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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Jan 10. 2024

요가를 닮은 심리 수업

"SLOW MIND" 수업을 준비하며

"요가를 닮은 심리 수업을 해야겠다."


어느 날, 요가 수업의 마무리 자세인 사바아사나(대자로 누워있기)에 머무르며 제 뇌리에 스친 생각이었습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난 덕분에 요가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던 지난 2년, 요가는 다른 운동과는 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건강하고 튼튼해진다기보다 내 몸을 그 자체로 사랑하는 연습이었죠. 어딘가 균형이 안 맞고, 바들바들 흔들리는, 어설픈 자세의 모든 순간들을 사랑할 수 있도록, 요가가 도와주었습니다. 요가처럼 살고 싶었고, 요가가 마치 몸에게 하는 심리상담 같았죠. 그래서 요가 같은 심리 수업을 해야겠다는 직관적 외침에 이르렀나 봅니다. 


일대일로 하는 심리상담은 그 무게감과 비용 때문에 대부분 마음이 곪아버린 후에야 찾아오게 됩니다. 문턱을 넘기도 참 어렵죠. 어디 상담소를 가야 할까? 가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이 돈으로 맛있는 거 사 먹으면 더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상담 선생님이 이상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떡하지? 걱정이 많을수록, 상담소에 들어오기까지 넘어야 할 문턱도 많습니다.


저는 심리상담이 마음이 곪고 터지기 전에, 조금 더 일찍 만나야 할 무엇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스트레스와 상처가 곪아서 병으로 넘어가기 전에, 평소에 해소하는 방법, 평소에 운동을 해두는 방법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좀 더 가볍게 만날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죠.


고민 끝에 두 가지를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명상과 심리 이야기!


Meditation


먼저 명상은 꼭 대단한 수행이 아니더라도 '아무것도 뇌에 입력하지 않음' 그 자체로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요즘같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기 어려운 시대에는 더더욱이요. 뇌에 아무런 정보도 입력하지 않을 때, 지루함의 고비를 넘고 나면 뇌에서는 새로운 영역이 활성화됩니다. DMN이라고 하는 비교적 최근에 연구되고 있는 영역이죠. 이 순간에 우리는 자기 성찰을 하기도 하고, 마음에 휴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또 뇌의 상태뿐만 아니라 호흡을 관찰하는 것 역시 자기 이해와 감정조절, 감정해소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감정상태와 호흡은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어요. 화가 나면 숨이 가쁘기도 하고, 긴장하면 숨을 아주 얕게 쉬기도 합니다. 그래서 반대로 매 순간 호흡을 통해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호흡을 이완시켜서 감정을 해소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게 대단한 노하우를 깨우치는 일보단 반복된 연습이 필요합니다. 운동이란 게 그렇잖아요.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불편하고 힘들어서, 익숙해지기까지 첫걸음을 이끌어 줄 누군가 필요하죠. 명상이란 것도 혼자 하려면 쉽게 실망하고 별 거 아니라며 포기합니다. 하지만 별 거 아닌 호흡들을 쌓아서 대단히 건강한 마음 근력을 만들 수 있답니다.


MIND TALK


그리고 심리 이야기 세션이 있습니다. 요가나 운동을 단체로 수업을 듣다 보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닐지라도, 골고루 해두면 좋은 운동법을 골고루 엮어서 쉬운 난이도로 알려 주시죠. 반면, 일대일 PT는 오직 나만을 위해 난이도를 맞춰 운동을 짜 주시고요. 이처럼 심리 수업은 다 같이, 쉬운 난이도로 접해보는 심리상담입니다. 일대일 PT처럼 내 마음에 꼭 맞게 짜주지 못하더라도, 보편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주제들을 접해보는 시간이에요.


심리 이야기 세션은 특히 '나 자신을 사랑하는 데' 초점을 두려 합니다. 에리히 프롬이 사랑은 연마해야 할 기술이라고 말했죠. 마음이 아프지 않다고 건강한 게 아닙니다. 사랑이라는 기술을 연마해서 나 자신이 타고난 가능성을 실현하도록 잠재력을 발견해 주고, 실패를 배움 삼아 일어서도록 응원하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행복을 만들어 내고, 세상을 끔찍하고 지겨운 숙제가 아닌 즐거운 놀이터처럼 살다 갈 수 있는 모든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할 때, 누군가의 비난에도 쉽게 상처 입지 않을 수 있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료하게 찾아갈 수 있으며,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 주는 이들과 관계 맺을 수 있습니다.


저에게도 지난 몇 년간 '결코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던' 것들을 사랑하게 되는 인생의 과제들이 찾아왔었습니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 괴롭히고 미워한 사람, 아픈 상처와 두려움, 과거 속 수치스러운 장면들. 매 번 미움, 두려움, 상처들이 결국에는 사랑으로 번져갈 때마다, 사랑이란 기술을 연마하면 할수록,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나 자신도 새로워져서 어디까지 새로워지고, 어디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생기고요. 알면 알수록 '사랑'이야말로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준비한 이 수업에 관한 내용들을 브런치에도 기록해 보려 합니다. 오프라인으로 진행해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지는 못하겠지만, 소규모라서 더 따뜻한 그 온기를 브런치에도 담아볼게요 :)


참여를 원하는 분들은 이곳! ▶  https://forms.gle/bdjGJycKuLoBgxiv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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