”


DJ

와, 멋지네요. 노래 한 곡 듣고, 이야기 계속해서 이어가죠.

이번에는 포레스트 검프 ost에 수록된 노래죠. 두비 브라더스의 It keeps you runnin' 들을게요.

==================================

M - Doobie Brothers - It keeps you runnin'

https://youtu.be/_BsTF22SPyM

==================================

DJ

<달콤한 서재> 오늘은 <여행>을 주제로 두 권의 책 살펴보고 있는데요.

두 번째 책,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두 권다 기자들이 쓴 책이네요.


종현

앞에서 이야기한 손관승 씨도 그렇고 오늘은 은퇴 기자들이 쓴 책만 다루네요. 베르나르 올리비에에 대한 소개를 조금 더 드리면. 이 분이 파리 마치, 르피가로 같은 프랑스 신문사에서 30년간 일하고 20세기가 끝날 즈음 은퇴를 했거든요. 그런데 은퇴를 앞두고 평생 함께 했던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나요. 평생 일했던 직업도 내려놓게 되고요. 아이들은 장성해서 독립했고. 갑자기 세상이 정지된 것 같은 기분이 든 겁니다. 우울증 때문에 좋지 않은 생각까지 했다고 해요. 그러다가 도보 여행을 시작했는데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 겁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거죠. 그래서 예순한 살의 나이에 실크로드를 걸어서 횡단하는 도보여행을 시작한 겁니다.

이 책을 편집한 편집자가 남긴 글을 보면 이렇게 나와요. “그는 더 이상 선택을 미룰 수 없는 교차로 앞에 서 있다고 여겼다. 어떤 결정은 내일로 미루면 이미 너무 늦은 것이 된다. 서둘러 떠남으로써 최대한의 것을 건져낼 수 있고, 적어도 나이 탓을 하며 너무 서둘러 스스로를 은밀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구속하는 폐단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릴 수도 있다.”

많은 사람이 오랜 여행을 꿈꾸면서도 주저하고 망설이다 마침내는 포기하잖아요. 현실적인 문제들이 계속해서 머리 속에 떠오르면서 결심을 막는거죠.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그런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를 향해 걸어가면 막상 고민하고 주저했던 것들이 사실은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DJ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처음 여행을 시작한 게 1999년이네요. 이 책이 한국에 나온 것은 2003년인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실까요?


종현

<나는 걷는다>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거든요. 그러면서 많은 인세가 들어왔는데 그 돈으로 쇠이유 협회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쇠이유가 우리 말로는 경계라는 뜻인데요. 소년원에 수감 중인 청소년이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딴 땅에서 3개월 동안 2000km를 걷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요. 일반적인 소년범의 재범률이 85%인데 이 쇠이유 프로그램을 거친 소년범의 재범률은 15%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자신도 끊임없이 새로운 곳을 걷고 있어요. 이 분의 첫째 아들이 한국 여성과 결혼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주도 올레길도 와보고 한국에도 몇 번 방문해서 여행을 했다고 하고요.


DJ

<달콤한 서재> 오늘 두 권의 책 소개해주셨는데요.

<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 그리고 <나는 걷는다>.

종현 씨는 이 두 권의 책 중에서 어떤 책이 좀 더 끌리시나요?


종현

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은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려 할 때 용기를 준 책이니까요.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의미가 깊죠. 그렇지만 읽으면서 좀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고민하게 해준 책은 <나는 걷는다>였어요. 이 책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 책머리에도 나오는데요. 이렇게 적혀 있어요.

“나는 다시 길을 떠났고, 조금 가다가 멈춰서 휴식을 취했다. 눈을 들어보니, 거북이 한 마리가 비탈길 위쪽에서 둥그런 눈으로 나는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안녕, 친구여. 미리 말해두지만, 난 너와 경주하지는 않을 거야.”

나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는 누군가와 경쟁할 필요도 시간을 재면서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고 말해주는 거 같죠.


DJ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설명을 들으면서 <나는 걷는다>는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달콤한 서재>, 책밤지기 이종현 씨였습니다.

==================================

M - 토이 / Bon Voyage

https://youtu.be/WL31W37X7jA

==================================

# 실제 방송과 미리 준비한 멘트는 차이가 조금 있습니다. 브런치에는 사전에 준비한 멘트 위주로 올릴 예정입니다.

## 프로그램 홈페이지는 http://www.tbs.seoul.kr/fm/sweet_night/ 입니다. 많은 청취(?!)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