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기자의 현재 그리고 미래, 3시간의 대화록

by 이기자

기자들은 왜 기레기라고 욕을 먹는 걸까. 그런데도 기자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어째서 그렇게 많은 걸까. 10년 뒤에 미디어 환경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대학생들은 신문이 아니라 SNS에 올라오는 짧은 동영상으로 정보를 얻는다는데, 10년 뒤에는 신문사가 다 망하는 걸까.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그리고 미디어 환경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현직 기자들이 모여서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해도 대화는 늘 도돌이표다. 매일 반복되는 기사 발제와 취재 속에 고민의 끈을 길게 잡고 있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한 발짝 떨어져서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지켜보고,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같은 대학 방송국을 나오고 지금은 기자를 업으로 삼고 있는 여러 선후배들과 '미디어와 기자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시각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여겨서 대학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는 후배들도 함께 했다. 습하고 더웠던 2017년 7월 6일 대학교 강의실에서 맥주와 콜라, 피자를 먹으며 3시간에 걸쳐 나눈 대화를 간략하게 옮겨본다.

참석자

A기자 - 통신사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에는 영자신문에서 기자 일을 시작했다.

B기자 - 경제지에서 일하고 있다. 정부 부처를 주로 출입했고 지금은 주간지에서 일한다. 작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1년 넘게 휴식기를 가졌고 최근 복귀했다.

C기자 - 대기업에서 미디어 마케팅을 했고, 앵커와 신문기자를 거쳐 지금은 증권경제 뉴스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방송사에서 기자로 일한다.

D기자 - 신문기자로 시작해 지금은 방송사 기자로 일하고 있다.

E, F, G, H 학생 -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대학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다.

I학생 - 졸업을 앞둔 학생으로 기자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 주제

기자의 장점과 단점


B기자 - 기자 일의 가장 큰 장점은 내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것. 기자가 쓰는 기사는 바이라인이 붙어서 어딘가에 쌓인다. 인터넷에 올리는 기사들도 정보의 홍수에 빠진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기자 이름으로 검색하면 다 나온다. 지면이나 방송도 마찬가지다. 반면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은 똑같이 열심히 일해도 자기 이름으로 남는 것이 없다. 기자는 자기 이름으로 계속해서 콘텐츠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 기자가 아니었다면 만날 수 없었을 사람들을 편하게 볼 수 있다. 누구를 만나서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한 개인의 사고의 지평이 결정된다고 본다. 늘 비슷한 사람들만 만나서 이야기하고 소통하면 사고의 수준도 고만고만해진다. 기자는 수직으로나 수평으로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CEO나 교수, 고위 관료들과 이야기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지나치게 엘리트들만 만나다 보면 사고의 틀에 거기에 갇힐 수 있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A기자 - 대기업이나 정부에서 만드는 틀에 갇힐 수 있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대기업이나 정부가 만들어내는 통계나 수치에 의존해서 기사를 쓰는데 그런 숫자들은 이미 대기업이나 정부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한 단계 거른 것들이다.


B기자 - 그런 부분도 있다. 기자는 만나는 취재원에 따라서 사고의 수준이 결정된다고 했는데, 경찰서를 도는 사스마와리들, 사회부 기자들은 그런 맥락에서 피폐해질 수도 있다. 매일 같이 범죄자들을 보다 보면 좋을 수가 없다.


C기자 - 기자를 하기 전에 대기업에서 미디어 마케팅 일을 했다. 여름에 회사 전체 워크숍이 있어서 갔는데 무슨 북한인 줄 알았다. 회장님에 맞춰서 의전을 연습하고, 직원들 서있게 만들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때는 회장님한테 말 거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기자 명함을 들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회장님이든 누구든 얼굴 보면서 질문 던질 수 있다. 기자는 질문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도 당당할 수 있다는 점이 그때와 제일 다른 부분이다. 그리고 미디어 마케팅을 할 때 아쉬웠던 점은 내가 콘텐츠를 직접 만들지 않다 보니 발언권이 작았다는 것이다. 콘텐츠를 만드는 PD나 작가들에게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점이 아쉬워서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기자 일을 택하게 됐다.


D기자 - 기자의 가장 큰 장점은 역사적인 현장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법조 기자를 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을 취재했다. 예전보다는 기자들도 재판 취재 절차가 까다로워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에 비하면 접근이 쉽다. 교도소나, 구치소, 군사제한지역처럼 일반인들은 들어가기 힘든 곳도 기자라서 들어가서 취재할 수 있다.


B기자 - 기자를 직업 그 자체로만 보면 단점은 크게 없는 것 같다. 급여도 중류 수준의 생활을 누리기에 부족하지 않고, 라이프 스타일도 나쁠 건 특별히 없다. 질문을 바꿔보자. 기자 일의 단점이 아니라 내가 왜 일을 그만뒀느냐고 물으면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미디어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기자는 변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50년 전과 지금의 기자가 얼마나 다를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타자기를 썼고 지금은 노트북을 쓴다는 정도만 바뀐 거 아닌가. 기본적으로 사람을 만나서 정보를 듣고 그걸 기사화하는 게 기자의 일이니까 크게 변할 건 없겠지만, 그럼에도 혁신에 무관심한 미디어 업계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D기자 - 기자들은 자기가 맡은 분야가 아닌 곳에 대해서는 공부할 기회가 적다. 자기 출입처 챙기기에도 바쁘기 때문에 다른 곳 돌아가는 일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A기자 -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도 된다.


F학생 - 실제 기자 생활에 대해서 궁금하다. 개인 생활이 없을 정도로 빡센가?


A기자 - 개인차가 클 것 같다. 예전에 손예진이 나온 스포트라이트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방송기자가 주인공이었는데 사회부는 그 정도로 바쁘고 빡센 생활을 한다. 사회부 중에서도 경찰 출입 기자나 법조 기자가 바쁘다. 반면에 경제부 같이 상대적으로 루틴한 생활을 하는 부서도 있다.


D기자 - 방송기자와 신문기자의 차이도 있다. 신문기자일 때는 생활이 컨트롤이 됐는데 방송을 하면서는 점심이나 저녁 약속도 제대로 못 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B기자 - 인터넷에 속보를 써야 하는 매체나 주간지, 월간지 같은 매체도 차이가 있다. 주간지는 주초가 상대적으로 한가하고 주 후반으로 갈수록 스케줄이 빡세다. 마감 때는 새벽까지 근무할 때도 많다. 그래도 경제부나 주간지 같은 곳의 기자는 신문사나 방송사의 사회부, 정치부 기자들보다는 덜 바쁜 편이다. 루틴하게 돌아가는 부서의 기자는 일반 직장인과 큰 차이가 없다.

한국기자협회는 세계기자대회라는 걸 매년 개최한다.올해는 세계 평화를 위한 언론의 역할이 주제였다. 정말 중요한 주제지만 사실 언론이 해야 할 고민은 따로 있다.

G학생 - 기자가 되려면 학점이 좋아야 하나?


A기자 - 기자를 뽑을 때 학점 때문에 떨어뜨렸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대신 글은 중요하다. 작문이나 논술은 정말 중요하다.


B기자 - 나도 학점이 4.3 만점에 3.3 정도였는데 아무 문제없었다. 3점 초반대면 그냥 학교 공부에 매달린 애는 아니었나 보네 하고 넘어가는 정도다. 그걸 부적격 사유로 생각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2점 초반대나 그 정도면 좀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평균 정도면 아무 문제없다.


E학생 - 술을 못하면 기자가 될 수 없나?


C기자 - 술을 잘 마시지 않지만 기자 생활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A기자 - 요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기자들도 많다. 술을 마신다고 해서 취재가 잘 되는 것도 아니다. 술을 안 마신다고 해서 언론사에서 배척당하는 것도 거의 없다.


B기자 - 확실히 술이 필수인 시대는 아닌 것 같다. 다만 취재영역에 따라서 편차는 있다. 정부부처를 출입하면 공무원들과 술자리를 많이 가지게 된다. 술을 안 마셔도 되지만, 마시면 여러 가지로 편한 게 있다. 정부의 고위 관료와 회사 데스크의 술자리에도 아무래도 술을 마시는 기자들이 따라가게 되는데, 그런 자리가 모여서 나중에 기자의 취재역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 자리에서 특종 거리가 많이 나오기 마련인데, 그 자리에 있었던 취재 기자가 기사를 쓰게 되기 때문이다.


F학생 - 기억에 남는 취재원이나 취재 경험이 있나?


C기자 - 한 기업 여직원이 사내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제보를 한 적이 있다. 같은 여성으로서 많이 분노하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경제나 증권에 대한 기사들을 취재한 것보다도 그런 경험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B기자 - 밤늦게 출입처 핵심 취재원의 집 앞에 가서 무작정 취재하는 게 있다. 우리 회사만의 전통적인 취재법이다. 밤 11시, 12시에 취재원 집 앞에서 연락해서 서로 속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취재하는 방식이다. 정부 부처를 출입할 때 차관이나 실장 집 앞에서 기다리면서 취재한 적이 있다. 한 겨울에 눈을 맞으면서 기다리다가 취재원이 밤늦게 집에 왔을 때 반가워서 뛰어간 적이 있다. 그런데 입이 얼어서 말이 안 나왔다. 꽤 예전 일이긴 한데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 취재원이 카페에서 따뜻한 차를 사주며 취재에 대한 대답 대신 이런저런 인생 조언을 해줬다. 지금은 그 취재원도 장관도 하고 잘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


E학생 - 경제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경제 기자를 할 수 있나?


C기자 - 나도 경제에 대해 잘 몰랐다. 그럼에도 증권 기자를 하는 건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게 뉴스를 만들고 싶어서다. 나 같이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이 내용을 이해하고 전달해야 대중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일 새로운 개념을 배우고 방송을 한다.


두 번째 주제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


A기자 - 오늘 이런 자리를 만든 건 미디어 업계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생각해서다. 요즘 20대는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궁금하다.


E학생 - 고등학생 때까지는 신문을 읽었다. 학교에서 읽게 했다. 보수지 하나, 진보지 하나 이런 식으로 골라서 읽었다. 대학에 들어온 뒤로는 신문을 전혀 읽지 않는다. 신문뿐만 아니라 다른 지면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H학생 - 주로 페이스북 같은 SNS에 유통되는 콘텐츠를 보는 것 같다. 알트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오는 콘텐츠들이 있다. 20대 청년들의 관심사에 부합하는 짧은 영상 콘텐츠를 주로 본다. 대학에 대한 정보는 페이스북의 누구, 성평등에 대한 정보는 어디, 이런 식으로 주제에 따라서 자주 찾는 콘텐츠가 정해져 있는 것 같다.


I학생 - 스브스뉴스 같은 것도 인기가 많다. 스브스뉴스를 만드는 팀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실제로 대학생들을 많이 뽑아서 인턴으로 쓰고 있다고 들었다. 대학생들이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니까 대학생들의 공감을 더 잘 얻는 게 아닌가 싶다.

ALT 알트 페이스북 페이지 모습.

G학생 -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페이스북을 아예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친구들은 모두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보고 정보를 얻는데 나는 하지 않으니까. 기자들도 페이스북에서 정보를 많이 얻나?


A기자 - 페이스북에서 기사에 쓸만한 정보를 얻지는 않는다. 차라리 트위터가 더 낫다는 생각은 한다. 기자들은 시계열이 중요한데 페이스북은 지나간 정보들까지도 타임라인에 뜬다. 반면 트위터는 그나마 최근의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B기자 -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정보들은 기사로 재가공할 만한 가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몇 전문가들의 페이스북은 참고할 만 하지만 소수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나 오석태 SC 이코노미스트 정도 팔로우하며 보고 있다.


C기자 - 개인적으로 미디어 비즈니스에도 관심이 많다. 대기업에서 함께 일한 친구 중에 독립해서 자기 사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 유행하는 MCN 같은 사업이다. 그런데 MCN에서 소구되는 콘텐츠라는 게 먹방 아니면 뷰티다. 나는 증권이나 경제 콘텐츠를 다루는데 지금 MCN에서는 그런 식의 콘텐츠는 전혀 다루지 않는다. 아직은 SNS에서 다뤄지는 콘텐츠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생각을 한다.


B기자 - SNS나 최근 유행하는 방송 프로그램들을 보면 한계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뢰할 만한 콘텐츠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방송에서는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까지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만 살아남는다. 신문이나 잡지 같은 유료 콘텐츠는 확실하게 확인된 사안만 싣는데, 방송이나 SNS는 그렇지 않다.


A기자 - 최근 유행하는 방송들을 보면 앎 그 자체를 파는 게 아니라 앎이 오가면서 충만해지는 기분 자체를 파는 것 같다.


B기자 - 인기 있는 종편 출연자들을 보면 그런 걸 느낀다. 알쓸신잡 같은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대충 들으면 다 맞는 말 같은데 사실 자세히 보면 틀린 이야기들도 많다. 관련 분야를 잘 아는 전문가들은 불편해하는 이야기들, 그런데 워낙 유명하고 인기 있으니까 딱히 대놓고 반발하기도 그렇다. 중요한 문제도 아니고, 예능 프로그램이니까 하고 넘어가게 되는데 그런 것들이 쌓여서 잘못된 정보가 퍼지게 된다.


C기자 - 방송은 기본적으로 캐릭터 싸움이다.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방송에 나오는 모든 출연자는 캐릭터 싸움이다.


세 번째 주제

미디어는 혁신할 수 있을까


G학생 - 신문사나 방송사 같은 대형 미디어들은 어떻게 혁신을 준비하는지 궁금하다.


D기자 - 언론사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신문사의 경우 온라인 뉴스 부서나 SNS 팀에 에이스로 불리는 기자를 보내기도 한다. 많은 기자들이 그런 부서를 한직으로 여기기 때문에 맨파워가 약한 경우가 많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일부러 잘하는 기자를 그런 쪽으로 보내는 것이다. 스브스뉴스 팀에도 에이스급으로 불리는 기자들이 제법 많이 간 걸로 안다.


A기자 - 회사에서 뉴미디어 전략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은 적이 있다.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다가 직접 미디어 스타트업을 인수하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찾아본 적이 있다. 여러 회사를 찾아봤지만 인수할 만큼 매력적인 회사는 많지 않았다. 다니엘 튜더가 만든 '바이라인'이라는 미디어를 눈여겨봤지만 인수할 수는 없었다. 비즈니스적으로 접근을 하면 미디어 스타트업들도 매력적인 경우가 별로 없다.


B기자 - 방송국 PD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미디어 스타트업이나 MCN 같은 시도들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새로운 가능성의 차원에서 스터디를 하는 정도이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나중에 그런 새로운 시장이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정도로 성장하면 그때 가서 인수하거나 노하우를 활용해 진출하면 된다고 보는 것이다. 방송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미디어 기업의 마인드가 다들 그렇다.


A기자 - 대학생들은 미디어 스타트업에 대해서 아는 게 있나? 예컨대 기자들 사이에서는 아웃스탠딩이나 퍼블리 같은 미디어 스타트업에 대해서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다.


H학생 - 들어본 적이 없다. 다들 비슷할 것 같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2억5000만달러에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뒤, 디지털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B기자 - 그런 미디어 스타트업들은 유료화 모델을 시도한다. 대학생들은 돈을 내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F학생 - 뉴스나 콘텐츠를 돈 내고 사서 본 적은 없다.


A기자 - 뉴스를 유료화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대체제가 충분한 상황에서는 특히 그렇다. 언론사들이 유료화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게 스포츠 신문들의 멸종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2004년에 국내 5대 스포츠 신문이 파란닷컴에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파란닷컴이나 스포츠 신문들은 그러면 독자들이 파란닷컴에 몰릴 것이라고 여겼지만, 실제로는 인터넷에 우후죽순 생겨난 연예, 스포츠 매체들이 시장을 장악하는 계기가 됐을 뿐이다. 지금은 스포츠 신문이라는 미디어 분야가 거의 사라졌을 정도다. 뉴스 콘텐츠를 유료화하는 순간 독자들이 대체제로 빠져나가는 걸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E학생 - 외국의 사례는 어떤가. 해외 미디어 기업들은 혁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B기자 - 외국에서 인상 깊게 본 건 미디엄 정도다. 그런데 미디엄도 구조조정을 한다고 하더라. 외국도 미디어 스타트업이 힘든 건 매한가지다. 그나마 외국 사정이 나은 건 미디어가 자본을 유치하는데 있어 제약이 적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했다. 그 뒤로 워싱턴 포스트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유료화 모델을 비롯해 기존 미디어 기업들이 시도도 못하던 것들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새로 거듭나고 있다. 나는 워싱턴 포스트가 가장 성공한 미디어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모델이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 미디어가 기업 자본을 유치하는 것에 대해 한국 사회는 부정적이다. 새로운 시도를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