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래공수거,
공수래공수거
인연도 사랑도 뜻하던바도 꿈꾸던 것들도
모두 사라지리
아-찬란하도다!
누가 이리도 만드셨나요
받아들여도 죽음
받지 않으면 삼켜짐
오도 가도 못한 속에서
고스란히 돌려받는 이 법칙을
야속한 신과
멋도 모르는 인간들
그 어중간한 사이에서
난 또 쌓기도 전에 버려야 할 것들과
버리기도 전에
이미 만나지도 못한
죽어가는 꽃들을 향해
전부에, 날 투신하리
내 꿈날을 바치리
.
그리하여 결국은 오늘을 살겠다
그대가 알려준 것은
오직 지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
빈털터리
모든 게 사라져서 모든 걸 담을 수 있는
짓궂은 그대의 장난을
겸허히 받으리
.
내 고갤 숙이고
영원히 날 땅 속에 묻으리
.
땅. 땅.
그리하여 너의 영원한 품속
모두도 내 길을 막지 못하리
난 그대가 되어버렸기에
.
틈을 노려 기생한 네 두려움이
결국 내가 되어버렸으니
그 누구도 널 해치지 못하리
넌 그대, 그대들이
되어버렸기에.
.
잔혹한, 그리하여 찬란한
겨우! 한 잔에 담긴 내 생의 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