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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aya Lee Mar 08. 2016

신나게 먹고 마시다가 그의 민낯을 보았다

도시를 걷다 #14 - Osaka





다른 것도 아니고,

'먹다가' 망한다는 오사카에 왔다.












오사카라면 일단......

도톤보리道頓堀지!!!




안녕 문어















대게도 안녕





늘상 보아도

그저 반갑네.


도톤보리의 흥취를 돋워주는

대표주자들 아닐는지.














빼놓으면 섭섭하지,

오늘도 열심히 달리시는

구리코グリコ/glico 아저씨


가히 이곳의

터줏대감이신 것을.


누구라도 이곳에 왔다면,

찰칵 셔터 한 번쯤 눌러주는 게 

일말의 신고식.













어, 그런데 못 본 새 자태가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이래이래 하고 달리시더니.













구경도 좋고 쇼핑도 좋지만

여기서는 일단 그저

먹는 게

남는 거







































속이 꽈악, 찬




때로는 밤 맛

때로는 고구마 맛

초코도 있고

커스터드 크림도 있고











너무 익숙해서

더 그리운 맛도 있다.


단돈 500엔짜리

동전 하나의 행복.


벨을 울리며 갓 구워져 나온

따끈하고 포실한 것을

냉큼 받아다가 염치도 없이

근처 커피숍으로 헐레벌떡 들어가

커피 한 잔과 함께 찹찹거리며

들떠 행복해하던 은근한 기억.


챠르르르- 소리를 내며 갈라지는

그 속살의 감미로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































달걀지단 고슬고슬

소복이 덮인

초밥도 먹고




소바도 먹지.

























그리고 비로소 정신이 좀 들면,

예쁘고 좋은 것들을

구경하러 가봅니다.








































시작은 도톤보리였건마는

실상 오사카에는

숨겨진, 아니 숨은 것이 아니지.


골목 어디엔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


가이드북에서 요란스레

떠들어대지 않고 있는

카페와 잡화점 찾기가

그야말로

쏠쏠한 재미.











타코야끼와 백 엔 초밥집으로 점철된-

으레 접하곤 하는 번잡스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오사카의 뒷골목들은

자신만의 산책길을

나만의 '또 오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내기 참 좋은 곳일지 모른다.

동행한 남자친구에게야

조금 지루하고, 목적의식 없는 

그런 행보로 비칠지는

모르겠지만서도.















그럴 때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기분 좋게 사주고,

사알살 꼬드겨 다시 가만히 

길을 나서보는 거다.























































이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새 못 본 사이 어느덧 너는

변한 듯 변한 듯, 변하지 않은 아리송한 얼굴을 하고

다시 나를 반겨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게지.





그래서,

번번이 너를 찾게 되는지도 몰라, 오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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