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15일 차 (2023.05.07)
2년 전부터 339L 냉장고로 살고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당연한 듯 양문형 냉장고를 사용했었습니다.
엄마가 바뀐 냉장고를 보시고는 20대 자취남 집인 줄 알았다고, 하신 말이 기억이 납니다.
언제부터인가 작은 집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냉장고가 자꾸 눈에 거슬렸었습니다.
미니멀리스트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후 변한 것이 있어요. 무언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집에 있는 것이 참기 어려웠습니다. 눈에 거슬린다고 해야 할까요? 예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생각이 바뀌고 하나씩 집안 물건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냉장고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냉장고가 들어갈 곳이 옆이 빌 것이기 때문에 괜찮을까? 싶기도 했고, 사용하던 냉장고를 비우는 일이 우선되어야 했습니다. 그중 가장 어려운 것은 '과연 내가 이 작은 냉장고로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냉장고를 비우면서 우리 집 냉장고에 이런 것들이 들어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냉동된 식품이 많이 있었다는 것도요. 왜 그랬을까요? 그 당시 저는 집에서 요리를 많이 하지 않았음에도 냉장고는 가득 무언가 차 있었습니다. 정확히 냉장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있는 것을 또 사기도 했네요.
지금은요?
저는 지금 우리 집 냉장고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정확히 다 알고 있습니다. 무엇이 있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쉽게 알 수 있어요. 339리터 냉장고도 가득 채워 놓지 않습니다.
집 근처에 슈퍼마켓도 많지만, 컬리와 한살림을 이용하기 때문에 재료를 구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항상 대기 용품을 샀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사용할 것 하나와 없어질 때를 대비한 예비용품을 항상 미리 구매해야지 마음에 평정을 느끼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항상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한 물건들이 집에 넘쳐났어요. 휴지도 세제도 샴푸도 비누도 먹거리도 말이죠. 하지만 생각해 보면 바로 구입하지 못하는 물건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급하게 필요한 것이 세상에 그렇게 많지도 않고요.
물론 제가 지금은 요리를 조금 하는 관계로 냉장고 속의 물건들이 많이 달라진 것은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불편하지 않게 살고 있어요. 339리터 냉장고도 뒤가 보일정도로 가득채워지지 않아요. 버려지는 것에 대한 엄청난 스트레스가 있는 저는 구입한 것을 사용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대비용이 있어야 마음이 편하던 과거의 제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집안에 있으면 불편한 현재의 제가 된 것.
이 부분이 달라진 저의 전부인 것 같습니다.
집을 이고 지고 살고 싶지는 않아서 시작하게 된 미니멀리즘. 이번에 이사를 하게 된다면 다 버리고 진정한 비어있음의 행복을 느껴보고 싶어요. 남아있는 벽(?)을 만들어보자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