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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토이페어를 통해 보는 상품 수입 방법

소비재를 수입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

2023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는 홍콩에서 홍콩 토이 게임 페어( Hongkong toys and games fair)를 한다. 그동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으로 하다가 3년 만에 처음으로 오프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언제나 연초에 하는 행사로, 그해의 완구 동향 및 각 완구 제작사의 새로운 완구 각축장이 되고, 한해의 완구 시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행사이다. 필자도 2006년도부터 꾸준히 매년 다닌 아주 익숙하고 즐거운 트레이드 쇼이다. 

전 세계 대표적인 완구제작사로부터 , 작은 유럽의 지방에 있는 토이 메이커까지 오만 잡스러운 완구 쟁이들이 다 모이는 행사이다. 

필자도 20년 가까이 직업적으로 완구를 접하다 보니, 많은 완구를 개발하는데 참여하였고 , 또한 수입해서 국내에 유통해 보았다. 오늘은 어떨게 완구를 수입하고 유통하는지 , 또한 수입할 완구의 구매 가격을 어떻게 정하고 , 한국 내 소비자가를 어떻게 정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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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구 수입상 쌤부장은 오랜만에 홍콩 토이쇼에 왔다. 그의 일중하나는 해외에서 좋은 완구를 수입해서 한국에 유통하는 일이다. 해외 완구 제작사와 직접 연락해 구매하여, 한국 내 완구 도매상에게 판매하는 일이므로 B2B 사업이다. 

쌤부장은 이번 트레이드쇼에서도 좋은 완구를 구매해서 한국 도매상들에게 판매하고자 3일간 꼼꼼하게 전시회를 돌아보고자 한다.


(가격 네고) 

쌤부장이 맨 먼저 구매하고자 한 것은 유아용 딸랑이이다. 지속적인 수요가 있는 효자상품으로 가격보다는 원료의 퀄리티가 중요시되는 아이템으로 어느 정도 비싸도 소재가 좋고 디자인이 좋으면 잘 팔리는 상품이다.

쌤부장은 사전에 입수한 셀러리스트를 보고 체크한 셀러의 부스에 들렀다. 

셀러는 반갑게 맞아 주었고, 전시되어 있는 많은 딸랑이 중에 수입할 만한 것을 5개 모델정도 골라서 가격을 물어봤다.

셀러는 견적서를 보여주며 얘기했다. 

조건은 ‘ Ex-work Beijing factory 기준 개당 USD 1.00이고, MOQ 1만 개입니다. 리드타임은 45일입니다 

이러한 암호 같은 말은 무역하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전문용어로, 사실 어려운 의미도 아니다. 하나하나 따져보자.

무역을 하는 데는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 단계는 대금 지불과 운송으로 크게 나뉜다. 너무도 거래 방식과 종류가 많아서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서 이에 대한 표준을 몇 개 정했는데 , 그중  운송과 하물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정해놓은 인코텀즈 ( Incoterms )라는 규범이 있다. 수입 수출을 하는 대부분의 국가들과 무역상들은 이 미리 정해놓은 방법을 통해 무역을 한다.

그 인코텀즈 중, 가장 많은 쓰이는 방식이 Ex-works , FOB , CIF이다.

이것들은 각각 셀러가 바이어에게 물건을 양도하는 장소와 책임의 종류를 나타내는 말로써 △ Ex-work는 보통 셀러의 공장에서 물건인도 △ FOB는 출항지 항구에서 인도 △ CIF는 셀러가 도착지 항구까지 운송비 등 비용 지불 의 의미이다.

보통 완구의 경우는 Ex-work조건이 많다. 셀러가 자신의 공장에서 물건을 바이어에게 전달하고 신경을 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다음에, MOQ라는 말은 Minimum order quantity라는 말의 약자로, 최소 주문 수량이다. 어떠한 물건이든 공장에서 만들 때 최소 주문 수량이 있고, 이 이하로 주문할 수 있는 경우에도 가격이 매우 높아진다. 물건에 따라 최소 수량이하로는 주문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리드타임이란, 주문 확인 후, 납품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본 정보를 알고, 상기 말을 다시 보면 , 셀러가 말한 문장의 의미는 ‘ 우리 공장 마당에서 상품을 인도할 것이고 , 개당 1달러인데 최소 만개 이상은 주문해야 해. 그리고 주문 후 45일이 필요해 ‘라는 의미이다.

만일 , 상기 조건에 만족한다면 , 계약서를 쓰고 , 진행하면 된다. 보통 선금 / 잔금으로 상품대는 지불하며, 30:70 혹은 50:50으로 지불한다.


(국내 독점 및 대리점 유무 확인)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 우선 국내에 동일 상품을 먼저 파는 대리점이 있는지를 물어봐야 한다. 어느 경우는 그 상품의 구매를 한국 내 대리점을 통해 하는 것이 더 저렴할 때도 있고, 만일 해당 상품의 국내 시장이 작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중단해야 할지 모른다.

만일 국내에 대리점이 없는데 ,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한국 독점 대리점에 대해서도 협의해볼 수 있다. 이경우 , 추후 한국 내에서 수요가 발생 시 타사들은 당사를 통해서 구매해야 하므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


(계약서 작성) 

전시회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정신이 없고 , 사람도 많으므로 , 간단하게 계약내용만 확인하고 1장짜리 짧은 딜메모(Deal memo)만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딜메모에는 Item no. 상품 디테일, 구매금액, 구매 조건, 리드타임, 지불 조건 등이 간단하게 표기된다. 

완구는 금액이 타 상품보다 적어서 보통 T/T ( 무통장 입금)로 지불하나 , 금액이 많고, 상대편을 믿을 수 없거나 첫 거래라면  수입 신용장을 통해 지불하면 된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따로 정신 계약서(Long form )를 작성하거나 , 딜메모를 계약서 삼아 그대로 진행하면 된다.


(수입과정) 

쌤부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계약서를 작성하여 서로 날인하였으며, 선금을 입금했다. 이제 셀러는 상품 제작에 들어갈 것이다. 제작에는 45일이 걸린다고 했으므로, 그 안에 해야 할 일이 있다.


-        수입 후 판매망 확인 

-        운송업체 ( 포워딩) 지정 

-        수입 후 보관할 창고 확보 

-        안전도 검사 

-        필요시 선적 전 검사 

보통 수입 결정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므로, 현장에서 샘플을 받아서 귀국하면 좋고 , 불가능할 경우, 자료집을 가지고 거래처에 구매 의사를 타진하여 수입 후 바로 판매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Ex-work 조건이므로 셀러의 창고에서 내가 가진 창고까지의 운송은 쌤부장 책임이다.

이를 위해서 수입을 자주 하는 경우, 지정 운송업자가 있다. 이를 하우스 포워더 라고 한다. 

포워더(혹은 포워딩 컴퍼니)는 NVOCC ( Non vessel )이라고 하며, 수입 상품을 해상 또는 항공등 다양한 방법으로 내가 지정하는 장소까지 운반해주는 해외 운송전문가이다. 

상품이 팔릴 때까지 보관할 창고 수배도 필요하다.

수입 시 모든 상품은 그 상품의 특징에 맞는 수입 요구서류가 있다. 완구의 경우, 어린이들이 쓰므로 KS 안전도 검사를 미리 받아야 수입 통관이 된다. 샘플이 없을 경우, 최대한 빨리 샘플을 셀러로부터 받아 안전도 검사를 하고 , 허가 번호를 받아야 한다. 

상품에 따라, 배에 선적 전에 중국 내 공장에 가서 상품을 체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샘플과 양산품은 다른 경우가 많으므로, 실지 양산품을 확인하면 더욱 퀄리티 높은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 기간 중 이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전 세계에 판매되는 중국산 상품의 퀄리티가 많이 저하되었다.


(운송과정) 

45일 이후, 셀러부터 제작이 완료되었다며 상품을 가져가라고 한다. 쌤부장은 미리 수배한 포워더에게 연락하여 수입까지의 운송을 진행하라고 연락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이 수입이 진행된다.

1.     국내 포워더가 파트너인 중국 파트너에게 상품의 픽업을 지시 

2.     중국 파트너 포워더는 트럭으로 픽업지에서 상품을 픽업 

3.     중국 포워더는 상품을 수출포장하고 , 수출 통관 진행

4.     중국 포워더는 상품을 컨테이너에 적재 

5.     화물선이 컨테이너 운송

6.     부산항 도착 후, 한국 포워더 및 이에 계약된 관세사가 수입 통관 진행 (이때 KS안전도 검사 필요)  

7.     통관 완료 후, 포워더는 상품을 쌤부장이 지정한 장소로 이동

8.     포워더는 이후 비용 청구서 쌤부장에게 송부 

이경우 포워더가 청구하는 비용은 중국 내 육상운송비, 수출지 항구 제비용, 해상 운송비, 수입지 항구 제비용, 국내 육상 운송비 등이다.


(비용계산) 

모든 수입 상품은 수입원가를 계산하여야 , 상품 판매 시 얼마나 벌었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 상품 수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품을 사 오는 상품 가격과 부대비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품의 양과 무게, 종류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지만 , 보통 상품가격의 30% 정도로 계산한다. 여기에는 상품의 수입 일반관세 8% , 부가세 10% 가 포함된 가격이다. 

예를 들면 , 쌤부장이 홍콩 전시회에서 본 딸랑이를 개당 1불에 구매했다면, 한국의 창고에 들어가는 순간 1.3불이 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확정) 

수입자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소비자가를 정하는 것이다. 일견 이상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소비자가가 높으면 , 상품이 안 팔릴 것이고 , 소비자가가 낮으면 마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전글에서 필자가 말한 25% 룰이 있다.

쉽게 말해 공장에서 25% 가격으로 제작자에게 팔면 제작자는 50% 로 도매상에게 팔고 , 도매상은 75%로 소매상에게 팔면, 소매상이 100% 가격으로 일반인에게 판다는 일반 상품의 유통과정을 단순화시킨 모델이다.

이 룰을 소비자가를 정하는데 활용해 보면, 소비자가를 정할 수 있다. 


                                                            (그림) 상품 유통과정 

상기 그림에서 쌤부장은 제작사가 된다. 여기서 제작사라고 하는 것은 직접 자기 손으로 만든다는 의미가 아니고 , 만드는 돈은 대는 사람을 말한다. 모든 일이 그렇듯, 돈을 댄사람이 최고이고, 영화나 드라마도 제작사라는 것은 실지 만든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닌, 돈을 모아서 댄사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쌤부장은 도매상에게 이번에 수입한 딸랑이를 팔아야 하는데 자신이 수입한 원가인 개당 1.3불의 두 배를 받고 팔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도매상은 개당 2.6불로 쌤부장의 딸랑이를 구매한다. 이는 환율을 1200원으로 정했을 때 한화로 3,120원이 된다. 그러면 우리는 당연히 최종적으로는 이 딸랑이의 소비자가가 6,240원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고민해볼 것은 , 과연 그 딸랑이를 6,120원에 소비자들이 구매할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이 고민은 돌아가서 , 맨 처음 셀러와 가격 네고를 할 때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6,240원이라는 소비자 가는 원가로부터 유통망을 거치며 자연적으로 형성된 소비자가이지만, 이 소비자가가 소비자들에게 구매욕을 일으킬만한 가격인지는 별도이다.

그래서 현명한 수입상은 판매가능한 소비자가를 정하고, 그것을 역산하여 가능한 매입가격을 정하고 그 가격으로 네고가 되지 않을 시 미련 없이 그 상품을 포기한다.

예를 들어 쌤부장이 생각하기를, 이 딸랑이는 아무리 해도 소비자가가 5천 원 이상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면, 한국까지의 원가는 1,250원 ( 소비자가의 25%) 이여야 하고 , 수입비용을 제한 Ex-work 가격은 961원, 다시 말해 개당 0.8달러에 사야 된다는 말이다.

쌤부장은 0.8원을 목표로 셀러와 네고를 하고 , 만일 0.8불이 불가능하다면 , 과감하게 상품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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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소비재의 수입 과정을 알아보았다. 어렵고도 쉬운 것이 수입 수출인 것 같다. 해외 전시회에 나갈 일이 있고 좋은 상품을 발견했다면 , 한 번씩 수입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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