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삶으로 바꾸는 일에 대하여, 그리고 너에게
거실 테이블 위에 놓아둔 프리다 칼로의 책 위로
아침 햇빛이 천천히 퍼져왔다.
그 빛을 따라 시선이 머무는 순간,
자연스레 프리다의 삶을 생각한다.
빛 하나에도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처럼,
그녀는 삶의 가장 어두운 조각들마저 예민하게 받아들인 사람이었으니까.
삶이란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끔은 너무 쉽게 금이 간다.
하지만 그 금을 어떻게 이어 붙여
다시 자신만의 색으로 채워 넣는가는
결국 한 인간의 몫이다.
프리다는 늘 고통을 곁에 두고 살았다.
몸은 부서지고 회복은 더뎠지만,
그녀는 그때마다 붓을 들었다.
많은 사람이 아픔 앞에서 움츠릴 때,
프리다는 그 아픔을 캔버스 위로 끌어올렸다.
아픔을 종말이 아닌 재탄생의 재료로 삼는 법을
그녀는 누구보다 강렬하게 증명했다.
나는 그녀의 마지막 그림, Viva la Vida를 사랑한다.
잘 익은 수박들 사이에 적힌 문장.
“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
이 말은 화창한 날에 쓴 환호가 아니다.
수많은 절망을 통과한 뒤에야
인간이 마침내 내뱉을 수 있는 깊은 고백에 가깝다.
삶이 우리를 부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할 수 있다는 선언.
그리고 이상하게도, 이 문장을 생각할 때면
나는 내 아이를 떠올리게 된다.
너의 앞에도 아직 말하지 않은 하루들이
수없이 펼쳐져 있을 것이야
그날들 중엔 햇빛이 가득한 날보다
뜻하지 않은 비가 내리는 순간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리다가 그러했듯,
삶이 흔들어도 네 마음의 붓을 다시 들어
너만의 색을 칠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무너져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
그게 엄마가 너에게 바라는 용기다.
세상은 완벽함보다 회복하는 힘을 더 오래 기억한다는 걸
너도 언젠가 알게 되겠지.
너의 삶이 어떤 모양을 향해 가든
마지막에는 너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도 나는 살아보겠다.
나는 나의 삶을 사랑하겠다.”
프리다가 그려놓은 붉은 수박의 결 사이로
너에게도 언젠가 닿게 될 말이 반짝인다.
“Viva la vida.”
너의 삶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