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여름 울릉도 여행 14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입니다.
도동항으로 이동을 했어요.
울릉도 바다를 마지막으로 찍어 봅니다. 4층으로 올라가면 이런 산책로가 있습니다. 바다를 보면서 꽤 길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저희는 여기까지.. 친구 Y와 저는 조금 지쳐서 더 이상 걷지 않기로 했어요.
여행 마지막 날의 피로와 배에 대한 약간의 공포로.. 지난 들어올 때 배편을 읽으신 분들은 이해하실 거예요. 트라우마가 생길지도 모르겠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괜찮을 것 같다고 합니다.
30년 이상 같이 보낸 친구이지만 이렇게 일주일을 딱 붙어 있기는 처음이네요.
아침마다 밥 차려 주느라 애쓴 Y에게.. 고맙다.
도동항의 모습입니다.
금요일에 돌아가는 일정이라 사람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거의 다 금요일에 들어오는 일정으로 울릉도에 온다고 하던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한 가지 너무 이해가 안 갔던 것은 이 대합실이 2층에 있어요. 배는 1층에 있거든요. 표를 보여주고 계단을 내려가야 해요. 다른 길은 없습니다. 모두들 커다란 짐을 들고 계단을 내려가느라 말이 정말 많았습니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일주일 만에 만난 씨스타 배입니다.
배를 보니 슬슬 집으로 가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괜찮겠죠?
완전히 만석이었어요.
이제는 멀미가 나도 도망갈 곳은 없습니다.
올 때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멀미 봉투함 위치를 미리 보아 두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나 잔잔하게 운항을 했습니다. 머야! 올 때랑 너무 다르잖아. 다행입니다. 바다 위에서 해가 지는 것도 보면서 너무나 평온하게 묵호항으로 갑니다.
아쉬운 마음에 다시 바다를 찍어봅니다.
언제 다시 올까요?
혹시 기억하시나요?
묵호항에서 1박 하던 저녁 친구 Y가 교통사고가 났었다는 이야기를.
묵호항에 도착하니 그때 그 운전사분이 기다리고 계시네요. 너무 걱정했다면서... 저희가 보기에는 그분이 1주일 동안 맘고생에 조금 마르신 듯하였습니다. 괜찮다고. 그분은 묵호에 지인 생겼다고 생각하고 다시 방문할 때 꼭 가게로 와달라고 하셨습니다. 좋은 분이네요.
한적한 묵호항 외관을 찍지 않아서 조금 후회가 되네요. 사실 그때 너무 짐이 많았거든요.
저는 정말 친구랑 절교할 뻔했어요.
올 때 아이스박스는 이해한다. 갈 때는 가볍게 갈 것을 예상했으나,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친구는 구입한 오징어와 그 외 등등 그리고 교통사고 내신 그분이 준 아이스박스까지.. 정말... 본인은 자기 캐리어도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이 어이가 없었지만, 매일 밥해준 걸 생각하면서 참고 또 참고 낑낑 들고 역사에 들어오고 기차를 타느라 사진 찍을 경황이 없었습니다. 정말 이 친구와 다시 여행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스러운 상황인데, Y는 전혀 눈치를 못 채고 나가서 먹을 것을 사오네요. 또 먹으라고... 어이없이 웃었습니다. 미워할 수 없는 친구 Y

밤늦은 시간의 어떤 기차역이 주는 느낌은 이상합니다. 좋기도 하지만 살짝 쓸쓸하기도 하네요. 지친 몸이지만 집에 간다는 기분 좋음도 있고요. 이렇게 좋게 마감이 되면 좋았겠지만, 너무 화가 나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이때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음
묵호역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내리면 12시가 넘어요. 딱 10분만 일찍 도착해도 지하철로 이동을 할 수 있는데, 정말 아슬아슬하게 대중교통을 놓치게 됩니다. 당연히 택시를 타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서울역 앞 택시 정류장으로 이동을 하기 위해서 계단 위에 섰는데, 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택시는 한대로 없는데, 꽤 긴 줄이 보였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조금 기다리면 택시를 탈것을 생각했습니다. 친구는 혼자 택시를 탈 저를 생각해서 돌아갈까? 머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알게 되었어요. 택시가 이 승강장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카카오 T 택시를 부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잡히는 택시가 한 대도 없네요. 슬슬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어요. 옆으로는 호객행위를 하는 분들이 어디어디는 3만원.. 5만원 이런 말을 하면서 지나다니기도 합니다. 안되겠다 싶은 친구는 심야버스를 타겠다고 합니다. 여기서 헤어졌네요. 5분 정도를 카카오 T 택시 앱을 이리저리 보다가 '카카오 택시 블랙'을 보게 됩니다. 79,000원이 예상 금액으로 나옵니다. 보통 만 원이 조금 넘는 아무리 심야라고 해도 2만 원이 넘지 않는 거리인데... 어쩌나.. 하지만 저는 곧 결심을 합니다. 이 상태로 있으면 아침까지 집에 못 갈 수도 있겠다.. 지금은 시간이 1시가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합니다. 카카오 블랙을 부르기로..
곧 카카오 블랙이 잡혔고, 저를 태우러 오게 됩니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상한 눈길(저 여자는 머야? 특히 옆에 있던 외국인들이 그런 시선을... 카카오 블랙 기사님이 너무 정중히 인사를 해서)을 받으며 카카오 블랙을 타고 집에 왔어요. 다행히 금액은 7만9천원이 아니라, 6만7천원에.. 그리고 매너가 좋은 기사님 덕에 편안하게 집에 금방 올 수 있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묵호항에서 하루 더 자고 곰치국도 먹고 할걸..
절대로 12시가 넘어서 서울역에 도착하지는 않아야겠네요.
여행은 끝날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보통 여행 계획을 짤 때 마지막 날 숙소를 근사하게 잡고, 조금 비싼 음식도 먹고 했습니다. 그러면 여행에 대한 기억이 좋은데 이번 여행은 정말 울릉도에서 집에 오는 길이 너무 힘이 들어서, 괜히 같이 간 친구 Y에게 화가 날 정도였어요. 아무리 친한 사이도 4일 이상을 24시간 함께 하는 것은 다시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걸 ㅋㅋ 다시 알았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같이 여행을 가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했어요.
ㅋㅋ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물론 그런 마음은 없습니다. 다시 친구 Y와의 여행을 할 것입니다. 계속 먹을 것을 생각하고 술을 마시고, 아침마다 밥을 주던 친구를 어찌 싫어할 수가 있을까요? ㅎㅎㅎ 그리고 약간의 자기주장도 하고 내가 가고 싶은 곳도 이야기하고, 힘들면 먼저 잠들기도 하면서 같이 여행할 생각입니다.
울릉도 여행기가 이제 끝이 났습니다.
너무 게을렀네요.
다음부터는 여행 중에 바로바로 써야겠습니다.
그래야 그때의 감정을 그대로 글로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울릉도 그립습니다.
다시 언제 갈 수 있을까요?